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제가 늦게 귀가를 했는데
의외로 어둡지 않고 환하길래
강가 공원에 산책을 데리고 갔어요
그런데 우리 강아지가
무서워 하면서
이 시간에 왜 여길 데려와??? 이런 표정에
정자 주변 한바퀴 돌자는데 강하게 거부를 하는 거에요
조금 있으면 어둠이 깔릴 거고
사실 공원엔 가로등이 없긴하니
빨리 응가 좀 해 주시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는 판인데
무서워서 산책 나와서 즐거워 하질 않네요
다음 날은 더 늦게 퇴근해서
얼마 안 떨어진 자전거길에 데려갔어요
가는 길 중간중간 어둡고 어제보다 깜깜한밤인데
아주 그냥 신이 나서 달리고
깨춤을 추시면서 개난리더라구요
산책이란 게 강아지에겐
이 야밤에 이렇게 기분 좋을 일인가 싶게요
그러니까
그럼 어젠 뭐냐?
귀신이라도 본건가 싶어요 ㅋㅋ
서울대 보낼 준비 하려 했는데
이러다 박수무당 신내림 받겠다 이놈아!
평소에 아주 작은 벌레가 집에 들어와도
어떻게 알고 자다가 깨서라도
잡아서 입에 물고와 보여주는
초예민한 감각을 가진 세스코 강아지이긴 한데
귀신도 본 건가 뭔가.....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