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맛있고 정성스런 음식의 힘을 느꼈어요~~

신기해요 조회수 : 6,336
작성일 : 2023-12-29 19:51:22

싱글녀입니다 

요즘 힘든일있어서 계속 기운빠지고  마음도 무채색이고.. 우울하고 의욕도 없고 뭘 할래도 무섭고.. 사람도 피하고 싶고 그랬는데요

이런지 꽤 됐어요

 

갑자기 카레가 먹고싶어서 만들었는데

오늘따라 재료도 신선하고 정성스레 만들어졌어요

감자 당근 빨강파프리카 노랑파프리카 브로콜리 고구마 오이고추 청양고추..

감자 당근만 버터에 볶아서 물붓고 매운맛 카레풀고..

끓으면 채소 넣고서 바로 불을 껐어요

채소 신선하게 아삭하게 먹으려고요

 

그리고 밥은 어쩌다보니 우엉채소밥.

있는걸로 먹었어요

우엉 버섯 다시마 자른것  검은콩 보리쌀 기장.. 을 넣은 영양밥이에요

 

다 된 카레를 밥이랑 잘익은 김치랑 먹는데 

와 이게 너무너무나 맛있는거예요

그래서 진짜 꽉 채운 한그릇 푸짐히 먹었어요

먹는 중간에도 맛있다 맛있다 소리 절로 나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도  절로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더니 다 먹고나서 정리하면서 있는데

갑자기 이제 슬슬  미뤄왔던 일을 좀 해볼까..

사람들을 만나볼까..등등 절로 그런 생각이 들더타고요  

이것들은 다 제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불안 두려움에 차일피일 미루던 일이에요

 

 

그리고 잠깐 그것들을 하는 상상을 해봤는데도

무섭다는 생각도 별로 안들고

갑자기 마음도 몸도 뭔가 훨씬 더 두터워진듯한 

든든해진듯한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한결 평안하고 편안하고

갑자기 너무나 안정이 된 듯한 느낌. 암튼 그랬어요

전엔 그렇게 노력해도 안더더니 말이죠

 

그런 기분이 계속 이어졌는데 

이게 제가 아주 맛있게 먹은 식사 때문인 것을

그냥 알게 됐어요

오늘 저녁 이 한끼 뿐만은 아니겠지만

(계속 자연식 위주로 해오긴 했어요)

그래도 오늘 저녁식사가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한건 확실한거같아요

그냥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갑자기 영화가 생각났어요

바베트의 만찬.  이요  이거 아시나요?

원래도 좋아한 영화였지만

(재미있어요   카모메식당 안경 이런거 좋아하심 취향맞을듯요)

갑자기  그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갈등이 풀어진게

너무나 이해가 잘 되었어요

 

아주 맛있고 아주 정성스럽게 차린

그니까 사랑이 관용이 자비가 가득담긴 음식을

아주 맛있게 꼭꼭 씹어  먹고서

그들의 몸과 마음에 그 사랑 에너지가 넘쳐흘러서그렇게 되었다는것을요.

 

아무튼 갑자기 이런 제 마음이 너무 좋고요..

어떻게 이렇게 별다른 계기도 없이 

밥 한끼 맛나게 먹고 마음이 아주 평안하게 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네요

 

잊어먹기 전에 언능 이 맘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저녁먹자마자 글 써봅니다

 

 

 

 

 

IP : 110.70.xxx.185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23.12.29 7:54 PM (49.231.xxx.179)

    님과 함께 저녁 한 끼 든든히 먹은 느낌이네요. 고맙습니다.^^

  • 2. 잘 하셨어요
    '23.12.29 7:54 PM (59.6.xxx.156)

    새해에 스스로에게 더 친절한 사람이 되기로 해요.

  • 3. 점점
    '23.12.29 7:55 PM (175.121.xxx.114)

    그럼요 식사의 힘이 얼마나 큰데요
    님을.소중히 여겨주세요

  • 4. 먹는 게
    '23.12.29 7:55 PM (223.38.xxx.4)

    엄청 중요해요.
    그래서 정성 들어간 집밥이 맛있는 거구요.

  • 5.
    '23.12.29 8:09 PM (115.22.xxx.188)

    기분 좋아지는 글이네요.
    정성이 들어간 맛있는 밥한끼 정말 중요하죠.
    이 기분과 에너지 이어나가셔서 어떤 일을 하시든 잘 풀리시길 바래요~

  • 6. ㅇㅇ
    '23.12.29 8:13 PM (125.179.xxx.254)

    제 인생 영화네요
    틈날때 마다 여기저기 홍보하는 영환데 ㅎ
    반가워요
    원글님 감정 너무 잘 알겠어요~
    저 역시 음식이 주는 힘, 즐거움이 인생에서 많이 큰 사람입니다
    특히 남에게 해줄 때 더 즐겁구요
    기분이 안좋았는데 글 읽고 좀 편하네요
    감사해요 ^^

  • 7. 맞아요
    '23.12.29 8:13 PM (118.235.xxx.167)

    대충차려먹는 밥은 배불리 먹어도
    건강이 나빠지더라구요

  • 8. 둥둥
    '23.12.29 8:25 PM (14.53.xxx.8)

    고맙습니다. 음식의 힘.

  • 9.
    '23.12.29 8:25 PM (222.120.xxx.93)

    정성과 진심이 깃든 음식...좋은 에너지를 주지요 글쓴님의 훈훈한 감정도 공감하며 위의 영화도 봐야겠어요

  • 10. ..
    '23.12.29 8:35 PM (106.101.xxx.130)

    맞아요
    정성껏 음식 만들어 먹으면 기운도 나고 기분도 좋아져요 ㅎㅎ
    배달음식 시켜 먹거나 대충 한끼 때우는 것과 확실히 다르죠
    말씀하신 영화. 저도 좋아하는 영화예요.

  • 11. 저요~
    '23.12.29 8:45 PM (119.202.xxx.149)

    이 글 보고 카레 만들었어요^^

  • 12. Dd
    '23.12.29 8:48 PM (210.178.xxx.120)

    바베트의 만찬 제 최애영화인데 어디서 다시보기 할 수 있나요.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도 추천합니다~

    원글님 댓글님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 13. 바베트의 만찬
    '23.12.29 8:52 PM (106.102.xxx.43)

    보고 싶네요
    ㅎㅎ

  • 14. ....
    '23.12.29 8:52 PM (182.216.xxx.223)

    원글님 글 백퍼 공감합니다.
    식구들이 주부들의 정성으로 만드는 집밥의
    소중함을 깨달아야할텐데....
    아무리 밀키트 나오고 인스턴트 발달했다해도
    정성껏 시간들여 정성들여 만든 음식 먹은 것과는
    비교 불가죠.

  • 15. 저도
    '23.12.29 8:55 PM (41.73.xxx.69)

    동감
    맛난 음식은 정말 추억과 기쁨을 행복을 줘요
    아 전 맛난 꽃게탕 알 꽉찬 게장 먹고파요

  • 16. ㅎㅎ
    '23.12.29 9:04 PM (39.125.xxx.74)

    기분좋아지는 글이에요~^^

  • 17. 잘했어요
    '23.12.29 9:06 PM (115.138.xxx.16)

    그렇게 내게 대접하면 됩니다
    갓지은 밥에 소박하게 정성스레 차린 밥상에
    도파민이 나와요
    세상 부러운 것 없구요
    대충 끼니 떼워 버릇하면 자존감도 하락합니다

  • 18. 점심 편의점에서
    '23.12.29 9:15 PM (180.67.xxx.212)

    때운 딸아이가 화내면서 집에들어왔는데
    따스한 갓지은 잡곡밥에 된장찌개 끓이고 나물좀 무쳐냈더니 두그릇 뚝딱비우고 환하게 웃고 평화를 찾네요
    음식 정말 중요합니다

  • 19. ..
    '23.12.29 9:33 PM (223.38.xxx.10)

    오 좋은 소식이네요
    정성스런 식사 싱글인 저도 실천할게요
    마침 엊그데 카레가루 사둔 게 있음

  • 20.
    '23.12.29 9:43 PM (221.143.xxx.13)

    아침 카레 하려던 참이었어요.
    보통 감자만 넣는데 고구마를 넣기도 하는군요.
    정성이라는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에 감동하게 되니 참 신기하죠.

  • 21. ㅇㅇ
    '23.12.29 9:59 PM (106.101.xxx.154) - 삭제된댓글

    일본 거주하는 한국인이 쓴
    요리 에세이에서도 그러더라구요.
    아침 식사를 정성껏 차려 먹으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 22. ㅇㅇ
    '23.12.29 10:00 PM (106.101.xxx.211)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쓴
    요리 에세이에서도 그러더라구요.
    아침 식사를 정성껏 차려 먹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 23. 구름
    '23.12.29 10:01 PM (14.55.xxx.141)

    덕분에 바베트의 만찬 유튜브로 간편 줄거리 봤어요
    재밌네요

  • 24. ㅇㅇ
    '23.12.29 10:24 PM (211.203.xxx.74)

    오 맞아요 정성스런 음식이 주는힘. .
    내년에 외로울 예정인데 정상스런 음식으로 힘내볼게요

  • 25. 그럼요.
    '23.12.29 10:29 PM (124.53.xxx.169)

    고생하는 남편 다 커도 늘 안쓰럽고 사스럽기만 한 아이들 생각하면
    밥 한끼도 소홀히 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점 때문이죠.
    오늘 저녁 간만에 가족이 다 모여서 쟁여둔 게 넣고 된장국에
    안창살 궈줬더니 고기는 그저그래 하면서도 게를 푸짐히 넣었더니 맛있다고
    국은 잘 먹네요. 기운 빠져 있다가도 따뜻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리고 싶어
    추워도 시장나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못하는 거지요.
    집밥은 사랑이 없이는 맛있을 수가 없어요.
    추운데 님도 따끈한 밥상 자주 하세요.뭣보다 덜아파요.

  • 26. ...
    '23.12.29 10:47 PM (142.186.xxx.188)

    정성 어린 한 끼. 한편에 수필을 읽은 듯해요 감사합니다

  • 27. 동감이에요
    '23.12.29 10:48 PM (118.217.xxx.153)

    첫째아이 사춘기때 아빠와 충돌이 많아 힘들때
    가족들 모아놓고 맛난거 해주면 어느새 다들 화가 풀리고, 미움이 풀리는거에요. 마음도 풀리고요.
    음식이 위안이 되기도 하고...
    좋은글 고맙습니다

  • 28. 저도공감요
    '23.12.29 11:10 PM (125.189.xxx.41)

    맛난 음식은 모든걸 허합니다..
    저도 음식관련 영화 다 봐요..
    위안과 행복감을 주더라고요..

  • 29.
    '23.12.30 2:16 AM (122.36.xxx.160)

    집밥의 힘이네요.^^
    저도 식사준비에 좀 더 공들여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려운 시절에 어머니들이 밥은 먹고 다니냐는 따뜻한 말을 건네고 밥 먹고 가라고 손을 잡아끌던 드라마의 장면들이 흔했던시절이 생각나요.이웃에게 밥을 권하던 시대가 참 좋았어요.

  • 30. 0000
    '23.12.30 8:33 AM (106.101.xxx.210)

    집밥의 힘

  • 31. 가문의 영광굴비
    '23.12.30 5:16 PM (223.38.xxx.244)

    글만봐도 힐링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56999 평화로운 아침 5 야호 2024/02/08 753
1556998 올해 임금 동결이네요 2 뱃... 2024/02/08 1,620
1556997 원베일리 상가 아시는 분? 7 베이 2024/02/08 1,505
1556996 교육예산 7조 깍고 뭔돈으로 돌봄 교육한다는거죠? 9 ㅁㅊㄴ 2024/02/08 1,187
1556995 똥차가 왜 뚜껑을 닫고 다니는지 아세요? 15 2024/02/08 3,478
1556994 저는 몸치에 방향치예요. 23 ... 2024/02/08 1,783
1556993 오늘 밤 8시에 김밥싸고 내일 아침에 먹을건데 맛 괜찮을까요? 12 ... 2024/02/08 2,195
1556992 떡값주나 했더니 떡을 주네 6 ㅇㅇ 2024/02/08 3,566
1556991 잠실, 송파, 강동 15억 아파트 4 ㅇㅇ 2024/02/08 4,003
1556990 뇌물은 이제 받아도 무죄? 14 뇌물 2024/02/08 1,109
1556989 전 어제 윤통이 사과할까봐 걱정했어요 11 ooo 2024/02/08 2,690
1556988 하...고백 받았어요 ㅜㅠ 132 박절하게굴어.. 2024/02/08 27,621
1556987 스텐냄비 넘 무거운데 가벼운 스텐냄비는 어떤가요 5 2024/02/08 1,541
1556986 글만 올라오면 다짜고짜 이혼하라며 대리만족 하는분들 유형은? 25 ........ 2024/02/08 2,194
1556985 결혼할때 지원할 필요 없어요 9 ........ 2024/02/08 3,226
1556984 입시생 연락 하면 안되죠? 2 Dd 2024/02/08 1,188
1556983 오래된 티트리오일 활용 방법 있을까요? 6 .... 2024/02/08 988
1556982 윤하가 이효리 처음 만났을때 일화 너무 웃김 1 ㅎㅎㅎ 2024/02/08 3,342
1556981 20대때까지 엄마가 절 억지로 친척집 데려갔는데 9 00 2024/02/08 3,276
1556980 jtbc 가 쎄게 나오네요. /펌 jpg 23 엥? 2024/02/08 10,780
1556979 김건희 가방 뉴욕타임스 등 전세계 언론에 다 났는데 ㅋ 8 ㅋㅋㅋ 2024/02/08 1,658
1556978 법원 "대통령실, 해운대 횟집 회식비 공개해야".. 5 zzz 2024/02/08 1,420
1556977 너도 하지 말자며!!!! 14 후~ 2024/02/08 3,793
1556976 역시 사과 따위는 없었네요. 5 내가 왕인데.. 2024/02/08 1,072
1556975 아무도 안알아줘도 나혼자 지킨다 하는 거 있으세요? 33 .. 2024/02/08 3,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