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아 자꾸 밖으로 나가게 되는 5월의 주말 아침입니다^^
오늘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된 단어 혹은 관용 표현을 볼게요
아킬레스건, 마이다스의 손, 판도라의 상자, 술의 신에서 따온 박카스 등은 이미 너무나 유명하고요
책을 읽다보니 알아두면 어딘가에서 쓸데있지 않을까 싶은 표현들이 나와서 나눠봐요
1. Procrustean bed
It’s a real Procrustean bed situation because the company rules keep changing all the time and they just expect us to conform. It is sort of annoying (이건 정말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같은 상황이야. 왜냐하면 회사 규정이 계속 바뀌는데 회사는 우리보고 거기에 맞추기만 바라잖아. 짜증나는 일이야)
Procrustean bed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자신의 기준에 억지로 맞추려고 하는 횡포나 독단을 말합니다
아테네 영웅 테세우스는 아버지를 찾아 아테네로 가는 도중 여러명의 악당을 만나게 되는데 가장 마지막으로 만나는 자가 프로크루스테스라는 노상 강도입니다
그는 여인숙을 운영하며 숙박하는 여행객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것으로 악명 높았어요
그에게는 철제침대가 있었는데 손님이 오면 거기 눕혀서 침대보다 크면 머리와 손발을 자르고, 침대보다 작으면 사지를 묶어 침대크기만큼 늘여서 어떻게든 죽이는 자였죠 ㄷ ㄷ
그런데 웃프게도 그 자신 역시 테세우스에게 같은 방식으로 침대에서 죽임을 당합니다
이 표현은 심리학 용어로도 쓰이고 경제, 정치계에서 많이 인용되는 표현이예요
권력자들, 법을 다루는 자들, 돈을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잣대만을 고집하며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목숨을 뺴앗으면서까지 자기 것을 주장하고 지키려는 자 혹은 단체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죠
그러나 신화 속 이야기처럼 그렇게 내 생각, 내 기준만을 고집하고 상대를 죽이기까지 내 이기심을 관철하는 자의 끝은 부메랑처럼 자기 자신에게 똑같이 돌아오고 결국 서로가 서로를 해하는 일이 됩니다
요즘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표현이 아닐까 싶어요
2. Hubris
- A brave move but, as we all know, hubris is followed by nemesis (용감한 행동이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지나친 오만 뒤에는 그에 응당한 벌이 따라온다)
- Arrogance, hubris, blind patriotism and good old-fasioned fear are our real enemy! (오만, 지나친 자만, 눈먼 애국심 그리고 시대에 뒤떨어진 두려움이야말로 진정한 우리의 적이다!)
Hubris는 극단적 오만, 자기 과신을 뜻하는 단어인데 그냥 ‘휴브리스’라고도 써요
심리학, 비즈니스, 사회집단에서 자주 언급되는 용어인데 그 유명한 이카루스 이야기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이카루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미노스왕의 총애를 받았지만 크레타 왕비의 부정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아들과 함꼐 탑에 갇히게 됩니다
건축가이자 발명가였던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로 날개를 만들어 밀랍으로 어깨에 붙인 뒤 이카루스와 함께 하늘로 날아 탈출에 성공하는데 이카루스는 첫 비행의 기쁨도 잠시, 날면 날수록 오만이 고개들며 세상 무엇보다 높이 날 수 있다는 착각에 탈옥이란 목표도 잊고 더 높이 날아올라요
날기 전 절대로 태양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도 무시한채
결과는 우리가 다들 알듯이 날개를 붙인 밀랍이 태양열에 녹아 바다로 떨어져 죽죠
그리스인들은 오만에 빠져 자신의 분수를 잊고 도를 넘는 행동을 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가 응당한 벌을 내려 삶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이카루스는 그 벌을 받은거죠
비행 기술로 탈옥한 이카루스가 성공 요인인 비행 기술로 인해 추락해 죽는다는 것이 ‘이카루스의 역설’입니다
성공 요인에 안주하여 혁신하지 못하고 자신의 성공 요인에 의해 결국 실패하게 되는 것, 크고 작은 부침의 연속인 인생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하게 됩니다
3. Between a rock and a hard place
His new promotion put him between a rock and a hard place, since he now managed his old colleagues and had to punish or warn them officially, if necessary (그가 승진하면서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는데 진급 이후 그는 옛 동료들을 부하로 관리하고 필요하면 벌점을 주고 공식적으로 경고를 해야했기 떄문이다)
Between a rock and a hard place는 진퇴양난, 꼼짝달싹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을 뜻하는 숙어예요
여기서 말하는 ‘바위’와 ‘힘든 곳’은 어디있까요?
신화 속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배를 타고 귀향하는 길에 매우 곤란한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스킬라 (Scylla)와 카립디스 (Charybdis) 사이를 지나야만 집으로 갈 수 있는데 스킬라는 큰 바위에 사는 머리 6개 달린 괴물로 그 앞을 지나는 배의 선원들을 모두 잡아먹는 무서운 존재이고, 카립디스는 바다의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이는 곳입니다
마침내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을 잃어가며 힘들게 통과하는데 이처럼 어느 것도 택하기 어려운 곤란한 상황 혹은 딜레마에 빠진 것을 나타내는,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입니다
같은 뜻으로 ‘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 ’between two fires’라는 표현도 있어요
*매 주말아침 같은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있어요
82에 ‘주말아침 심심풀이’로 검색하시면 닉네임 TGIS의 지난 글 17편을 모두 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