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어린시절, 청년시절을 보냈어요.
그 힘든 시기를 버티어낸 건 오로지 책 읽기의 즐거움 뿐이었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책 읽는 건 너무 즐겁고 저를 지탱하는 힘인데
이렇게 사는 것의 문제는 집에 책이 점점 많아져서 책을 둘 자리가 없게 되는거죠.
그래서 책이 너무 많다 느낄때마다 책을 기증하고 책장을 거의 다 비웁니다.
내가 꼭 소장하고싶은 책만 남기고요.
몇년마다 주기적으로 그래왔는데요.
문제는 도서관에서 이제는 기증을 받지 않는다네요.
그래서 요즘은 당근으로 책을 나눔하고 있어요.
그런데 나눔도 꽤 번거로운 일이에요.
어쨌든 사진찍고 올려야 하고 약속 잡아야 하고요.
저는 사람 만나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비대면으로 하길 원하는데
저 출근 전에 또는 저 퇴근 후에 가져가시라고 해도
낮에 가져가면 안되냐고 하고
낮에 집에 사람이 없으니 열어드릴 사람이 없다고 해도
비번 알려달라느니, 왜 다른 사람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느니...
그래서 이젠 나눔도 하지 말고 그냥 종이버리는데 갖다놓아야겠다 싶어요.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 아깝고 좋은 책들이고 거의 다 최근 3년 이내 산 책들이어서요.
이렇게 책장 비울 때마다 내가 미쳤지 책은 왜 사가지고 이 고생인가 싶고
다음부터는 꼭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자 다짐하지만
어김없이 또 책을 사고 있어요.
저를 지탱하는게 책 읽기라면 이런 수고로움은 감당해야겠죠?
하여간에 책 읽는 건 좋은데 책을 둘 데가 없는게 문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