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둘째딸이 예민한 성격이에요
신체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생각하는 것도.
몸이 조금만 불편하고 아프면
바로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고 자세히 서술하고,
조금이라도 걱정되거나 자신없는 일이 생기면
그것에 대해 또 수십번을 얘기하고.
4학년 때부터
나중에 엄마아빠 없이 살 때 되면 어쩌냐는 고민시작해서
학교에서 친구와 사이가 안 좋았던 날은 학교 다니기 싫다
이제 6학년이니 공부가 어려워져 가니 그게 또 힘들고..
오늘은 저녁에 떡볶이 먹고싶대서 해줬더니
좀 매웠는지 속이 좀 쓰리다 위산이 넘어온다
목이 타는 느낌이다 속이 울렁거린다
자기 전에 반드시 오늘 하루의 털어내고 싶었던 일들
짧게는 30분, 길게는 한시간까지 하소연하구요.
저와 성격이 많이 달라요
저는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거나
고민을 상의하지 않고 저 혼자 해결하는 편이라
아이들이 이렇게 나오면 처음엔 교과서적으로
잘 응답해주지만 그게 며칠씩 이어지는 때
오늘처럼 잠자리에 든 것도 늦었는데
울먹이는 말이 끝없이 이어지면 화가 나요
그래서 오늘은 급기야 우는 애 놔두고
너무 늦었으니 자라고,
늦게 자는 날은 몸이 더 피곤하니
여러가지 안좋은 생각이 드는거라고
일단 자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고 방문 닫고 나왔어요
애는 엄마 가지마 엄마 무서워 흑흑대는데
이 패턴이 항상 반복되는거에요.
문득 내가 너무 애 뜻을 잘 들어주는건가
누울 자리 보고 발 뻗을텐데
한두번도 아니고 내가 감정의 쓰레기통인가
이런 생각도 드네요.
상담 받아봤어요.
보통보다 예민도가 높고 엄마의존도가 높을 뿐
아이가 불편을 토로하는 정도에 비해 아주 정상이라고.
그래도 어떡해요
애가 울고 어디 풀고 싶어하는데
그걸 안 들어줄 수도 없고
하... 정말 저야말로 막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