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정으로 대1, 고2 남매만 데리고 휴가 다녀왔어요.
장장 편도 4시간 거리 운전해야하는 거리지만
오며가며 아이들이랑 신나게 음악들으며 가다
애들 자면 저 혼자 이런저런 생각하며 다녀왔어요.
출발해서 도착까지 특별할것 없는 여행이었지만
왜 내가 이렇게 가뿐한가 생각해보니
안타깝게도 남편이 없는 여행이라는 게 이유였어요.
남편과는 여행스타일이 잘 맞지 않아요.
젊었을 땐 그런걸로 치열하게 싸워댔지만
이젠 그냥 제가 맞추거나 포기하거나.
여행다운 여행 다녀온지가 언젠지..
여행지부터 일정, 먹는거, 가볼곳 등..
다 하나하나 신경쓰고 챙기고 배려해야 하는 남편이 없으니
뭘하나 하려해도 그걸 뭐하러 하냐. 뭘 먹으려해도 맛있다없다애들 체험도 위험해서 안된다본인은 안움직면서 입으로 이래라저래라.. 에효...
아침은 숙소에서 커피 내려 빵 한조각과 함께 간단히 먹고
천천히 일어나 애들이랑 맛집 가고 관광지 하나 정도 가고
다행히 애들이랑은 조금씩 의견 조율해 다녀요.
남매 둘이 투닥거리기도 하고
제게 살짝 불평도 하지만 대체로 즐겁게 무난히 다녀요.
어려서부터 협조 안되는 아빠 두고 저랑은 근근히 다녀봐서요.
안타깝긴해요.
애들 아끼고 사랑하지만 자기 기준이 정답인 사람이라.
애들과 함께하는 이런 시간들 함께 즐기지 못하고.
에효. 뭐... 서글프지만 즐거웠던 휴가 후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