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9월 들어서 여기저기 아파서 거의 밥을 못 먹었어요
보름동안 먹은 거라곤, 꿀물 한잔, 코코아 한잔반, 황태국 두대접이 다였으니까요
심한 목감기로 침도 삼킬 수가 없어서 휴지에 다 뱉어낼 정도라 음식을 먹는 건 꿈도 못꿀 정도고 겨우 약 삼킬 물만 눈물을 머금고 겨우 먹을 정도였어요
이러고 한 일주일 못먹고 겨우 괜찮아져서 이틀간 매일 황태국 한대접씩 먹은 게 다인데 그다음엔 위경련으로 또 밥을 못 먹고....
다행인 건 어지럽거나 배가 고프지 않아서 견디기는 어렵지 않았지만 거의 누워있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기운이 없더라구요
물도 밥도 못 먹으니,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기름기랑 근육 빠지는게 보이더라구요
제가 워낙 살이 찐 상태라 살들이 맨들맨들 폭신폭신한데, 발, 다리, 팔뚝에 근육 갈라지는거, 혈관이 쫙 보이더라구요
평생 나한테는 안보이는 것들인 줄 알았는데.... ㅎㅎㅎ
문제는 이렇게 쌩으로 굶으니 원하지 않는 곳만 살이 빠져요
얼굴 팔자주름 깊이 생겼고요
목에 가로주름 쭈악 생겼고요
뱃살이 왜 생존의 최종 보루인지 알 수 있었어요
이렇게나 옷 사이즈가 후악 차이날 정도로 살이 빠졌는데 뱃살은 여전히 두둑해요
거의 변화가 없더라는...
내장지방은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으나, 배와 궁둥이의 피하지방은 거의 변화가 없어요
내 몸이 갑자기 생존의 위협을 받았었나보다 싶은게 확실히 느껴질 정도였어요
피하지방이 여전히 두둑한 걸 보니....
그러니 어떻겠어요?
비율 똥망이 됐죠
팔다리는 가늘어졌어도 배와 엉덩이는 예전 비율 그대로니 항아리 모양으로 변했죠
어찌나 웃기던지...
가끔 살 뺀다고 굶으라는 조언 하는 분들 계신데, 사나흘이면 모를까 장기적으로 굶지 마세요
원하는 곳은 안빠지고 지키고 싶은 부위만 빠져나갑니다
지방이건 근육이건간에....
역시 뱃살 빼는 건, 적당히 먹고, 적당히 운동하는게 최곱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