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0년전 할아버지의 카네이션

할아버지댁 기둥 조회수 : 2,565
작성일 : 2023-05-09 00:43:52
4ㅡ50년전
꼬꼬마때부터 어버이날이면
문방구 카네이션을 사서 부모님 손잡고
할아버지댁에 다녀왔어요
할아버지의 방 기둥에는 해마다 사다드린
빨강 카네이션이 빼곡히 꼿혀서
할아지의 살아온 인생의 훈장처럼 느껴졌어요

어느날
할아버지께서
이만하면 됐다
내년부터 카네이션 사오지말라고 하셨고
시골에 도착하면 가슴에 미리 꽃을 달고계셨어요
예전에 사서 기둥에 꼿아놓은 꽃들을 그때부터
재탕ㆍ삼탕 ᆢᆢᆢ
어린 제 눈에는 신식 할아버지같아서
존경심이 생겼어요

어느순간
문방구엔 핑크카네이션ㆍ흰색 카네이션이
나오기 시작했고 세월이 흘러 주머니가 든든해지니
거리엔 다들 생화 바구니를 들고다녔어요
한 세기가 바뀌더니 어느새 화분까지 나왔더라구요 ㅎ

저희아이는 작년에
카네이션이 아닌 그냥 예쁜 화분을 사왔는데
꽃좋아하는 남편이 그걸 정성껏 키우더니
올해도 꽃이 폈어요
식탁위에 얹어두고 올해는 꽃바구니 필요없다고
아이들에게 꽃사진 찍어 보냈어요

어릴때
기둥에 꼿혀 계속 재사용되던 할아버지의
종이카네이션 생각이 났습니다ㅎㅎ

참!
작년에 제가 코바늘 뜬꽃으로 바구니 만들어
시댁에 가지고 갔는데 올해는 제가 아파서
못가뵈었네요ㅜ
IP : 112.152.xxx.6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5.9 12:47 AM (39.7.xxx.101)

    남편분이 원글님 기억속의 신식 할아버님을 닮았네요
    얘기만 들어도 멋지세요

  • 2. 멋지세요.
    '23.5.9 12:53 AM (223.38.xxx.193)

    할아버지의 카네이션과 남편분 화분의 모습이
    서로를 위하는
    진정한 어버이날의 모습일텐데요.
    아름다운 이야기 감사합니다

  • 3. 이뻐
    '23.5.9 1:01 AM (211.251.xxx.199)

    멋지신 원글님 내외분과 할아버님이시네요

    저도 나중에 따라쟁이해야겠어요

  • 4. ..
    '23.5.9 1:17 AM (106.101.xxx.15) - 삭제된댓글

    너무 멋져요...

  • 5. Lㅡㅡ
    '23.5.9 1:33 AM (39.124.xxx.217)

    작년에 아이가 사들고 온 카네이션 화분.
    화분에 심었더니 며칠 전부터 꽃이 피네요.
    ^^

  • 6. ...
    '23.5.9 1:48 AM (106.101.xxx.246) - 삭제된댓글

    뭉클하고 아름답네요
    이런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 7. ㅇㅇ
    '23.5.9 6:12 AM (222.234.xxx.40)

    와 !

    원글님 할아버지와의 다른 추억도 올려주세요 ~^^

  • 8. ..
    '23.5.9 6:49 AM (123.214.xxx.120)

    할아버님 기둥이 상상돼요.
    전 꽃 그거 먹지도 못하는거 하며 선물만 들고 다녔네요.
    다행히 다른 형제들이 꽃을 챙겼구요.
    돌아가시고나니 꽃밖에 챙겨드릴게 없네요.

  • 9.
    '23.5.9 9:32 AM (211.245.xxx.178)

    화분 금방 죽던데...어떻게 키우면 살아요?ㅠㅠ
    진짜 금손이시다..

  • 10. ㅎㅎ
    '23.5.9 12:16 PM (211.206.xxx.191)

    저도 노란 카라 화분 선물 받았는데
    내년에 패스다 하게 잘 키워봐야 겠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69452 닥터차정숙 파국이는 용서하거나 눈감고 살 수준이 아닌것같아요 3 .. 2023/05/20 2,880
1469451 간호법 집회 가라며 학교에서 식비 5만원 지원해줬다 36 ... 2023/05/20 3,639
1469450 잠잘때 바로 누워서? 옆으로 누워서 어느 자세로? 3 바로누워서?.. 2023/05/20 1,625
1469449 팬텀싱어 지금 봤는데 14 ㅇㅇ 2023/05/20 2,362
1469448 이탈리아 한달여행 계획세우는 중인데 9 바코드 2023/05/20 2,328
1469447 간단 토마토 샐러드(?) 22 dd 2023/05/20 5,695
1469446 현관 도어락 인터넷에서 사서 개인이 9 뱃살여왕 2023/05/20 1,852
1469445 친형제,자매라도 이런 매너없는 행동은 정떨어지나요? 6 ... 2023/05/20 3,463
1469444 화폐가치 하락했다해도 10억은 여전히 큰돈이지만 8 .... 2023/05/20 2,577
1469443 8월말 동남아 어디가 좋을까요? 11 여행자 2023/05/20 2,340
1469442 치과의사를 무슨 수로 꼬시나요? 33 ㅡㅡ 2023/05/20 10,538
1469441 소변유기산검사 주기 기능의학 2023/05/20 564
1469440 남편과의 관계 조언좀 부탁드려요 12 ㅂㅅㄴ 2023/05/20 4,837
1469439 스벅 싱거운 커피맛은 더블샷해야하나요 16 2023/05/20 2,480
1469438 사주 2군데 정반대 의견일때 9 별별 2023/05/20 1,749
1469437 저같이 1대 1만남이거나 소수의 사람 만남이 편안한분들 있으세요.. 2 .... 2023/05/20 927
1469436 법륜스님 영상중 감탄했던거 12 오우 2023/05/20 5,497
1469435 조카 결혼은 축의금 얼마하시나요? 17 .. 2023/05/20 8,183
1469434 당근에는 또라이가 많아요. 8 2023/05/20 2,554
1469433 외고 입시 준비 할때 필요한 부분 말씀해주세요^^ 8 감사합니다 2023/05/20 1,954
1469432 코웨% 얼음정수기 한달얼마나 내세요? 2 hippop.. 2023/05/20 1,412
1469431 호두파운드 케잌. 뚜레쥬르vs파리바게트 어디가 낫나요? 10 ... 2023/05/20 2,221
1469430 향수 싫어하는 분들이 많군요. 53 .. 2023/05/20 5,982
1469429 안해욱이가 조남욱이를 만난건 평생 단 한번이라는 증언 8 기사 2023/05/20 1,904
1469428 인간 관계에서 깨달은 점 있나요? 45 .. 2023/05/20 7,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