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행복을 돈주고 샀어요 ㅎㅎ

반짝반짝 조회수 : 3,771
작성일 : 2023-05-11 09:32:27

네 이렇게 큰 행복일줄 모르고 샀는데 아침에 눈뜨면 그때부터 행복 시작^^
본업이고 생계수단일 수 있지만 누군가 정성들여 푸른 잎 돋게 하고 예쁜 꽃망울 잔뜩 달아 키운 꽃화초들을 몇개 샀어요 
아침에 깨면 붉은 색이 파랗게 변하는 하늘을 보며 일어나 눈비비며 제일 먼저 달려가는 곳이 화초들 쪼로록 놓인 침실 베란다예요 
얼마 전 구매한 꽃화분들이 하루가 다르게 꽃망울을 터뜨리네요 

얄팍한 한지로 겹겹이 접은 미니 장미꽃같은 보랏빛 캄파눌라
벨벳같은 꽃잎을 허리 뒤틀듯 한잎씩 펼치며 진한 향을 내뿜는 순백색의 꽃치자 (향을 맡으면 꽃 속으로 빨려들어가는듯 황홀..)
아가별들을 닮은 수십개의 작은 꽃이 노랑으로 피었다 점점 분홍색으로 바뀌는 별화분 칼랑코에 
단단한 진초록 잎사귀 끝에 굳게 다문 입처럼 강단있어 보이는 꽃망울을 도도하게 열어보이기 시작한 연분홍 향동백

온갖 나무와 화초 속에 파묻혀 사신 부모님을 보고 자라며 귀찮아서 어떻게 매일 저걸 물주고 잘라주고 비료주고 하나 했던 저
부모 유전자는 드러나는 때가 다를 뿐 언젠가는 나오나봐요 
부모님이 키우시던 화초들 나눠주셔서 몇개 키우고 있었지만 다들 잎사귀로 승부보는 아이들이라 1% 아쉬움이 있었는데 화사하게 피는 꽃들이 자리하니 눈도 코도 마음도 몇배로 즐겁네요^^ 

오천원짜리 두개, 만원짜리 하나, 삼만원짜리 하나
이정도에 이만큼의 행복이면 따지고 싶지 않지만 가성비 우주 최강인듯 ㅎㅎ
수고해서 번 돈으로 누군가 수고와 정성으로 키운 생명체를 사면서 무한의 행복을 덤으로 얻다니..
일없는 날엔 하루 종일 화분 곁을 서성이며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며 빵빵하게 차오르는 가슴을 느낍니다 ^^
화초 공부도 더 하고 일기도 쓰며 이 행복을 속속들이 누려볼 생각이예요 





IP : 59.6.xxx.6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5.11 9:40 AM (112.145.xxx.70)

    화원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 2. ..
    '23.5.11 9:43 AM (125.184.xxx.69)

    꽃들이 하나씩 필때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뛰는 가슴은
    찐 행복이지요
    저도 예전엔 베란다정원을 꾸몄었는데
    이사오며 동향집이라 해가 짧아 다 정리했어요
    다 이쁜꽃들만 키우시네요
    써주신글만 읽어도 눈에 선하고
    제마음도 행복해집니다
    창문열어 바람 잘 통하게 해주시고
    장담하건데 꽃들이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싶네요
    예쁜 정원 가꾸세요~

  • 3. 그렇죠
    '23.5.11 9:50 AM (59.6.xxx.68)

    잎파리 화초를 키울 때도 실밥같이 잘 보이지도 않던 싹이 연초록으로 돌돌 말리며 뚜렷한 형체를 보이기 시작하면 우리 아이들 아가 때 쑥쑥 자라던 생각도 나고 신기하고 흥분되고 그래요 ㅎㅎ
    꽃은 모양과 향이 달라서인지 좀더 눈에 띄죠
    그저 자연의 순리에 새삼 놀라고 주는 거 없이 받기만 하는듯 해서 고맙고 소중해요
    어제 밤에도 남편과 베란다 서성이며 사람 눈감고 자듯 잎사귀며 꽃잎이며 오므리고 접은 화초 보고 쟤네는 잘 준비 다 했나보다 했어요 ^^
    잘 어울려 살아봐야죠

  • 4. ker
    '23.5.11 9:53 AM (180.69.xxx.74)

    새싹 나오거나 꽃대 올라오면 너무 예쁘죠
    자연보고 힘을내요

  • 5. 저도
    '23.5.11 10:30 AM (125.136.xxx.127) - 삭제된댓글

    백화점 가면 꽃다발을 팔거든요.
    꽃다발들만 나뉘어져 있어서 더 예쁘더라구요.
    예쁘다는 생각은 하는데, 선뜻 돈 쓰기는 쉽지 않아요.
    행복은 돈으로 사는 게 맞아요.

  • 6. 돈으로
    '23.5.11 11:40 AM (59.6.xxx.68)

    행복을 살 수 있는 건 맞는데 보통 그런 말을 할 때에는 뭔가 큰 돈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집 한채 살 돈이라든가, 차 한대 뽑을 정도의 돈, 혹은 명품 척척 살 수 있을만큼의 돈...
    그런데 이렇게 크지 않은 액수로 수십배 수백배의 기쁨을 주는 것들도 있고 고맙게도 돈을 쓰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것들도 있죠
    나에게 감당이 안되는 돈으로만 살 수 있는 행복을 바라보며 얻지 못해 괴로워하기보다는 내가 쓸 수 있는 범위 내의 비용으로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사서 맘껏 행복해하는 것도 잘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거실에서 책보고 있는데 베란다 중문을 열어놓으니 화초를 거쳐서 오는 바람에 꽃향이 계속 실려와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어요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66831 기분나쁜 상황 맞을까요 6 항상행복 2023/05/11 1,659
1466830 카톡선물 받은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어요 3 카톡선물 2023/05/11 2,603
1466829 권리금 받고 가게 팔고 주위에 다시 차리면.. 9 이런 2023/05/11 2,674
1466828 다들 첫1억 어떻게 모으셨어요? 4 ㅇㅇ 2023/05/11 4,336
1466827 가상화폐 전수조사 해 보자구요... 14 2023/05/11 1,113
1466826 브리트니 스피어스 휘트니 휴스턴처럼 될까봐 걱정되네요. ㅜ ㅜ 6 에허 2023/05/11 5,097
1466825 뒷차가 깜박거리면서 따라오면 서라는 건가요? 19 ........ 2023/05/11 6,858
1466824 카키색 가디건이 사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8 가디건 2023/05/11 1,845
1466823 외동에 전업이면 남편이 편하다 눈치 안주나요? 47 2023/05/11 11,572
1466822 sk아이이테크놀로지 주식은 어떻게 보시나요? 4 .. 2023/05/11 1,687
1466821 도수치료 질문이요~ 1 .. 2023/05/11 1,017
1466820 요즘 무슨 과일이 맛있나요? 13 2023/05/11 5,502
1466819 제가 만약 죽으면 친정재산이.. 3 456 2023/05/11 6,239
1466818 한우 차돌박이... 5 2023/05/11 1,651
1466817 김행금 국민의힘 천안시의원 신천지 논란…신도 명단 유출 8 ... 2023/05/11 1,150
1466816 김치 냉장고 딤채 vs. 엘지 디오스 뭐가 좋을까요..? 4 ... 2023/05/11 1,392
1466815 "번호 달라" 거절한 여성에 주먹질해서 얼굴,.. 59 .. 2023/05/11 15,769
1466814 성인 손녀가 할머니로부터 증여받으면 12 !! 2023/05/11 5,010
1466813 김남국을 9 2023/05/11 1,653
1466812 죽고 싶을 때 주변에 하소연 안하고 어떻게 버티시나요 31 힘듦 2023/05/11 5,497
1466811 고생해서 번 돈이라 소중하네요 3 dsssdf.. 2023/05/11 2,284
1466810 서큘레이터 선풍기 뭐가 더 나을까요???? 4 ㅇㅇ 2023/05/11 1,478
1466809 매실고추장무침 3 ^^ 2023/05/11 955
1466808 이거 어떻게 읽나요? 14 슛자읽기 2023/05/11 3,162
1466807 남자들은 안영미 가슴춤 좋아하나요? 19 신기 2023/05/11 6,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