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친구처럼 맘이 통하는 건 좋지만 부모는 제발 부모자리에 있어주길.
부모 이혼으로 청소년기부터 아빠와 살게 되었어요.
아빠와 재혼한 새엄마와 우리 남매. 이렇게요.
암튼, 두 분 사이에는 늘 긴장감이 감돌았고
저는 늘 두려웠어요. 겉으론 밝았지만요.
아빠는 오랜 부재끝에 우리를 만나서인지
그리고, 정처없이 살다가 가정이 오랜만에 생겨서인지
우리와 다시 살게되어 좋다고 했어요.
그것까진 너무 좋은 일인데요
저에게 과하게 사랑과 관심을 주셨어요
새엄마와는 사이가 안좋고
하나있는 아들은 자꾸 일탈하니
그나마 문제없이 착실?한 저에게 의존? 비슷하게 하셨는데
그때부터 28살까지 같이 살면서
약간 저를 인생 동반자?로 대하는게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아빠가 나한테 신경쓸수록 새엄마 눈치도 보였고요.
아빠의 애정 방식이
제 나이 50인 지금도 만나면 온몸을 스캔하고,
몸무게가 몇이니, 체지방이 몇프로니, 토익점수 몇이니,
고등 친구 누구누구 어떻게 사니,,
스켈링은 얼마만에 한번씩 하니....
대학원때 학점이 몇이니, 등등...
제가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는
제 몸매에 대한 평가(제가 가슴이 컸는데 그걸 지칭하며 지엄마 닮았다..부터..몸매가 끝내준다..등)
허벅지가 있어야 섹시하다. 그러면서 다이제스트란 잡지에 나온 반나체 반포르노 사진들 보여주고..
이런 몸이 좋은거다..등등....수치심을 적잖이 느꼈죠.
제 학교 친구들과의 일들도 다 물어보고...
새엄마에 대한 불평, 냄새난다. 같이 자기 싫다...
오빠에 대한 뒷담화, 의논까지..
내가 마누라도 아닌데 왜 나한테 신경쓰나 몹시 부담스러웠어요.
집안 분위기가 좋고 새엄마와 나의 관계가 편안했으면 오히려 아무렇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아빠는 계속 나와 단둘이만 속닥거리려고 하고 그러면
저의 부담은 더 커졌어요.
저는 소개팅 하는 것부터가 스트레스..
사귀는 것도 아닌데 고향, 아빠 직업은 당연하고 그 남자애 학벌도 sky아니면 까였고요.
통금도 10시여서 늘 뛰어다녔어요.
어떻게 보면 자상한 아빠인데,
아빠의 부부관계가 안좋다보니, 아들에 대한 실망이
저에대한 과도한 애정, 관심, 집착으로 이어졌고,
저는 그게 너무 힘들어 도망치기도 했고,
아빠가 그럴수록 아빠에게 마음 보이기가 싫어서
더 까칠하게 굴고 도망다니고 그랬어요.
제발 아빠 인생좀 사세요!!!! 나 좀 고만 쳐다보라고요!!!!!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죄책감과 짜증남이 막 엉켜서 말이죠.
제가 저의 경험 덕분에 지금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어느 순간 저도 제 아이를 스캔하는 시선을 의식하게 되었고
아무리 사랑과 관심이라도 아이가 원하지 않을 땐 멈추야 하고,
내가 불안하고 걱정이 되더라도 너무 캐묻지 않아야 되더라고요.
그냥 존재의 알맹이를 안아주는 마음으로 사랑으로 멀리서 바라봐주고
조용히 고개 끄덕여주고...거기서 출발해야 겠더라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여유가 있고 불안하지 않아야해서
저는 제 세계속에서 열심히 살기 위해 나에게 집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