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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 친구, 헤어질 결심

qkfka 조회수 : 3,924
작성일 : 2023-05-20 10:51:50

A, B ,C는 모두 독신이며 아들이 한 명씩 있으며 아들들은 다 독립을 하고 혼자 산다

 

A는 제일 연장자이고 아이가 어릴 때 이혼을 하고 장사를 하고 있어 아는 사람이 많다

B는 8년 전 남편과 사별을 하고 그후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 인연을 거의 끊고 

이사를 하고 C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 들어가 일을 하고 있다

C는 제일 나이가 어리고 아이가 어릴 때 이혼하고 워킹맘으로 살아왔다

  젊고 착하고 예쁘고 예의 바르고 이 지역에서 오래 살아 친구가 많다

B ,C는 5년 쯤은 동료로만 지냈으나 서로 독신이라 같이 밥 먹을 기회가 많아져서 친하게 되었다

A,C는 차가 있고 B는 차가 없다

 

A와 B는 10년전부터 친했고 A와 C가 같은 단체에 있는 걸 알게 되어

셋이 같이 만나게 됐다

셋이 죽이 맞아 가끔 밥도 먹고 드라이브도 가고 여행도 가면서

이대로 좋은 친구로 같이 늙어가자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C가 울면서 전화를 해왔습니다

몇 달 전부터 배가 아파서 검사도 하고 약도 먹었는데 낫지 않아 초음파를 했는데

췌장암 4기라고

50대 중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A는 2,3년 전 여동생을 대장암으로 잃고 B도 암으로 남편을 잃었던 터라

쓰리고 아픈 기억이 생생하니 복기되어 병에 걸린 친구의 소식과 더불어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A, B는 어찌되었든 친구이니까 힘들어도 옆에서 돌보고 같이 가자고 다짐을 했지요

그런데 A는 한달도 안 되어 C 곁을 떠났습니다

C가 항암을 하고 병원에서 돌아올 때 운전이 무서워서 못하겠다고

A에게 태워다 달라고 부탁을 하자 매번 부탁을 하게 될까봐 난색을 표하고는

등을 돌린 것입니다

B도 C의 투병 과정을 들으면서 이미 아물어가던 상처의 딱지를 후벼 파서 

다시 피가 흐르는 자신의 고통에 매일매일이 끔찍했지만 

코로나 시국에 병원에 문병도 못 가고 별로 해줄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아픈 친구를 두고 자기 가슴 아프다고 눈을 감고 뒤돌아서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지요

예후가 많이 안 좋은 암이지만 이기고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도 많이 있다면서

C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투병을 했습니다

A를 원망하는 마음조차 투병에 나쁘다며 좋은 것만 생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참 씁쓸한 그녀의 표정을 보았습니다

 

병을 발견하고 10개월만에 꽃 같은 C는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그 후 A도 B 도 서로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B는 2명밖에 없던 친구를 동시에 잃었습니다

IP : 133.204.xxx.224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23.5.20 11:02 AM (223.62.xxx.52)

    원글님이 B라면 힘드시겠어요..
    친구분의 명복을 빕니다.

  • 2. 에효
    '23.5.20 11:14 AM (61.105.xxx.84) - 삭제된댓글

    사람이 아름답고 위대한 일을 해낼 때도 있지만

    운명처럼 다가오는 불행 앞에
    남보다 내가 먼저인 이기심 앞에
    참 나약한 인간입니다.

    고운 사람을 왜 일찍 데려가시는 지 ...
    친구분의 명복을 빌며
    원글님에게 좋은 친구가 또 다가오기를 ...

  • 3. 어차피
    '23.5.20 11:15 AM (220.71.xxx.227)

    남인데요 시절 좋은 인연이었던 거죠
    부모형제도 아파도 나 몰라라하고 자식도 기대하기 어렵고 기대할게 없는 사이인거죠

  • 4. ㅡㅡ
    '23.5.20 11:26 AM (1.236.xxx.203) - 삭제된댓글

    즐겁게 보낸 시간은 분명있었고
    그거면 된거죠
    부모자식도 형제도 서운할수있고 이기적일수있는데
    누굴 서운해하는것도 피곤한일
    만나서 즐거웠음됐고
    서운함이 크면 안보면되고
    그냥 심플하게 생각합니다
    안그럼 내가 힘드니까요

  • 5.
    '23.5.20 11:26 AM (175.223.xxx.10) - 삭제된댓글

    인간이 참 . . 얼마나 살지 알수도 엢는 존재인데.
    우정과 신뢰를 그리 .. .
    a와는 더이상 만날수 없겠네요.
    힘내시고 잘 - 이겨내세요.

  • 6. ..
    '23.5.20 12:21 PM (223.38.xxx.154) - 삭제된댓글

    슬프다..
    힘내세요

  • 7. 종이학
    '23.5.20 12:27 PM (210.181.xxx.75)

    마음이 아프네요. 좋은 인연이 다시 올거에요, 응원합니다.

  • 8. 에고
    '23.5.20 12:43 PM (124.49.xxx.205)

    눈물나네요 b님 또 좋은 인연 만나실거예요

  • 9. 참 허망하다
    '23.5.20 12:48 PM (112.167.xxx.92)

    시절인연이라고 하지만은 다른암도 아니고 췌장암환자에게 누구냐고 발을 바로 빼나ㅉ 인간관계 뭣 같은건 진즉 알고 있다만 니글에서 허망에 정점을 찍음

  • 10. 참 허망하다
    '23.5.20 12:58 PM (112.167.xxx.92)

    니글->님글 수정

    나야 뭐 혈연간에도 못 볼꼴을 이미 겪었기에 진즉 사람들속에서 기대 자체를 안해요 걍 시절 그순간에 필요때문 같이 밥먹고 차마시고 술마시고 외로움해소 대소사 필요에 의한 사람이겠거니 이 필요성이 소진되면 언제고 누구시죠 하겠거니 합니다만

    누구시죠도 내가 건재할때는 데미지가 없으나 저래 환자가 됐거나 길바닥에 나앉을시 망치로 얻어맞는거 같죠 너무 인간이 허망하지

  • 11. qkfか
    '23.5.20 1:10 PM (133.204.xxx.224)

    시절 인연...
    백년 해로 기약한 부부도 가차없이 헤어지는 마당에
    그렇죠
    부질없고 허망하죠

  • 12. 가끔
    '23.5.20 1:21 PM (219.255.xxx.39) - 삭제된댓글

    친구라는게 좋을때만 만날려는 사람있더군요.꽤 많아요.
    사람 이용?하는 사람도 많고
    내가 널 만나주잖아?모드?

    만나서 단돈 10원도 더 안쓸려고하고 늘 계산적이고
    이거재고 요고재고 시기,질투,경쟁,비교를 아닌듯 하면서도 매번 꽂혀서 사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남 잘되면 칭찬보다는,넌 잘나가는데 난 뭐지?너 뭐 잘난?식...

    그러다 상대방이 무너지면 싹 돌변하는 사람도 봤지요.
    (저도 양쪽을 다 본...)
    잘 사는줄 알았더만 별것아니였네식..

    그런 사람이였다,그런 사람과 친하다고 생각했던 기억때문에
    사람 별로 깊게 안사귀어요.
    그냥 오늘 만나면 친구,오늘 안노이면 그냥 아는 사람..ㅠㅠ

  • 13. ….
    '23.5.20 1:21 PM (121.162.xxx.174)

    독립했어도
    이제 고아 되는 자식 두고 가야했던 c 가 너무 가엾네요
    부디 평안을
    그리고 아드님 씩씩하고 굳건하길 빕니다

  • 14.
    '23.5.20 1:39 PM (182.225.xxx.163)

    c는 그래도 b같은 좋은 친구가 있었네요
    만약 원글이 b라면 좋은 인연 또 올거에요
    최선을 다한 님같은분은 좋은일만 있을겁니다
    c 자녀분 건강하게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

  • 15.
    '23.5.20 1:41 PM (119.204.xxx.215) - 삭제된댓글

    아름답게 보내줬으면 좋겠지만 병원셔틀은 가족도 힘든거라 A가 크게 잘못된거라는 생각은 안들어요.
    이번 한번만 부탁해요/이번만이다. 이런 대화가 오가는것도 웃기니 A가 일찌감치 떠난거 같음
    그리고 타인은 좋을때나 으쌰으쌰가 되지 각자 안 좋은일이 줄줄히 터져 스트레스게이지가 커지니 서로 선넘고 인간은 이기적이라 본인만 젤 힘들고 서운한점만 생기고 깨지더라구요(경험)

  • 16. 그런데
    '23.5.20 2:10 PM (39.7.xxx.197) - 삭제된댓글

    에이는 왜 그랬을까요
    좀 챙겨주지
    좀 도와주지

  • 17. 원글님
    '23.5.20 2:53 PM (211.227.xxx.146)

    좋았던 기억만 갖고 가시고 C님의 명복을 빕니다

  • 18. ㆍㆍㆍ
    '23.5.20 3:46 PM (59.9.xxx.9)

    친구도 결국 남이고 시절 인연이고 그냥 좋을 때 그 뿐이지요. a라는 사람 이기적이긴하나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게 병원셔틀은 가족도 힘든데 하물며...한두번이야 모르지만 이미 가족도 암으로 잃어보고 운전하면서 다른 사람을 라이딩하는게 얼마나 신경쓰이는지도 잘 알것이고 게다가 장사까지 하면 이미 이런저런 사람들을 많이 겪어봐서 본인이 피곤해질거라는걸 미리 알고 손절한거네요. 인간이란게 참 남의 중병보다 내손의 작은 가시가 더 아프고 절절하다잖아요. c라는 분은 참 가엽네요. 고생만하다가 그리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ㅠㅠ

  • 19. qkfka
    '23.5.20 6:23 PM (133.204.xxx.224)

    코로나 시국이어서
    그리고 c가 극도로 조심을 해서 사실 해 줄 것도 챙길 것도 별로 없었어요

    누구나 사람은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고
    손해다 싶으면 뒤도 안 돌아보는 사람 많이 겪었지만
    나이 들어 함께 늙어갈 거라고 생각한 친구를 잃은 건 충격이 크네요

  • 20. .....
    '23.5.20 6:51 PM (110.13.xxx.200)

    충격이 크셨겠네요.
    더구나 췌장암 것도 4기라면 당사자는 정말 너무너무 무서웠을거같은데.. ㅠㅠ

    저도 같이 오래도록 유지될거라 생각했던 한 모임에
    가장 활발히 활동하던 한 친구의 급작스런 외면으로
    적잖이 충격받았었는데 ...
    상심이 크셨겠어요. ㅠ

  • 21. a에게
    '23.5.20 7:32 PM (122.102.xxx.9)

    a를 원망하시는 듯 한데, 상황이 슬프지만 a를 원망할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에게는, 내가 이해할 수 있거나 아니면 이해 할 수 없는, 그녀의 사정이 있었겠지요.

  • 22.
    '23.5.20 8:05 PM (39.125.xxx.34)

    그렇게 따지자면 아들을 먼저 부르는게 맞지 않나 싶네요
    첫 항암인데 자식은 바쁘고 귀하니 안부르고 만만한 친구 부르는거 장사 오래한 친구가 눈치채지 않을리가요
    그리고 애초에 모임이 원글님을 매개로 세친구 된거지 같은 단체로 활동했던 두 분은 친분이 깊진 않았을 듯요

  • 23. qkfka
    '23.5.20 8:28 PM (133.204.xxx.224)

    여기는 지방 도시이고 아들은 서울에서 직장 다니다
    전근을 자원해서 이 도시로는 못 오고 옆 도시로 와서 매 주말 엄마를 보러 왔어요
    처음에만 실컷 울고 마음 독하게 먹고 웃는 얼굴로 엄마를 돌본 이쁘고 가여운 아들이지요

    A와 C는 집이 가깝지 않아 병원 셔틀을 매번 부탁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여튼 A의 성정을 잘 아는 저로서는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에요
    그게 최악의 타이밍이었구요

    내 작은 이기심에 따라 친구라 부르던 관계를 깰 결심은 하루도 안 걸릴 수도요

    말하고 싶은 포인트는 인생 무상입니다

  • 24.
    '23.5.21 11:11 AM (116.37.xxx.43)

    원글님이 느꼈을 인간관계의 허망함과
    인생 무상의 쓸쓸함이 진하게 와닿네요
    마음의 상처 회복 잘 하시기를ᆢ
    먼저 떠난 밝고 상냥했던 친구분
    좋은곳으로 가셨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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