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처럼 당대에도 거유로 유명한 사람이 왜 성생활에 대한 소문이 기록으로까지 남았는지를 추측해보면 도산서원의 문제제기가 얼마나 기막힌지 알수 있어요
소문의 주인공인 퇴계의 둘째 부인은 정신이 좀 아프거나 어린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었어요
이 둘째 부인 집안은 갑자사화(연산군 생모 관련)로 풍비박산난 집안인데 할아버지 사형되고 할머니 관비로 가고 아빠는 귀양가는걸 어린나이에 겪고 정신이 오락가락 아프다못해 못자란거죠
귀양간 아빠가 인격자로 유명한 이황에게 딸을 부탁하고 전처가 아이 낳다 먼저 가 홀아비인 이황이 이 딸을 정실로 받아들여요
이황 일화를 보면 이 정신이 아픈 아내가 수많은 사고를 치고 그걸 묵묵히 덮어주고 감싸준 일화가 많습니다
그래도 또 아이낳다 이 권씨 처가 가기끼지 15년 넘게 살면서 이황도 많이 힘들었는지 고통스럽다고 토로한 편지가 남아있는데요 사실 이황은 부인 때문에 벼슬길도 막혔거든요
어쨌든 이황은 본인 부부는 물론이요 당시 이혼당한 여자가 재가할 길이 없다고 제자들 이혼 상담에도 대부분 남자의 잘못을 먼저 지적하고 부부 금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굉장히 선진적인 여성관을 가진 유학자였어요 적서차별도 반대하고 직접 실천했고요
이런 상황에서 저런 소문이 담넘어 파다했다면 부인이 사랑받고 있다 외부에 존중받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낸 소문이 현재까지 민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석하는게 정상일거 같고 본인 체면을 좀 깎아서라도 모자란 아내를 존중받게하고자하는 인격자로서의 이황의 면모라고 보거든요
이 미담을 널리 알려도 모지랄판에 그걸 저렇게 화내는 도산서원이 참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