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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깔끔 떠는 성격에는 반려동물 스트레스가 상당해요

죄책감도생기고 조회수 : 3,697
작성일 : 2024-01-12 02:20:00

결벽증 수준까지는 아닌데 꽤나 깔끔 떠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가족들이 원해서 반려동물들을 많이 키웠어요.

동물들이 속옷을 안 입으니까 그 상태로 집 여기저기 앉아 있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가족들은 그게 뭐가 문제냐 식이어서 그 뒷감당을 제가 많이 해야 했어요.

10년 넘게 그렇게 키우다가 반려동물들이 늙어 죽었는데,

그 뒤론 다들 너무 슬퍼해서 더 이상은 안 키운다고 의견이 일치가 되었어요.

전 너무 이뻐한 반려동물들을 보낸 거 너무 슬프지만,

동시에 그 애들로 인해서 제가 감당해야 했던 너무나 많은 일/지출들을 안 해도 되니까 홀가분한 맘이 커요. 그 홀가분한 마음때문에 죄책감이 생기네요.

장기간 휴가 갈 때마다 그 애들 맡기는 비용도 상당했고, 애들 아파서 병원에서 수술하는 비용도 차 한대 비용이었어요. 특별한 사료 사 먹이는 비용이 어지간한 집 한 달 식비정도 되었네요.

식구들에겐 말 못 하고 여기에 씁니다. 

IP : 108.41.xxx.17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12 2:29 AM (211.108.xxx.113)

    깔끔떠는 성격도 그렇지만 책임감이 강하셔서 더 힘드셨던거 같아요 누구는 책임감이 없냐하겠지만 아프면 더 특별식도 먹여야되고 여행가거나 비우면 반드시 돈이 얼마가 들든 아이에게 맞는 케어해주는 곳을 찾아야하고.. 약간은 결벽과 강박적인 성향이 그런부분에서도 완벽해야 되서 더 힘들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도 못키워요 내자신, 내가족도 돌보는게 벅찬데 온전히 내가 우주인 약한 대상이 생긴다는게 참 두렵고 걱정되서요 그게 기쁨을 압도하기는 어려울것 같아요 기쁨이 크다고 그 책임감이 없어지는건 아니니까요

    에효 너무 이쁜데 그래도 참아야죠

  • 2. 책임감맞네요
    '24.1.12 2:36 AM (108.41.xxx.17) - 삭제된댓글

    제게 함부로 한 시부모도 요즘 감당하는 사람이라 ㅠ.ㅠ
    남편과 결혼하면서 제 숙제가 몇 배 아니 몇 십배 늘어난 거 같아요.
    그 전엔 저 하나만 감당하면 되었는데,
    남편이란 숙제, 남편의 가족들...

  • 3. 후회는아니고요
    '24.1.12 2:38 AM (108.41.xxx.17)

    반려동물들 키우면서 얻은 행복감도 크거든요.
    처음부터 안 키웠으면 모를까 키운 순간부터 지금까지 더 잘 해 주지 못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있어도 키운 그 자체는 후회하지 않아요.
    다만 다시 시작할 맘은 안 드네요.

  • 4. ....
    '24.1.12 2:46 AM (106.101.xxx.98)

    원글님 같은 분이 반려동물을 맞이할 최소한의 자격자입니다
    자책하지 마시고요
    그런 마음으로 사시는 분이 많아야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겁니다 잘하시고 계시는거예요

  • 5. 양가감정
    '24.1.12 2:49 AM (175.223.xxx.172)

    오랜 시간 아이들 잘 돌봐주시고 마지막 제 생을 다하고 저 별로 떠날 때까지 고생 많으셨어요
    슬픔도 홀가분함도 원글님의 당연한 감정이에요 숙제라면 숙제를 누구보다 성실히 하고 난 후 드는 마음들에 죄책감은 더하지 마세요

    속옷을 안 입으니까 표현에 웃었어요
    열심히 치우는데 호기심 가득 멀뚱히 있었을 귀여운 털복숭이 아이들 모습도 그려지고요
    이젠 책임에서 벗어나 몸도 마음도 자신이 편안한 일들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 6. 저도요.
    '24.1.12 2:52 AM (125.178.xxx.170)

    부녀가 이뻐만 하지 전부 제 몫이니
    어느 순간 느껴지는
    책임감이란 스트레스가 말도 못해요.

    재택근무라 13년간 거의 24시간 함께하면서
    대소변 보는 족족 패드 갈고 깨끗하게 닦아줬네요.
    대충대충이 안 되니 성격인 거죠 뭐.

    그래도 미친듯이 이쁘고 보면 행복하니
    사랑을 쏟아 붓고 있고요.
    지금처럼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바라네요.

    그러나 제2의 반려동물은 없어요. ㅎ

  • 7. 한배에서나온
    '24.1.12 2:57 AM (108.41.xxx.17)

    처음에 들일 때부터 한 마리는 외로우니 안 된다 생각해서,
    친구네 집에서 새끼를 낳았을 때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자잘한 애들을 함께 데리고 왔어요. 한 배에서 나온 애들이라서 처음부터 외로워하지 않게 잘 자라 줬고 죽는 것도 일년 차이 안 나게 사이좋게 갔네요 ㅠ.ㅠ 전 이젠 잘 안 우는데 남편과 애들은 아직도 매일 생각나고 눈물이 난대요. 좋은 곳에서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랍니다.

  • 8. ...
    '24.1.12 3:07 AM (173.63.xxx.3)

    저도 이젠 동물 안키워요. 원글님 글에 공감해요

  • 9. 저도
    '24.1.12 3:43 AM (121.165.xxx.112)

    그랬어요.
    키우는 동안 버거울 때가 많아서
    무지개 다리 건너 간 후 홀가분해서 미안했어요.
    전 동물도 식물도 안키워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 10. ....
    '24.1.12 8:10 AM (125.128.xxx.134)

    자녀를 낳아 키운 거, 내 인생에 너무 큰 기쁨이고 좋았지만.
    다음 생에는 홀가분하게 무자식으로 살아 보고 싶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거 잖아요.
    원글님 미안해 하실 필요없어요. 하늘나라 간 아기도 그걸 바라진 않을거예요.

  • 11. ....
    '24.1.12 8:19 AM (110.13.xxx.200)

    뒤치닥거리를 혼자 감당하니그럴수밖에요.
    요즘 돈도 만만치 않고
    전 임보해보니 혼자 똥오줌가리고
    산책도 필요없는 고양이도 못키우겠더라구요.
    이쁘지만 집안애 스치는 변냄새에 어쨌더나 뒤치닥거리 할일이 생기는거고
    애가 또 곁을 안주니 이쁜줄도 모르겠고 병원비에..
    어째꺼나 대부분 다 내 일이 되다보니..
    난 안되겠다 싶더라구요.
    똥오줌 처치에 산책까지 해야하는 강아지는 어떻갰어요.
    사랑스런 존재지만 그만큼 여러모로 희생을..

  • 12. ......
    '24.1.12 8:25 AM (211.36.xxx.45)

    남편은 결벽증에가까웠는데 본인이 냥이 뒤치닥거리에 결국 본인도 피곤하니 포기하게되어서 이제ㅡ일반인수준의 깔끔정도가되엇어요 다행인지아닌지ㅋㅋ

  • 13. 한 깔끔하시면
    '24.1.12 8:36 AM (122.254.xxx.14)

    정말 그래요ㆍ
    원글님글 너무 동의합니다
    보내고나니 넘 슬픈데 한편으론 홀가분한ᆢ
    딱 그느낌요ᆢ

  • 14. ㅇㅇㅇ
    '24.1.12 8:59 AM (175.210.xxx.227)

    깔끔한 성격이 아닌데도 그런부분때문에 안키워요ㅠ
    애들 정서를 생각하면 키워보고도 싶은데
    스트레스 받을까봐...

  • 15. 동감
    '24.1.12 10:09 AM (223.38.xxx.254) - 삭제된댓글

    그런 걸 상쇄하고도 남을 기쁨과 행복함때문에 끝까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키우는 저조차도, 이 아이들 가고나면 더 이상은 안 키우려고요. 생명을 돌본다는 건 시간도 에너지도 돈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요. 전 깔끔치 않은 성격인데도 가끔은 지치고 힘에 부치는데, 그러다가 애들이랑 눈 마주치면 흠칫 죄책감 생기고요. 애들은 천사같고 사랑스럽죠.

  • 16. .......
    '24.1.12 10:26 AM (223.39.xxx.165)

    전 100% 이해됩니다.

  • 17. ㅁㅁ
    '24.1.12 10:44 AM (116.32.xxx.100) - 삭제된댓글

    안 좋아하는데 가족때문에 키우면 힘들 것 같긴 해요
    전 가족이 데려왔지만
    제가 더 이뻐해서 불편한 건 없는데
    안 그런 경우도 많으니까요

  • 18. oo
    '24.1.12 11:58 AM (211.110.xxx.44) - 삭제된댓글

    반려동물은
    한때의 유행으로 기록 될 듯요.

  • 19. ......
    '24.1.13 7:23 PM (211.36.xxx.10)

    ㄴ 조선시대에도 이집트시대에도 강아지 고양이 방안에서 키우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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