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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강아지 … 참 신통방통한 존재

.. 조회수 : 4,949
작성일 : 2023-07-13 23:41:08

우리 강아지가 지금

옆에 와서

사지 쭉 뻗고

쿨쿨 자네요

 

방금 전 한번 쓰윽 쓰다듬는데도

미동도 안 해요. 

제 손길엔 그냥 계속 자요 

산책과 놀이를 많이 한 날은

씻고 밥먹고 잠들면

이름을 불러도 안 일어나고 자더라구요

 

1살짜리 

데려와서

첨엔 손도 피나게 자꾸 물고

말도 안듣고 반항하고 그러더니

1년 넘게 키운 요즘은

뭔 말 하면

착착 알아들어요

 

1년 넘게 같이 사니까

자기도 사람처럼 굴어요 ㅎ

삭성도 저랑 닮아가요

과일 채소 고기 생선

다 안가리고 잘 먹고요

귀리쿠키도 좋아합니다

자기를 어린이쯤으로 생각하는지

공원에서 아이만 보면 좋아서 가던 길 멈춰요

한번은 공원에서

하네스가 풀린 아찔한 순간이 있었는데

어린이에게 가서 놀자고

곁에 한참을 묵묵히 서 있더라고요

불러도 오지도 않고요

 

이렇게 저렇게 

보고 있으니

자식같고 아픈 손가락같은 느낌...

이제 알 거 같아요

 

요며칠

창문에 비오는 거 보여주니까

실외배변하러 나갈 때

입기싫은 우비도 얼른 머리 넣고 입고요

물 먹고 가자하면

또 얼른 물그릇에 가서 물먹고 와요

 

내가 식후에

손을 번쩍들었다 내렸다 하며

운동하면

저도 따라서

벌떡 두발로 일어서 앞발을

만세하듯 번쩍 들면서 신이 나요

 

강아지 음악 틀어주는 습관을 들였더니

음악 틀면 자동으로 릴렉스 하면서 편히 잠들고요

 

얼마 전까진 산책 때

헥헥대면서 나를 끌고 다녔었는데

요즘은 내가 걷는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으며

여유 있게 산책을 하네요

산책하면서 이름을 부르면

귀찮을텐데 방긋웃으면서

항상 뒤돌아봐요

 

초반엔 뭘 할 때 제지하면

그렇게 화를 내고 물기도 하더니

요샌 장난으로라도

입질하면 바로

 "엄마 아야할거야?" 하면

바로 멈춰요.

 

1년 넘게

정말 많은 돈과 시간과 애정을 쏟은 결과네요

애정은 나의 노동(산책 개털 청소..씻기기  힘들어요)과

돌봄(밥주기 옷입히기 털빗기기)의

총합입니다

 

8시쯤 자는 애한테

조용하게

치카치카 하고 자야지 하니까

벌떡 일어나네요 ㅎㅎ

 

우리 강아지

요즘 많이 행복합니다

(유튭에서 본 강아지가 행복할 때 기준 ㅎㅎ)

밥을 싹싹 비우고요

잘 자고요! 응가도 잘합니다

자고 일어나서 2-3초 후면

새까만 코가 촉촉 말랑해지고요~

털은 윤기가 자르르 흘러요

진짜 시골사는 사고르자브종 누렁이인데

요즘은 좀 빤지르하네요

 

더불어

지켜보는 나도

행복합니다

고맙다

내가 들인 시간은 고작 1년..

노력대비 큰 기쁨을 얻었습니다

IP : 121.163.xxx.14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7.13 11:45 PM (118.32.xxx.104)

    어머어머 대단한 교감이네요
    주인행동을 스스로 보고 따라했단게 최고 교감의 방증!
    시고르자브종 진돗개정도의 중형견인가요?
    발바리같은 소형견인가요?

  • 2. ..
    '23.7.13 11:49 PM (121.163.xxx.14)

    진돗개와 소형견의 중간이에요
    7.5킬로 정도에요
    다리가 길고 늘씬하고
    머리가 작아서
    약간 고라니 새끼 같은 느낌이에요
    덜 자란 어린 진돗개 같이 보이는지
    다 큰 거라하면 놀라더라고요

  • 3. 와...
    '23.7.13 11:51 PM (221.152.xxx.172)

    저 평생 개 키울 생각 없었는데 이 글 보고 강아지 키우고 싶어질 정도네요.
    강아지와 님 사이의 사랑이 느껴져서 저까지 행복합니다.

  • 4. ..
    '23.7.13 11:54 PM (121.163.xxx.14)

    저도 강아지가
    이렇게 말도 알아듣고
    같이 살 수록 인간의 질서 안에서
    살 수 있을 거란 생각 못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강아지가 영리하고 품성도 좋은지
    정말 적응을 잘 해 줬어요
    너무 고마운 일이에요

  • 5. 행복해보여요
    '23.7.13 11:55 PM (118.235.xxx.79)

    견주의 많은 사랑과 보살핌덕분에.
    시고르자브종이란 시골 잡종을 늘린 말이예요.
    사실 옛날엔 시골개들 풀어놓고 키워서 돌아다니며 만난 놈?과 하룻밤? 사랑해서 태어나는 잡종이란거죠.
    지금처럼 무슨 무슨 종이니 하는 개념도 없었으니까요.
    진짜 예뻐요.

  • 6.
    '23.7.13 11:57 PM (118.32.xxx.104)

    줌앤줌아웃에 사진 좀~

  • 7. 제발
    '23.7.14 12:01 AM (175.195.xxx.148)

    줌앤아웃 사진 부탁드려요
    너무 보고싶어요

  • 8.
    '23.7.14 12:04 AM (121.163.xxx.14) - 삭제된댓글

    지금 못 올려요 .;;, 게시글 시간 간격 있어서요
    그냥 시골 누렁이에요
    흰둥이처럼 객관적으로 이쁘고 그렇진 않아요~^^
    낼 아침에 올려볼께요

  • 9. ker
    '23.7.14 12:11 AM (180.69.xxx.74)

    옆에서 코도 골며자요
    밖에서 바스락 소리만 나도 깨면서
    집에선 천둥번개 난리나도 쿨쿨

  • 10. ㅋ 그 느낌 알쥬
    '23.7.14 12:16 AM (116.121.xxx.113)

    울 강쥐는 가끔은 꿈을 꾸는지 낑낑낑대기도 하며 자네요.

    밖에 나가면 세상 쫄보가
    집안에서는 대장질 해요.

  • 11. ....
    '23.7.14 12:20 AM (219.255.xxx.153)

    1살이면 많이 커서 와서 행동 교정하기 힘드셨겠어요.

  • 12. ..
    '23.7.14 12:24 AM (121.163.xxx.14)

    초반에 손에 상처가 가실 날이
    없었네요..;;;
    데려오기 전부터 얼굴보고 알던 사이였구요
    기본 견성이 좋은 아이 같아요

  • 13. 아!
    '23.7.14 12:25 AM (221.154.xxx.131)

    강아지가 행복할 때 밥 싹싹 비우고 잘자고 응가 잘하고 그런거예요? 지금 울 강아지가 그러고 있는데~~ 와앙! 저도 작년 12월에 유기견센터에서 입양한 포메라니안을 키우고 있는데...너무너무 예뻐요. 하루종일 짖는 건 가족들이나 누가 현관에 들어올 때 뿐이예요. 겁쟁이라 자기보다 작은 강아지에도 놀라 도망가구요

    요새는 배고파?라는 말을 알아듣고, 배고프면 빙글빙글 계속 돌아요. 비닐봉지 부스럭 소리가 나면 간식주려고 하나?하면서 눈 똥그랗게 뜨고 쳐다보고요.

    제가 강아지를 무서워했어서 키울 생각을 아예 못했는데..막상 키우게 되니 다른 강아지도 이젠 별로 안 무서워요. 잘 때도 저와 남편 사이에서 자구, 저랑 베개를 같이 베고 잘 때도 많아요.제가 남편의 코골이에 다른 방에 가도 울 강아지는 잘 견디며 자더라구요

    정말..사춘기 딸때문에 멘탈 털리고 있는데 울 강아지가 위로가 되네요. 제 다리나 허벅지에 털썩 기대서 낮잠을 자는게 어찌나 예쁘던지..
    정말 이런 완벽한 강아지를 어떻게 유기를 했나 싶지만 저희 집에 와준 선물 같은 존재예요

    저희 강아지로 실외배변을 하다보니 하루에 네 다섯번 산책을 다녀오거든요. 현관에서 자기 발 안 닦아줬다고 안 들어오고 기다려요. 진짜...너무 사랑스러워요.

  • 14.
    '23.7.14 12:29 AM (121.163.xxx.14)

    아! 님
    좋은일 하셨네요~^^
    그집 강쥐도 신통방통하네요

  • 15. 똑띠네요
    '23.7.14 12:54 AM (211.229.xxx.159)

    저희멍이는 3살까지는
    엄청 산만하고 까불이었는데ㅋㅋㅋ

    이젠 뭐 척하면 척이죠.
    서로서로.
    멍이도 나를 다 이해하고
    나도 멍이를 다 이해하고.

    사랑해 멍뭉이들아♡

  • 16. 똑띠네요
    '23.7.14 12:55 AM (211.229.xxx.159)

    우리멍이는 13살^^

  • 17. 자식은
    '23.7.14 1:10 AM (92.40.xxx.171)

    다 키우고 시간여유가 있는 분이신가봐요.

  • 18.
    '23.7.14 1:56 AM (49.169.xxx.39)

    사진올려주세요
    시고르자브종 너무 좋아해요

  • 19. 우리개
    '23.7.14 3:54 AM (1.237.xxx.181)

    제가 16년 키우던 개는 할머니랑 자라서 그런가
    할머니 아줌마를 좋아했어요 ㅎㅎ

    그 녀석 데리고 나가면 동네 꼬마들이
    죄다 들러붙어서 예쁘다 예쁘다

    제가 막 혼냈죠 야 너희보다 얘가 나이 많다
    그러니까 꼬맹이가 우리개 이름에 ㅇㅇ 언니하더군요 ㅎㅎ

    참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줬어요
    하늘에서 편히 쉬길 보고싶다

  • 20. ㅇㅇㅇ
    '23.7.14 8:22 AM (183.107.xxx.225)

    쉽지 않은데 정말 지극정성으로 키우셨네요.
    강아지가 그 정성을 아나봅니다.
    강아지와 늘 행복하세요.

  • 21.
    '23.7.14 10:24 AM (121.163.xxx.14)

    사진 올려드리려 했는데
    줌 게시판이
    익게가 아니네요 ㅎㅎ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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