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릴때부터 영특해서
똑똑하다 머리좋다는 얘기를 어디가나 많이 들었어요
그런 얘기가 오히려 독이 된듯해요.
성적도 노력대비 좋았고요.
중학교까지는 통하더라고요.
그러더니 딱 손을 놓아요. 고등 가니.
노력하는 걸 수치스러워? 하는 것 처럼
자기는 노력 안해도 남들 한달 밤샌거 이상 점수 받는 것처럼요.
영어 단어를 왜 외우는 거야? 뭐 이런 식이죠.
자신의 신념이 배반될까봐서인지
쉬운 길만 골라서 가려고 하더군요
원래 국제고 준비했었는데 과목 하나가 간당하니깐
(그래도 도전해볼만한데도) 포기하겠다고 울고불고
내신 쉽게 따는 학교로 진학하고(이거 뭐 전략상 괜찮음)
갑자기 예능쪽으로 하겠다고 그래서
부모가 보기엔 영 아니지만 자기 선택이니 어쩔 수 없이 가라 했는데
딱..정말 안하지 않는 정도로만 노력.
자기가 예능쪽 준비생 중에서는 성적이 좋다..이걸로 우쭐대는 듯.ㅠ
당연히 다...우수수수 떨어지고
재수할 때가 되니 또 그 길을 안가겠다네요
갑자기 인문계로?
예능쪽 준비한다고 세특이니, 생기부니 하나도 안되어있고요
수능 원서 쓸 때 가까이 되니 밍기적밍기적 책을 겨우 열어보는 수준.
학원도 안다니고,
내신으로만 가는 학교 선택...그것도 상의도 안하고 혼자 넣어버림.
아이 전공 선택을 보면...음..그냥 방황하고 있구나 싶어요.
내신은 2점 초반이라 여기저기 넣긴 했는데
논술이 가장 쉬운 거라며? 논술 전형으로도 넣었던군요
그럼 뭐합니까..전혀 논술 준비는 안하고요. 그냥 수시 버리는거죠.
어떤 학교 써봤다...이게 목표인건가 싶어요.
집에서 온종일 잠옷입고
방은 온갖 쓰레기와 그릇과 코푼 종이와 개털과 바닥이 발딛을 틈 없이
뒤엉켜있고
오후 늦게나 되어서 일어나서
종일 유투브 보며 낄낄거립니다.
아주 가끔 마실가듯 스카 몇시간 있다 오고요
먹고 싶은건 또 얼마나 많은지.
밖에 가서 사고 안치고,
그래도 살아 숨쉬고 웃기도 하니 그나마 낫다고 위로 하지만
아이가 해가 중천가도록 자고 새벽까지 바스락 거리는거 보면
정말 공황장애가 올것 같아요.
어릴때 그 똘똘하고 세상 야무지던 아이..
엄마아빠 장점만 닮았다 했던 아이.
내가 뭘 잘못했는가,,아이를 더 도전적으로 키우지 못한건가..
잘 모르겠고...
그래도 아이 손은 놓칠 수 없어서
볼 때 예쁘다 해주고..안아주고..
제 일을 열심히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합니다.
주여....
아이가 자기 길을 찾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넣은 학교들 안되었으면 싶기도 합니다.
노력없이 괜찮은 결과 얻을까봐 걱도 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