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강남 좌파가 맞다”고 했던 조국 대표의 조국혁신당이 실제로도 서울의 소득 상위 9·10분위(20% 이상) 지역에서 많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구당 평균소득 상위 9·10분위(월평균 세후 소득 489만원 이상) 행정동 40곳은 모두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민주연합보다 높았다. 조국혁신당이 앞선 나머지도 69곳의 가구당 평균 소득도 ▶8분위 50곳 ▶7분위 17곳 ▶6분위 2곳으로 모두 상위 50% 포함 지역이었다.
반대로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분위 이하(하위 50%·월평균 244만원 이하)인 모든 행정동에선 민주연합이 조국혁신당보다 더 많이 득표했다. 정치권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한 축이던 ‘강남좌파’가 대거 조국혁신당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①강남 3구
특히 국민의힘이 전승을 거둔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는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민주연합에 크게 앞섰다. 강남구에서 조국혁신당은 19.25%, 민주연합은 14.91%를 얻었고 서초구에서도 조국혁신당 20.29%, 민주연합 15.59%였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67개 행정동 가운데 47곳(70.1%)에서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서울 내 유일한 평균소득 10분위(월평균 694만원 이상) 행정동인 강남 대치1동에서는 조국혁신당이 1751표를 얻으며 987표를 얻은 민주연합에 6% 포인트가량 앞섰다. 소득 9분위인 서초 반포2동에서도 국민의미래 56.5%, 조국혁신당 15.6%, 민주연합 8% 순이었다. 같은 9분위 동네인 송파 잠실2동(국민의미래 46.5%, 조국혁신당 22%, 민주연합 13.1%)에서도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높았다.
②사교육 중심지
민주연구원 부원장 출신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교육열에 관심이 많은 중산층 밀집 지역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높아 보인다”며 “이 분들은 이재명 대표보다 조국 대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분석했다.
③중상층 밀집 지역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조국혁신당은 강서구 행정동 20곳에선 염창동 1곳에서만 민주연합을 273표(1.2%) 앞섰다. 염창동은 소득 8분위인 곳으로 강서에서 가장 소득분위가 높은 곳이다. 강북에서도 가장 부유한 동네인 삼각산동(7분위)에서만 조국혁신당(4567표)이 민주연합(4006표)을 제쳤고, 구로에서도 신도림동(8분위)과 항동(7분위) 등 2곳에서만 앞섰다.
전문가들은 강남좌파의 등장이 지지층 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 전 부원장은 “강남좌파스러운 지지층은 조국혁신당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 지지층과 강남 좌파는 대체재 관계로 경쟁하기보다 지지층이 확장되는 보완재 관계로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조 대표의 과거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1년 4월 17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던 조국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강남좌파는 진보의 외연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며 “잘살면서 진보를 추구하는 것만 비난하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