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진이 떨어져 가까운 치과를 갔어요
카운터에서 접수 받던 직원이 이어서 엑스레이도 찍더라구요
그 직원이 바로 남자원장이 진단하는 옆에서 보조를 했고 원장이 민망하게 제대로 잡으라는 등 계속 혼냈어요
작은 사진을 찍으라고 시키더니 인상 쓰면서 잘하고 있는 건지 생각을 하라며 이에 힘주고 말했구요
별 일도 없었는데 바로 뒤 통로로 다시 불러서 단전에서 나오는 낮고 힘 있는 목소리로 부들거렸어요
대답 못 하고 고개 푹 숙이며 혼나기만 하는 그 여자가 제 치아 옆을 좀 긁어본다기에 간호사님이 치아 다듬으시냐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아무 말 못 하고 멀뚱멀뚱하게 있었고 그걸 들었는지 원장이 그 여자가 의사 라고 하더라구요
빨리 다른 환자 받으라며 닥달하는 소리를 들으며 치료하고 있는 여자에게 조용히 진료비 내려구요 라고 말했더니 다음에 올 때 내시면 될 거 같다고 하면서 원장쪽을 봤구요
원장이 진료비 받아야지 무슨 소리냐 하니 군인 처럼 벌떡 일어나 데스크에서 계산해줬어요
30대 중반 정도 된 치과여의사가 50대 원장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건지 씁쓸했어요
그 원장 돈 아끼려고 외진 동네도 아닌 빌딩에서 착한 여의사 하나 구해 지 맘 대로 하는 거 같은데 편의점 알바도 아니고 그 여자는 왜 그러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