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홉살 우리 딸 생일이었어요.
하교하고 집에 왔는데 시어머님이 전화 오셨어요.
"우리 애기 생일 축하해. 할머니가 미안하네"
"뭐가요?"
"아니 생일이라고 맛있는 것도 못 사주고. 다음주에 할머니 집 오니까 맛있는 거 사줄게."
"사주지 말고 해주세요. 할머니가 직접 만든 음식이 제일 맛있어요. 나물 같은거요."
"아하하, 오야 오야, 우리 애기 좋아하는 고사리 볶아줘야지. 시금치도 무쳐주고. 딸기도 사주고. 또 뭐해줄까 우리 애기?"
"어휴 할머니 자꾸 맛있는것만 말씀하시니까 자꾸 배고파져요."
저는 양가 조부모님이 다 일찍 돌아가셔서
조부모님 사랑을 모르고 자랐어요.
많은 손주들 중에도 손주 생일마다 동그라미 쳐 두시고
꼭 잊지 않고 전화든 편지든 보내 주시는 시어머님 사랑도 참 감사하고.. 할머니 음식이 최고라고(진심) 응석부리는 꼬마도 귀엽고... 양가 조부모님께 돌아가며 축하받고 사랑 받는 우리 딸 보니 아.. 이런 게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이구나. 제가 사랑받는 것 보다 더 행복하고 뿌듯하네요. 자식이 뭔지.. 아이 낳고 지금까지 이 아이 덕에 매일 새로운 행복을 알아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