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 일명 发哥가 말했죠.
"평범한 삶은 복이다"
그는 자신의 부귀영화라는 따뜻한 해변 모래밭에서 굳이 몸을 일으켜
모래를 털고 범인의 삶으로 걸어들어갑니다.
톱스타인데도 거의 전재산을 기부하고
원래 살던 소박한 집에 살며
전철을 타고 다니며 사람들 사진 요청에 응합니다.
"사진 찍는거 어려운 것도 아닌데,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하겠다"
저도 비범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과 내적인 갈망 속에서
있는 척, 똑똑한 척, 착한 척 하며 살아온 시간이 꽤 긴데요
아이들 키우고 남편과 살면서
비천에도 궁핍에도 곤궁에도 처해보니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성공인가 깨닫고
아이들에게도 뭘 바라지 않게 됩니다.
숨쉬고 살아있는 것..존재가 곧 목적이구나.
어떤 직업을 갖든, 가방끈이 얼마나 길든
남 등쳐먹지 않고, 떳떳한 일 성실하게 해서
소소하게 웃으며 좋은 관계맺고 살면
그것으로 충분히 의미있다고 여겨집니다.
부모의 할 일은 아이를 그저 존재로서 수용해주고 기뻐해주는 것.
그렇게 보니 우리 아이들 다 귀하고 사랑스러워요.
나름 다 잘살겠다고 용쓰며 사는지가 보여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간 내가 겪어야 했던 (당시에 죽을것 같았던) 고통을 지나고보니
그 경험이야말로 돈주고 살 수 없는 신의 선물이고
버텨내서 오늘 아침 또 새로운 태양을 맞이한 것만도 참 좋다 싶습니다.
덕분에 삶의 여러 맛을 느꼈고,
두터운 자아의 벽을 뚫었고,
나와 남이 더 귀하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실패와 상실이 아프지만, 크게 두렵진 않습니다.
아이들이 실패를 착실히 겪고 배우면 좋겠어요.
어른 김장하...라는 다큐에서
짧지만 저에게 깊이 남아있는 장면은요
김장하님의 장학금을 받고 살았지만
누구처럼 어디 교수도, 과학자도 되지 못한
평범한? 사람이 와서 죄스러운듯 계면적은 듯
"저는 아무것도 돼지 못해서...."라고 자신과 할아버지 앞에서 읊조리자
김장하 할아버지가
편하게 미소띤 얼굴로
"세상은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받치고 있는 것이다"(정확한 워딩 아님)
라고 끄덕이며 그 사람을 대했는데요.
저도 맞다!! 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맞지...비범하고 탁월한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만
눈에 안보이는 나같은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은 삶으로 사회에 큰 지지대가 되어주고 있구나...싶었어요.
그러고 보니 우리같은 필부필남들
모래같이 살다가 먼지처럼 흩어져도
지구상에 이름하나 남길 필요없이 사라지는 존재들.
그것도 꽤 괜찮은 삶이다.
오후의 시작을 커피 한잔과 뻘소리로 시작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