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에 휠체어에 어머니 모시고 진료를 갔는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치매 와상환자인 어머니가 몸부림을 치다가 휠체어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흘러내렸어요
80킬로가 넘는 거구라서 50킬로인 제가 들어올려 휠체어에 다시 태울수가 없었어요
저는 순간 당황해서 어떻게 어떻게 하며
어머니를 붙잡고 병원에서 도와줄 수 있는 직원분을 부르고 있었고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건장한 청년이 들고있던 점퍼와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어머니에게 달려들어서 번쩍 들어올려 휠체어에 앉혀줬어요
그 고마운 청년에게 정말 고맙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데 엘리베이터가 왔고
사람들에 의해 얼떨결에 밀려 탔어요
진땀이 나고 정신이 없어서 그 순간이 너무 찰라의 시간처럼 지나가버렸어요
그 고마운 청년에게 말로만 고맙다 할것이 아니라
전화번호를 받아와 사례를 했어야 했고,
하다못해 커피값이라도 주고 왔어야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그러지를 못했어요
생각할수록 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ㅠ
그리고 긴병에 효자 없다고... 솔직히 너무 지칩니다 ㅠ
병원에 7/80대 노인들 살리자고 젊은 사람들의 에너지와 시간을 갈아넣고 있는 현실이 뭔가 기괴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병원 간호사 재활사 등 젊은 청춘들이 노인들 생명 유지와 연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어른들 병수발 하다가 일상이 마비되었으며, 이러다가 내가 먼저 죽을 판이에요ㅠ
치매 와상 기저귀 등 자기 일신도 스스로 감당못하며
자식과 주변인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노인들이 너무많아요
그렇다고 사람이 죽는게 쉬운 일이 아니고...
정말 큰일이네요 ㅠ
돈도 없고 정신줄도 놓고 거동도 못하면서 식욕과 본능만 살아있고 자기만 해맑은 거구 어머니...
대책없는 장수는 재앙이 맞는것 같아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