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지인들과 연말 모임이 있었어요.
어찌하다보니 이번엔 좀 럭셔리한곳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전업인 전 옷도 변변치 않아 매번 연말이면 모임용 옷좀 사야하는데 하다가 결국엔 못사고 마는데,
마침 올해 입시 치른 딸아이가 학원샘 결혼식 참석하느라 이쁜 숏자켓 하나 산게 있어서 등교한 딸아이 몰래 입고 다녀왔습니다.
딸아이 귀가하기전에 빨리 옷장에 잘 걸어놔야지 했는데, 아파트 주차장에서 아이와 딱 마주친겁니다.
저와 마주친 아이는 해맑은 표정으로 너무 반가워하며 옆에 친구가 누구라고 소개하고 친구 바래다 주고 오겠다며
제 시야에서 사라지려는데.
갑자기 획~ 돌아선 딸아이가 "근데 엄마 내 옷 입었네?" 하며 한마디 던지고 가더군요.
집에 돌아온 딸아이왈 어쩐지 난 엄마 마주쳐서 반가웠는데, 엄마는 표정이 뭔가 이상했어 하더군요.
저만 딸바보가 아니었나봅니다. 딸아이도 엄마만 보이나 봅니다. ㅎㅎㅎㅎㅎ
이제 딸아이도 내년이면 스무살 아이들을 독립 시킬 시기가 다가오는데.
제눈에는 다큰 아이들이 아직도 이렇게 예쁘기만하니 걱정입니다.
방학이라고 여기저기 알바 구하러 다니는 아들이 너무 이쁘고,
아직 대학합격증 못받고 몇개의 탈락과 예비만 받은 딸아이가 처음엔 울고 난리쳤지만 이젠 덤덤하게 안되면 재수하지 뭐 하는데 너무 고맙고요.
어제 4수생 어머님이 올려준글 읽었을때 처절히 실패했던 아들의 입시가 떠올랐네요.
그래 내 아이들도 인생에 힘든고비를 하나하나 밟아 나가며 성장해 나가는구나 그렇게 어른이 되가는중이지.
제 몫은 묵묵히 지켜보며 이제 남편과 제 노후에 집중해야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네요.
아직도 오십대라는 제 나이가 낯설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