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형과 동생

조회수 : 1,548
작성일 : 2024-07-19 08:49:02

교복을 입은 남자 중학생이 스티로폼 패드를 사러 왔는데 동생도 데리고 왔다

 

동생은 장난감 구경을 하고 형은 주인에게 묻거나 하지 않고

 

혼자서 물건을 찾아 카운터로 가져왔다

 

주인(나)은 학생에게

 

학생 미안한데 이건 교환이나 환불이 안되는 상품이예요

 

괜찮겠어요 라고 말했는데

 

 

3천원짜리 스티로폼 패드 5장을 들고 온 학생은

 

뜻밖의 말에 무척 놀라더니 마치 자신이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양

 

괴로운 얼굴을 하더니 나에게

 

 

저 죄송한데 그러면 3개만 사도 될까요 라고 말하고

 

또 본인이 직접 나머지 패드를 제자리에 갖다놓고 왔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중학생을 착하구나 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중학생의 동생이 형이 계산하려 하자 그 때까지 고른 천원짜리 장난감을 가져왔다.

 

 

형은 지금까지는 아주 얌전하고 소심한 중학생이었다

 

문구점 주인에게 5개를 3개로 번복하는게 미안해서 제대로 쳐다도 못보며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칼을 들고 오자 갑자기 형은

 

이토 히로부미를 쏘던 그날의 안중근의사만큼

 

위엄있는 태도와

 

상대를 쏘아보는 강렬한 눈빛으로

 

완전히 동생을 제압했다

 

 

<엄마가>

 

형이 준업하게 입을 열었다

 

<칼 사도 된다고 했어 안 된다고 했어>

 

 

방금 문구점 주인에게 비실비실 말하던 그 중학생과 같은 사람이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직접 보고 있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압도당한 동생은 찍소리도 못하고 칼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 왔다.

 

그러자 형은

 

 

 

<다시 가져와 봐> 하더니 좀 누그러진 목소리로

 

<꼭 갖고 싶어?> 하고 물었다.

 

 

사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동생과 문구점주인은 같이 기뻤다

 

 

사 줄 거면서 왜 그렇게 폼 잡는 거야 하고 문구점 주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형은 동생에게 칼을 사 주고 문구점 주인에게 두 형제는 공손하게 인사하고 돌아갔다

 

 

 

안녕 잘가

 

 

문구점 주인도 형제에게 인사했다

 

 

IP : 211.203.xxx.17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뭐예요?
    '24.7.19 8:55 AM (211.235.xxx.127)

    소설속의 한장면인가요?
    드라마속의 한장면도 같고요.
    웃으며 읽게 되네요.

  • 2.
    '24.7.19 8:58 AM (106.101.xxx.175)

    ㅋ ㅋ 재밌어요 ㅎ

  • 3.
    '24.7.19 8:58 AM (220.125.xxx.37)

    이거 마치 우리집 애들 같아요.
    작은애는 위험해보이는 물건 사고 싶고,
    큰애는 같이 가서 꼭 저렇게 말하거든요.
    그래놓고 조금 있다가 다시 가져오라고 해서
    주의사항 쭉 늘어놓은 뒤 사줘요..ㅎㅎㅎㅎㅎ
    나이차가 5살이 나서 그런지 몰라도 엄마가 볼땐 엄청 웃기면서도 귀여워요.

  • 4. ...
    '24.7.19 9:01 AM (219.255.xxx.142) - 삭제된댓글

    사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동생과 문구점주인은 같이 기뻤다

    => 이대목 빵 터졌어욤 ㅋㅋㅋㅋ
    결론은 모두 행복한걸로~~^^

  • 5.
    '24.7.19 9:02 AM (210.96.xxx.10)

    어머 넘 재맜어요
    장면이 상상이 되면서
    미소가 지어지네요
    원글님이 문구점 주인이세요?

  • 6. ㅡㅡ
    '24.7.19 9:14 AM (114.203.xxx.133) - 삭제된댓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형제나 자매 우애 좋게 키우신 분들 부럽습니다

  • 7. ㅋㅋ
    '24.7.19 9:22 AM (1.241.xxx.48)

    형이 아주 든든하네요. 기특해라~
    그러니까 원글님이 동생하고 같이 기뻐하신 문구점 사장님이신거죠? 실화이고? ㅎ
    자영업이 업종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런 소소한 미소짓는 일도 있어서 그나마 힘이 되는것 같아요~

  • 8. ㅋㅋㅋㅋㅋ
    '24.7.19 9:26 AM (180.69.xxx.152)

    사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동생과 문구점주인은 같이 기뻤다

    => 이대목 빵 터졌어욤 ㅋㅋㅋㅋ 222222222222222
    결론은 모두 행복한걸로~~^^

  • 9. ...
    '24.7.19 9:38 AM (118.37.xxx.80)

    글도 잘 쓰고
    종종써 주세요.
    혹시 문방구주인 으로 가끔 글쓰신 분인가요?

  • 10. 너무재밌어요
    '24.7.19 10:38 AM (110.15.xxx.45)

    지난번에도 글 올린 문구점 주인분 맞으시죠?
    자주 좀 글 올려주세요
    낯선 문체인데도 재밌고 감동도 있어요

  • 11. 에스뜨
    '24.7.19 11:37 AM (180.66.xxx.225)

    재밌어요.
    다른 글도 읽고 싶어요. 문구점으로 검색하면 되나요?

  • 12. ㅇㅇ
    '24.7.19 4:30 PM (112.146.xxx.207)

    내가 좋아하는
    문구점의 앤님.
    오래오래 잃지 않고 알고 지내고 싶은 사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4667 지금 여기 사람들 노년이 되는 5 ㄴㅇㄷㅎ 2024/08/29 2,416
1624666 코팅 벗겨진팬 안쓰는게 낫겠죠?ㅠㅠ 3 .. 2024/08/29 1,231
1624665 지금 나솔돌싱편 재밌나요 8 현소 2024/08/29 2,981
1624664 바르셀로나 H10/콘데스 바르셀로나 추천주신분들 15 가자 2024/08/29 844
1624663 볼보 네비게이션 업데이트.. 난감해요 ㅠ 10 .... 2024/08/29 1,098
1624662 활성비타민B 1 궁금이 2024/08/29 627
1624661 김건희ㄴ 서울역 쪽방촌 찾아 봉사활동하다 25 국민밉상 2024/08/29 5,049
1624660 쿠쿠 스피드팟 쓰시는 분 1 쿠쿠 2024/08/29 476
1624659 경남 물금취수장 총대장균군 역대 최악 수준 4대강녹조 2024/08/29 529
1624658 검정색 식탁 어떤가요 10 .... 2024/08/29 1,489
1624657 앞머리 셀프 파마 잘 나올까요? 10 냥냥 2024/08/29 1,073
1624656 일본으로 출장 갔다가 돌아온 썰 6 태풍 2024/08/29 3,566
1624655 “답답하고 분하지만 꾹 참는다”...국민 절반이 울분상태, 30.. 6 우울한나라 2024/08/29 3,484
1624654 상견례 7 .. 2024/08/29 2,095
1624653 애플수박 맛있어요? 9 ㄴㄴ 2024/08/29 1,250
1624652 근데 의료개혁 목적이 뭐죠? 14 개혁 2024/08/29 2,193
1624651 울음을 참아야 합니다 3 큰일 2024/08/29 2,496
1624650 전세만료전 집을 판다면... 7 ... 2024/08/29 1,236
1624649 매트리스커버 빨래후 냄새ㅜㅜ 2 올리버 2024/08/29 955
1624648 8/29(목) 마감시황 나미옹 2024/08/29 281
1624647 울산 거주하시는 분 계실까요. 남구 달동 근처예요 2 wakin 2024/08/29 660
1624646 대장내시경 4일전 김밥 먹었는데 괜찮을까요? 4 내시경 2024/08/29 1,164
1624645 미니멀이 필요한부모님 어르신집 특징 퍼옴 17 ㅇㅇ 2024/08/29 5,827
1624644 오늘 습도가 높나요? 3 이상해 2024/08/29 1,349
1624643 명절에 차례 지내는분 아직도 많나요? 16 명절 2024/08/29 2,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