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시골집 처마 안쪽에
벌어진 틈새 사이로
해마다 참새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길러요
이맘때면 처마 안쪽으로 드나드는
참새 소리로 귀가 아플 지경인데
아침 먹고 집으로 올라올 준비를 하며
이것저것 짐을 싸고 있는 중에
마당에서 엄마가 저를 찾아요
두손을 살짝 오무린채
이게 뭐게~하시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아직 눈을 못뜬 참새 새끼에요
처마 아래로 떨어진 새끼를
때마침 엄마가 발견하셔서 보여 주시는데
워낙 새끼들이 많이 태어날때라
밖으로 떨어져 죽는 새끼도 많아요
얘는 참새 깃털을 어느정도 갖춘
체구인데다 때마침 엄마가 발견하셔서
잘못되기 전에 줍긴 하셨는데
처마 속으로 넣어줄 수 없는게
꽤 높이가 높아서 원래 자리로는
돌려 보낼수가 없어요
엄마는 그냥 마당가에 놔두면
어미가 데려가지 않겠냐 하시지만
참새가 고양이가 아닌지라
새끼 물고갈 수도 없고. .
저는 얘를 데려가 살려야하나
고민하는데
그새 마당 한켠에 내려놓은 참새를
보던 남편이 패트병 잘라
마당 대추나무 옆 작은 창고 지붕
아래 기둥에 철사로 패트병 둘러
고정 시키고
패트병 안에 화장지 깔고
참새 새끼를 넣어 주었어요
어미새가 알아보고 보살필까
내심 걱정 하며
올라갈 짐 정리는 다 해놓고
출발 못하고
지켜봤는데
참새 두어 마리가 왔다갔다
대추나무 속에서 창고 지붕을
정신없이 날라 다니더니
입에 벌레를 물고도 새끼에게
바로 가지 않고 어찌나 경계를 하던지
저래서야 오늘 안에 새끼에게
먹이 주는거 볼 수 있겠나. 싶더니
한참 경계하고 고민하다
패트병 입구로 날아가 앉아
새끼에게 먹이 주는걸 보고는
남편이랑 저랑
이제 살았다! 하고 기뻐했어요
다음에 와서
그 안에 새끼가 없으면
잘 커서 날아간 거라 생각하면 되겠죠?
비 그치니
날씨는 더워지고
하늘은 쾌청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