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열차게 일하던 사람인데 집에있으니까 무기력해요

... 조회수 : 2,612
작성일 : 2023-12-20 01:07:20

 

23세부터 지금40대까지 일년도 안쉬고 일했고(중소기업부터 대기업 외국계까지) 30대부터 사업시작해서 또 미친사람처럼 일했어요

결혼도 일찍해서 애둘 모두 중고생이고 심지어 그바쁜 맞벌이와 사업중에도 단 한번도 애들 양가에 맡겨본적없을정도로 남에게 피해주지않고 (그게 심지어 가족이라도요) 악바리처럼 살았어요

 

암튼 그 결과 돈도 아주많이 벌게되고 이제 인건비를 많이 쓰는대신 제가 일 안해도 돌아가게 시스템화 해서 일주일에 하루정도만 일합니다 지금은 대부분 아이들 케어하면서 집에 있어요 

 

사업은 남편과 같이하고 남편은 저보다는 좀더 일해요 워낙 어려서부터 일하는게 당연한 엄마보고 자라서 (80대이신데 아직도 일하세요) 뭔가 일을 안하는건 나태하고 죄의식을 가져야할 것 같은 생각으로 살아오다가 갑자기 이렇게 집에만있으니 솔직히 너무너무너무 좋고 편하긴한데 매우 무기력하고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일을 줄인지는 1년반정도 되었어요

집에서 청소빨래 밥 해도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서 대부분 누워있어요 휴대폰도 보고 음악도 듣고 악기연주도 배우러다니긴 하는데 솔직히 자거나 비생신적인 일로 하루를 보냅니다 유튜브 보거나 그런일들이요

 

예전엔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그래 열심히 살았으니 좀 쉬어도 돼 라는 합리화가 되었었는데 이게 일년이 넘어가니 스스로 너무나 한심하고 자괴감이 듭니다 이러고싶지 않아가 아니고 이래도 되나가 더 가깝긴해요 너무 편안해서 아무일없다면 계속 이러고 싶거든요 

 

가끔 생각해보면 이게 슬럼프나 우울증인가 싶기도해요 이런 무기력함은 평생 처음 느껴보는거라서요 근데 여행가거나 맛있는거 먹으러갈땐 벌떡 일어나고 취미생활에 열심히인거 보면 그저 도파민을 추구하는 게으른 일상일 뿐인거 같기도 하구요 

 

아까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사업 발전에 필요한 내용 서치하다가도 금새 휴대폰집어들어 유튜브 보고 책도 한두장 읽기가 점점 버거워지는 내모습을 보고는 급 두려움에 글을 써봅니다

 

다시 예전처럼 무언가에 집중하고 도전하는 에너지가 생길수 있을지... 아직 40대밖에 안되었는데 노인처럼 이렇게 대부분 누워있는 일상이 과연 괜찮은건지 ㅠㅠ

어찌하면 지금의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돈은 여전히 적당히 잘 벌고있고 문제없긴한데 이렇게 살면 사업도 흔들릴거 같아 불안도 생기고요 사실 전업주부에 대한 내 자격지심이 있어서(하도 점보면 내손으로 벌어먹어야하는 팔자라는 얘기를 지겹게 들었어요 ㅋㅋ) 누가 안시켜주면 스스로 내가 그렇게 살아보자 싶어 이렇게 힘들게 해본건데 해보니 너무 좋긴한데 맞지않는 자리에 앉은 사람처럼 또 불안하네요

 

전업과 일하는 여성 갈라치기 아닙니다....  전업해보니 아이들에게 이렇게 어릴때 못해준게 너무 미안하고 불쌍합니다 솔직히 영원히 이렇게 살 수있음 좋겠습니다 다만 마음 한구석이 너무 불편하고 불안해서 따뜻한이불 깔아줘도 편안하게 못눕고 반쯤은 바닥에 걸치고 자는 머슴 느낌이랄까....

 

 

 

 

IP : 211.108.xxx.11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애들 입장에서
    '23.12.20 1:09 AM (125.142.xxx.27)

    돈없다 타령하면서 집에만 있는 전업 엄마가 최악이예요. 애들 학원다니기 시작하면 돈으로 키우는거죠. 자기연민 거두세요. 얼마나 돈없다 소리 듣고 자랐으면 요즘 애들이 지겨워서 애 안낳잖아요. 똑같이 돈없다 소리하며 키우기 싫다고.

  • 2. ㅇㅇ
    '23.12.20 1:54 AM (58.234.xxx.21)

    돈때문에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직장 다니는분들 집에 있는거 힘들어서 다니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원글님은 일해야 할 스타일 같은데
    사업에 참여? 하는 시간을 좀 더 늘려보시는게 좋을거 같네요

  • 3. 새로운도전을
    '23.12.20 2:32 AM (108.41.xxx.17)

    해 보세요.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없으니 실패해도 타격이 적잖아요.
    새로운 사업 구상을 한번 해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 4.
    '23.12.20 7:52 AM (117.111.xxx.35) - 삭제된댓글

    편히 즐겨도 되겠는데요?
    일 줄인거지 안하는 거 아니고요.
    정 맘이 불편하다면
    재밌으면서도 쉬는 느낌 안나는 책읽기가 좋겠어요.
    그동안 읽어보려고 했지만 안 읽은 것들
    의외로 명작 다 아는 것 같지만 읽지않은거
    순서대로 읽어보세요.
    레미제라블 5권짜리 전쟁과 평화 3권짜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3권짜리
    예쁘게 입고 카페에서 읽는것도 좋고
    유투브도 세계사 전쟁사

  • 5. ...
    '23.12.20 8:10 AM (211.108.xxx.113)

    뭔가 양가적 감정인거 같아요 이대로 편하고싶은 마음과 이러고있고싶지 않은 마음이 복잡하네요 ㅎㅎ
    다시 도전하고 사업적으로 확장하는 쪽으로 생각해보려하는데 일년반 쉬었다고 컴퓨터 켜기도 싫고 문서작성은 커녕 책도 한자 읽기싫은거 있죠 인간이 현실에 적응한다는게 너무 무섭네요 원래 이렇지는 않았는데

    다시 그 야만적으로 일했던걸 겪을수도 있다니 ㅠㅠ 두려움도 있고 굳이 지금도 편한데 뭘또 도전이야 싶기도하고요

    쉬더라도 이정도 무기력하지는 않게 텐션을 유지했어야 하는데 우습게 생각했었나봐요

    답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명작도 꼭 읽어볼게요 역시고전은 고전이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2507 저는 동서예요 6 00 2023/12/20 4,402
1532506 노사연 부친 양민학살, 사자명예훼손 무혐의 13 ㅇㅇ 2023/12/20 3,218
1532505 같은 제품러닝화라도 남자신발이 더 크죠? 4 질문 2023/12/20 711
1532504 저는 며느리예요 18 싫다 2023/12/20 7,371
1532503 소소한 일상들 (feat 딸과 아들의 선물) 9 딸과 아들 2023/12/20 2,193
1532502 정리정돈 받아보신 분 계세요? 8 정리 정돈 .. 2023/12/20 2,738
1532501 특목고나 전사고 다니는 아이들도 생기부 컨설팅을 받나요? 2 .... 2023/12/20 1,572
1532500 팥죽할때 새알심 넣으시나요? 4 중년 2023/12/20 1,395
1532499 눈와서 신난 푸바오 17 ㅇㅇ 2023/12/20 4,674
1532498 생활지원사 합격 13 딸기사랑 2023/12/20 6,148
1532497 플라스틱 잘 아시는 분 PP 와 PS 중에서 1 플라스틱 2023/12/20 520
1532496 전 시누예요 14 ㅁㅁ 2023/12/20 6,310
1532495 팥죽 연습삼아 만들어봤는데 맛없어요ㅠ 5 동지팥죽 2023/12/20 1,725
1532494 코엑스는 길잃기 십상이네요.. 20 …… 2023/12/20 3,056
1532493 소년시대 임시완(스포주의!) 25 -- 2023/12/20 5,359
1532492 대학원 가기 위해 자취 시켜달라는 딸 36 대학 2023/12/20 6,772
1532491 남편이 겨울에 길에서 잔적 있는데요 13 이상한 시가.. 2023/12/20 6,063
1532490 아침에 도파민 방송 예고 Gggg 2023/12/20 1,066
1532489 확통 사탐으로 바꾸면 성적오르나요 3 ㅇㅇ 2023/12/20 934
1532488 영어회화 배우려는데 장소가 1시간거리이면~ 5 wlfans.. 2023/12/20 1,000
1532487 지거국들은 왜 학생들 유인요인이 없는 걸까요? 4 Mosukr.. 2023/12/20 1,621
1532486 기침가래 아주 조금 나오는데 병원가야될까요? 3 ... 2023/12/20 785
1532485 김장때 갓 꼭 넣어야할까요? 4 ... 2023/12/20 1,491
1532484 자반증 오래앓으신분들 대부분 단백뇨가 3 나오나요? 2023/12/20 1,149
1532483 티켓 뗀다고 알려줘도 그냥 있는 차주 3 오지라퍼 2023/12/20 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