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름 휴가 망한 배틀 열어봅시다~~

ㅡㆍㅡ 조회수 : 6,410
작성일 : 2024-08-12 19:33:04

아직 여름 휴가 못가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다녀오신 분들이 절반은 넘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제가요

작년에는 전라도로 여름 휴가를 갔었답니다

전라도를 한 번도 안가봤던 터라

꼭 가보자고 남편을 설득하여

여수, 목포, 광주

이렇게 나름 알차게 계획도 짜고

들러볼 곳과 먹어볼 음식도 검색해서

딱 정해놓고 출발~

 

출발은 아시다시피 항상 설레고 기운차잖아요?

여수 간장 게장 실패( 많이 비려서 남편도 저도 게 1마리도 못 먹고 밑반찬으로 식사 끝)

목포에서 먹은 꼬마 김밥은

내 평생 먹은 김밥 중 최고!!

박나래가 다녀갔던 목포의 아침 정식집은

7시 30분에 갔는데 이미 그날 손님 끝

그 옆집 정식집에서 식사( 맛 ㅜㅜ 망했음)

 

그리고 광주 5.18 묘역 참배 후에

(제가 꼭 가자고 했어요

저는 나중에 남편이랑 서울 여행할건데

그 때는 현충원 참배할 거예요

우리가 이런 세상을 누리게끔 해주신 분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이거든요)

귀가 하던 중

...  ...  ... 

고속도로에서 황산이 유출되는 사고가 난 거예요

아시죠 황산

독극물 

그 날 고속도로 상, 하행선 차량들

전부 다 고속도로에서 쫓겨나와

국도로 일반 도로로 돌고 돌아 귀가해야했어요

저희 부산 집에 도착하는 데

거의 10시간 넘게 걸렸음

아니... 

왜... 

평생 처음 가보는 전라도 여행 길에서

황산 유출을 똭!!

무슨 씨트콤 상황에서 처럼 

남편과 저는 허기와, 목마름과, 화장실 용무에

무슨 좀비 출몰로 도로가 마비되어

오도가도 못하는 차량에 갖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 해가 되었죠

남편에게 

작년같은 비상사태가 또 일어날 일은 없다며

또 다시 여행 계획을 짰습니다

 

이번에는 늘 자주 가던

제주도

믿고 가는 그 뻔한 곳

 

남편이 아침 8시 비행기를 예약했기에

5시부터 설쳐서 공항 도착

창가 자리는 아내에게 당연히 주는

남편 고맙다 

응? 그런데

분명히 창가 자리인데

창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비행기 벽 뿐이었어요

(제가 나중에 내려서 공항 셔틀 버스에서도 확인해보니 비행기 몸체에서 창이 없는 자리는 제 자리뿐)

하물며 저와 반대편 자리에도 창은 있었어요

거기도 없었다면 약간의 위로는 되었을텐데

(어머 저 분도 나처럼 뭐 이런 위로 말입니다)

 

남편 왈

돌아오는 비행기도 이 자리로 예약했다고... 

하... 이 사람아... 좀!!!

 

사진을 찍어서 언니와 여동생에게 카톡으로 전달

더운 여름 큰 웃음 줘서 고맙다는 반응들

 

그렇게 제주도에 도착해서

아점을 먹고 이제 숙소 방향으로 차를 돌리려는데

문자가 오는 겁니다

펜션 주인 왈

상의할 일이 있으니 전화 좀 주십시오

응?

무슨 상의? 나랑?

펜션에 관해서? 왜?

 

뭔가 싸한 느낌에 전화를 합니다

 

이 염천 더위에

어젯밤부터 펜션에 물이 안나온답니다

어떡하시겠냐고

 

아니 뭘 어떡합니까

물이 안나오는데 숙박이 불가능하죠

 

그렇게 전액 환불금을 입금 받고서

숙소예약을 하느라

오후를 다 보냈어요

다 풀예약이라 바닷가 숙소들은 방이 없어... 

 

어째 저째 사흘을 제주도에서

다시 창가이지만 창은 없는 비행기를 타고

집에 도착하고 보니

올해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여름 휴가

 

남편은 내년에는 아무데도 가고싶지 않다는데요

ㅋㅋㅋ

남편아

1년이면 충분히 망각하게 될것이다~~

또 가즈아~~

IP : 125.249.xxx.12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8.12 7:35 PM (220.118.xxx.37)

    황산유출사고
    하필이면 단수

    그런 거 겪기 쉽지 않은데...

  • 2.
    '24.8.12 7:37 PM (221.167.xxx.124) - 삭제된댓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웃어서 죄송해요. ㅎㅎㅎㅎㅎ

  • 3. sand
    '24.8.12 7:40 PM (221.158.xxx.19)

    창문없는좌석 저도 작년에 방콕가는 비행기에서 ㅎㅎ
    진짜 여기만 창문이 없었어요
    혹시 티웨이?

  • 4. ㅇㅇ
    '24.8.12 7:43 PM (59.17.xxx.179)

    저는 한 십여년전 2박3일 휴양림

    출발할때부터 폭우 쏟아졌고
    2박3일 내내 폭우
    집에 딱 도착하니 폭우가 그쳤습니다.

  • 5. 저도
    '24.8.12 7:46 PM (183.99.xxx.254)

    제주도 3박4일 갔는데
    사흘내내 비가 어마무시
    귀가때도 비행기 연착 되고 난리

  • 6. ㄴㄴ
    '24.8.12 7:50 PM (116.37.xxx.13)

    원글님 ~휴가의 뜻을 모르시고 나섰던거 아닙니꽈~~?
    자고로 휴가란
    쉴휴..집가..
    집에서 쉬는거란말입니다;;;

  • 7. 웃겨요
    '24.8.12 8:10 PM (118.235.xxx.207)

    넘 많이 웃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 8. 집나가면개고생
    '24.8.12 8:18 PM (59.4.xxx.50) - 삭제된댓글

    그래서 제가 휴가를 안갑니다.

  • 9. 제주
    '24.8.12 8:22 PM (112.150.xxx.133)

    제주에서..청주 공항 오느 비행기만 결항되어 10명이 되는 식구가 대구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간신히 타고 대구에서 대전으로..새벽에 출근해야 하는데 주차장에 세워 둔 차 가질러 운전기사 포함 차주 3명만 청주공항으로..그래도 나름 잊지 못 할 기억들이죠^^

  • 10. ㅎㅎㅎ
    '24.8.12 8:24 PM (211.209.xxx.245)

    그런 추억 쌓으러 휴가가는거에요
    늘 다녀와서 하는 말
    집이 제일 좋다!!!!
    고가구워먹으러 카라반잡았는데
    숯은 불아 안붙고 토치는 망가짐
    그날따라 고기도 두툼 ㅋㅋㅋㅋ

  • 11. ...
    '24.8.12 8:30 PM (114.204.xxx.203)

    저는 성수기는 피해서 다녀요
    덥고 추우면 힘들어서요

  • 12. ㅇㅇ
    '24.8.12 8:31 PM (1.231.xxx.41) - 삭제된댓글

    세상에.....평생 기억에 남을 여름휴가를 2년 동안이나ㅎㅎ

  • 13. ....
    '24.8.12 8:39 PM (112.152.xxx.132) - 삭제된댓글

    창문 없는 창가 자리 좌석번호 좀 알려주세요.
    피해 다니게...ㅎㅎ

  • 14. dd
    '24.8.12 8:43 PM (220.65.xxx.92)

    원글님께는 죄송하지만,
    더운 여름 큰 웃음 줘서 고마워요.(텨텨텨)

  • 15. 저흰
    '24.8.12 8:50 PM (210.179.xxx.44)

    지금 제주인데 오늘 남편이 코로나 확진됐네요ㅠㅠ
    아프다고 누워있고 아이도 집콕, 저는 병수발ㅠㅠ

  • 16. ......
    '24.8.12 8:55 PM (110.13.xxx.200)

    넘 재밌게 쓰시네용~ ^^

  • 17. 아!
    '24.8.12 9:27 PM (211.211.xxx.168)

    이 대목에서 먹으면서 보다가 뿜었어요.

    "남편 왈
    돌아오는 비행기도 이 자리로 예약했다고... "

    다른 부부 같으면 10번은 싸웠을 것 같은 스토리인데 ㅎ
    두분 참 천생연분 이신가봐요.

  • 18. ..
    '24.8.12 10:22 PM (118.235.xxx.242)

    죄석번호 저도 여쭤보려했는디ㅋㅋㅋ
    그래도 그 댁은 휴가를 갔네요
    저는 작년에도 코로나 걸려서 자체적으로 집콕
    이번에도 코로나 또 자체적으로 집콕
    연이어 두해째 코로나입니다
    뭐 집에만 안있어도된다는데 핑계대고 밥도 안하고
    나가지도않고.. 완벽한 휴.가.였어요~~

  • 19. ㅎㅎㅎ
    '24.8.12 11:39 PM (218.233.xxx.109) - 삭제된댓글

    지나고 보면 진짜 기억에 남을 휴가시네요
    저는 올 초 쿄토 다녀 왔는데 진짜 바보여행하고 왔어요
    공항에 일찍 도착했다고 넋 놓고 있다가 한국 오는 비행기 공항에 있으면서 놓쳤어요ㅠㅠ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네요
    그나마 일찍와서 3시간 기다려 한국에 도착하긴 했는데 나 순간 치매인가 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태어나서 이런 황당한 일 또 안 겪었으면 싶습니다

  • 20. 망각의동물ㅋㅋ
    '24.8.13 1:47 AM (125.142.xxx.31)

    두분만의 에피소드가 훗날 두고두고 회자되고
    추억으로 남을거같아요.
    안전하게만 다녀온다면 내년 여름휴가도 무조건 고고입니다.
    이제 찐 휴식과 힐링하시길요.

  • 21. ,...
    '24.8.13 2:38 AM (118.235.xxx.102)

    원글님 ~휴가의 뜻을 모르시고 나섰던거 아닙니꽈~~?
    자고로 휴가란
    쉴휴..집가..
    집에서 쉬는거란말입니다;;;22₩

  • 22. ㅋㅋㅋㅋ
    '24.8.13 7:18 AM (59.13.xxx.51)

    늙어서 추억할 일 만드셨네요.
    평범치 않은 일이 겹겹으로 ㅋㅋ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3962 오늘밤 왜이리 덥죠? 20 떠겁다 2024/08/12 9,474
1613961 더운데 걷기 운동 하세요? 22 peacef.. 2024/08/12 4,515
1613960 모닝 스파크 뭐가 더 예쁜가요? 13 ㅇㅇ 2024/08/12 2,234
1613959 강쥐 대기업에서 나온 강쥐전용 삼계탕 먹여도 되겠죠? 12 보양식 2024/08/12 1,816
1613958 키.. 확률적으로 초등때 큰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클까요? 23 2024/08/12 3,052
1613957 한시적 전기요금 할인해 주는거 7 .. 2024/08/12 2,730
1613956 찰리와 초콜릿공장 이제보니 호러물이네요 10 .... 2024/08/12 4,177
1613955 배우 온주완이랑 공진단이랑 너무 닮지 않았나요? 14 . . 2024/08/12 3,420
1613954 사려고 봐뒀던 다가구가 불법건축물 12 이런경우 2024/08/12 3,024
1613953 잠실종합운동장 호텔좀 추천해주세요 11 ㅇㅇ 2024/08/12 1,480
1613952 울나라가 진짜 운전하기 너무 쉬운 나라인거 아세요? 50 애ㅎㅇㄹ 2024/08/12 19,791
1613951 미국유학은 22 일년에 2024/08/12 5,009
1613950 심심하신 분~ 기사식당 미국편 봐 보세요 6 찹찹 2024/08/12 3,934
1613949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먹이는 어떤것이 있나요 13 .... 2024/08/12 1,399
1613948 여름 휴가 망한 배틀 열어봅시다~~ 17 ㅡㆍㅡ 2024/08/12 6,410
1613947 마티즈를 떠나 보내며 13 마티즈 2024/08/12 2,243
1613946 기분 좀 좋아봤음 좋겠어요. 4 2024/08/12 1,662
1613945 육아선배님들 우유 많이 먹으면 진짜 키크나요? 35 2024/08/12 3,612
1613944 린넨실크셔츠 세탁기? 2 dd 2024/08/12 797
1613943 잠 든 자세 그대로 내내 잤다면 숙면인가요? 6 ㅇㅇ 2024/08/12 2,107
1613942 욕실 바닥만 타일교체 7 궁금 2024/08/12 1,738
1613941 입이써요.. ㅠㅠ 2 입이써요.... 2024/08/12 1,461
1613940 더위는 언제까지? 11 2024/08/12 4,864
1613939 지나고보니… 2 2024/08/12 1,705
1613938 걸을 때 발가락이 아픈데.. 8 이상 2024/08/12 1,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