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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귀여운 친정엄마.

오후 조회수 : 2,801
작성일 : 2024-06-16 20:17:21

주말이 다 지나가고 있는

저녁 일곱시쯤.

평소에 전화를 잘 안하시는 친정엄마의

전화가 걸려왔다

 

. 응~ 엄마~

. 밥 먹었냐~~

.이제 먹으려고.

.딴게 아니고~  보리수있잖아  그거 내가

한바구니 따가지고  잼을 했는디

니가 한거처럼 안돼고 어찌 좀  되직허다~잉?

.아이고  그거 힘들다니까 잼을 하셨어?

그냥 따서 냉동실에 두시라니깐~

. 얼마 안됀게 그냥 혀봤찌?

.아마 좀 많이 졸여져서 그런걸꺼야

.글먼 다시 물붓고 끄리까?

.글쎄 내가  볼수가 없어서 모르겠네...

.모~오르것다!  그냥 뒀다가 너랑 누구와서

먹게 생겼으면  먹고 아니믄 말고.

그전에 내가 먹어봐야 것다!

먹게 생겼는가 어찐가..

.ㅎㅎ 그러셔요~   애쓰셨네 그거

하려면 그래도 시간 걸리고 힘든데..

 

통화의 주내용은 

보리수잼에 관한 내용이었다.

 

내가 따고  남은 보리수가 익어

그걸로 나처럼 보리수잼을 만들었다는

얘길   신이난 어린 아이처럼 생기 발랄하게

말하는 친정엄마가 너무 귀엽다

 

숙제 해놓고 칭찬해주길 바라는

아이처럼.

 

니가 구해준 참새 새끼가 잘 날아갔다는

소식도 신이나서 전화로 알려 주시더니

덜익어 따지 못해남겨둔 보리수가

다 익자 열심히 따서

잼을 만들고

그 소식을 딸에게 전하고싶어

신이난 목소리로 전화한 엄마에게

맛있겠다!  참 잘하셨어요~ 하고

칭찬 스티커 붙이듯 말로

호들갑  좀  떨면서  붙여드릴껄

생각해보니 

완성품에 대한  품평만 했나 싶어

아차!  싶다.

 

 

어른한테 귀엽다는 표현 쓰는거

아니라고 했던거 같은데

주말저녁 생기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하신 엄마가 참 귀엽네요^^;

 

 

 

 

IP : 223.62.xxx.17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두분다
    '24.6.16 8:19 PM (112.162.xxx.38)

    귀엽고 정겹네요. 어머니 오래 오래 건강하시길 바래요

  • 2. 저도 어제
    '24.6.16 9:06 PM (59.9.xxx.185)

    이웃집인데 새로 이사한 집에 보리수나무가 이번년도에 엄청 열렸다고 자기네가 다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저보고 따 가라고 하는거에요.
    사실 얼마전 먹어보니 약간 떫어서 안 먹는다 했는데
    집주인 부부가 한보따리 따갖고 왔더라고요., 그 집남편 덩치가 산만한데 그 손으로 저 보리수 한알갱이 한알갱이 조심스럽게 땄을 생각하니 두부부가 저도 참 귀여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조금전 꺼내 씻어 먹었더니 엄청 달큰하더라고요. 그래서 한공기나 더 꺼내 먹었어요.

    어머님이 어떤 모습으로 잼을 만들고 따님께 전화 하셨을지 막 상상이 되네요.
    따님인 원글도 귀여우세요. 어머님의 그런 생기 발랄한 모습을 귀엽게 봐 주실 수 있으니!
    휴일 다 끝나가는 이 저녁시간
    두모녀의 대화가 사랑스럽습니다.

  • 3.
    '24.6.16 9:33 PM (221.138.xxx.139)

    뭔가 부럽네요^^
    한번도 못먹어본 보리수도 그렇고~

  • 4. 오호
    '24.6.16 10:11 PM (49.175.xxx.11)

    보리수는 무슨 맛일까 궁금하네요.
    정감있는 두분 대화가 포근한 느낌이예요.

  • 5. 울동네선
    '24.6.16 11:45 PM (121.147.xxx.48)

    보리똥이라고 하고 어떤사람들은 포리똥 파리똥 이렇게 부르기도 하더라구요. 영화 리틀포레스트 일본판에 보리수잼을 만드는 장면이 나왔었는데 실제로 만드는 거였네요. 보늬밤 만들기처럼 유행할 것 같아요. 새콤한 맛 잼...저도 계절이 지나가기 전에 한번 해보고 싶어요.

  • 6. 담백한 수필
    '24.6.17 2:02 AM (121.165.xxx.108)

    한편 읽은 것 같아요. 글이 너무 좋아요. 보리수 잼은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 7. 궁금
    '24.6.17 2:34 PM (106.240.xxx.2)

    보리수 한번도 안먹어봤는데 궁금하네요.
    잘 익은 보리수와 졸여져 꾸덕해진 보리수 둘다의 맛이 어떨지 상상만 해봅니다.

    엄마와의 대화도 너무 다정하고 부럽네요.
    두분 오래오래 다정하고 건강하시길 바래요.
    저는 엄마한테 그렇게 못한게 돌아가신 후 너무너무 후회되어
    원글님같은분 보면 참 부럽고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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