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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adhd 사람인데 50이 되고야 차분해 지는 느낌

ㅁㅁㅁ 조회수 : 4,577
작성일 : 2023-04-25 18:52:03
일단 정식으로 땅땅땅! adhd로 명하노라! 이런 진단은 받은 적이 없고요.
성인 adhd 전문 병원이란 곳 가서 자가보고식 설문 하고는
약간 경계이긴 한데 약 먹어보라고 해서 
처방받은 콘서타, 메디키넷 잠깐 먹었었네요.

일단 유년시절.
파괴지왕으로 살았어요. 뭐든 내 손에 들어가면 남아나질 않아서..
뭐만 잃어버리고 망가지면 다 내 탓.ㅠ.ㅠ
성적표에는 늘 '산만하다'고 써있었어요. 초등 내내.
집에서 맨날 혼났습니다. 칠칠맞다고.
일어난 자리 컵 다 쓰러지고,
참기름 병 쏟고, 가방 두고 오고 이런 스타일.

호기심+충동성으로 담배 피워보고 싶단 생각에
집에 있는 탈지면을 종이에 돌돌 말아서 피우기도 했고-.-(초6)
길에 있는 담배꽁초도 주워서 피워봤네요. 
학교에서 엄청 까불이로 살면서 개그맨하란 얘기 수도없이 들으면서
어디 가면 추천으로 사회보고 이런 캐릭...
선생님들이 안좋아하는 그런 캐릭터. 평소에 공부 진짜 안했어요.
고만좀 까불어라 이런 얘기 듣고
별명 왈가닥, 여깡패..이랬어요. 
정작 공격성은 없어서 누굴 괴롭히거나 때리거나 하진 않았고요. 

특이한 걸 좋아해서, 옷도 좀 튀게 입고 그랬더니
날라리라고 소문 났지만 또 의외로 딱히 일탈은 안했던. 
그냥 노는 것만 좋아했고 수다 좋아했고 천둥벌거숭이로
눈치없이 해피한 아이였어요.
심지어 집안이 심하게 힘든(가정폭력과 부모 이혼과 가출 등) 상황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학교도 12년 개근했고
중학교때 공부 좀 신경쓴 후 부터는 우등상도 타고...

남들이 보면 저렇게 생각없이 사냐 했겠지만
나는 재미를 추구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고 
덕분에 집안이 불우했어도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인데 막달 몇달 바짝 공부해서 학교도 잘 갔어요.

뭔가 나는 남과 다르다는 느낌에 우울해지고 힘들어지고 그랬고,
10대 시절 미친듯이 해맑더니 대학가서 좀 우울이 시작되더라고요.
목표와 몰입거리를 잃어서 그랬고, 낮은 자존감..등. 
그러다 좋아하는 공부 찾아서 또 공부 바짝해서 좋은 대학원 들어갔고,
장학금도 타고..
제가 성적으로 상 타면 늘 사람들이 놀라워했어요.
전혀 공부 못하게 생긴...놀기만 하는 애라고 생각했나봐요. 
성적이 공부 안하면 확 떨어지고 하면 쭉 올라가고 그랬거든요.
하기 싫을 땐 때려 죽여도 못해요.

관종력이 좀 있고 충동성이 있어서 약간의 일탈은 있었지만
또 겁이 많아가지고 심하게 일탈은 못해본.....(통금 10시 늘 지킴)
가정이 안정적일 때 제 정서는 훨씬 안정적이었고요
가정이 무너지고 피바람이 불었을 땐 
저도 역시 ㅁㅊㄴ 널뛰듯 그런 구간도 있어요.

몰입거리를 찾으면 너무 신났고 미친듯이 빠져들고,
하얗게 불태우다가 얼른 고만두고 나와요 ㅎㅎㅎ
30대 부터는 차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남들 보기엔 나름 멀쩡한.
40대를 지나서 50 정도가 되니 이제 내가 나를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알겠어요.
지금 저와 전혀 다른 성향에 아주 안정적이고 늘 변함없는 남편 만나서
아이들 키우고 공부하는 일 하며 삽니다.
물론 여전히 자잘한 실수 엄청 많고 건망증 매우 심해요.
전 그냥 오픈합니다. 내가 이런 취약점이 있는 사람이니 서로 돕자고. 

adhd 성향(주의력 결핍+충동성이 주 증상인 경우)
*운동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특히 격렬한 유산소 운동, 춤, 웨이트. 정기적으로.
*정서적 안정이 중요해요. 가정에서 못해줬는데 뒤늦게 스스로에게 해주고 있어요.
*빠짝 에너지 몰릴 때 일을 잘하니 그런 부분을 격려해 주어야 하고요
*안되는 부분-잘 잃어버리고 실수하는 부분은 보조를 두거나, 기계의 힘을 빌어야 해요. 비난 금물.
*울타리를 멀리 쳐주고 웃는 얼굴로 지켜보면서 한 번 해봐! 라고 해주면 좋겠어요.
*약이 도움이 된다면 먹으면 좋겠어요. 저는 약먹기 너무 늦어서..

IP : 180.69.xxx.124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ddc
    '23.4.25 6:59 PM (112.152.xxx.3)

    자신의 삶을 근거로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 ..
    '23.4.25 7:04 PM (118.235.xxx.89)

    Adhd는 전두엽이 덜 발달해서 조절 절제가 안되는거 거에요
    전두엽은 일생에 걸쳐 발달해요.
    조기에 약 먹으면 전두엽발달에 도움되고요.
    나이드니까 전두엽이 발달해서 절제력이 생긴거죠.

    저도 성인adhd입니다.

  • 3.
    '23.4.25 7:04 PM (125.133.xxx.93)

    드시니 어떻든가요?~~^^

  • 4. ...
    '23.4.25 7:07 PM (123.215.xxx.214) - 삭제된댓글

    남편의 삶을 보는 것 같아요.
    50이 가까워오는데 젊을 때 큰 일탈은 아니지만,
    선을 잘 지키지않아서 간혹 몇몇이 뒤에서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었던 일들 후회도 할 줄 알게 되고 말도 좀 알아듣는 것 같고 그러네요.

  • 5. 약 먹으니
    '23.4.25 7:07 PM (180.69.xxx.124)

    조금 차분해 지더군요...
    머릿속 생각이 10가지에서 한 3-4가지로 줄고..
    약간 멍~ 해지는데
    평소 팔다리를 막 톰과제리의 톰이 뛰어갈때처럼 움직였다면
    약을 먹으니 팔다리 속도가 5배쯤 느려지고 중력이 3배쯤 강해지는 느낌이 젤 힘들었어요.
    남들이 보기엔 꽤 차분해 보일듯..그러나 내 행복감은
    역시 신장개업 호프집 앞의 바람풍선일 때가 젤 좋다는 걸 알았어요.
    새로운 일 하면서 일 좀 잘해보려고 먹었는데
    저는 심장 빨리뛰고, 커피도 못마시고 등의 부작용 있어서 포기했어요.
    일의 능률 좀 떨어지지만 그냥 이대로 살아도 보통..정도는 된다 위로하면서요.

  • 6. 글을
    '23.4.25 7:08 PM (183.104.xxx.78)

    쭉 읽어보니 저의삶과 매우 흡사합니다.
    저도 이제 50줄 들어오니 편안해지고 차분해졌어요.
    젊은시절엔 머리속이 정리가 안되어 늘 엉켜있고
    충동적이어서 많이 괴로웠네요.
    그래도 집중해야할땐 성과가 좋아서 대기업도
    다니고 그랬네요.

  • 7. 그래도
    '23.4.25 7:08 PM (180.69.xxx.124)

    애들은 다를 수 있으니 맞는 약 찾으면 좋을거 같아요.
    저도 10대에 약 먹었으면 영재가 되었을지 몰라..하거든요

  • 8. ..
    '23.4.25 7:09 PM (58.226.xxx.35)

    진단받고 약드신것이 언제부터인가요?
    지금도 계속드시나요?

  • 9. 저의 경우엔
    '23.4.25 7:10 PM (180.69.xxx.124)

    불안이 좀 있었는데요(adhd에 흔하다고 하는)
    불안을 통제할 수 있도록 집에서 도와주고
    생각과 마음을 스스로 정리하는 훈련을 하면 도움될 것 같아요.

  • 10.
    '23.4.25 7:10 PM (125.133.xxx.93) - 삭제된댓글

    ㅋㅋㅋ 나 원글님이랑 친구하고 싶어요.
    완조니 귀여운거 아니십니까!
    신장개업 호프집 앞의 바람풍선이란 말씀이
    너무 웃겨요ㅋㅋㅋ

  • 11. 약은
    '23.4.25 7:11 PM (180.69.xxx.124)

    40대에 잠깐 먹다 관뒀어요
    제가 좋아하는 커피와 맥주를 못마시고 춤도 못추겠길래 확..그만 둠.
    의사는 조금 약을 조절해서 바꿔보라고 했는데
    뭘 끝까지 잘 못하는 성미가 병원 다니는 것에도 적용되어서리....

    그래도, 멀리서 보니
    제가 좋아하는 두어 가지는 몇십년째 계속 하고 있더라고요

  • 12. ㅎㅎㅎㅎ
    '23.4.25 7:13 PM (180.69.xxx.124)

    그때 행복감 절정이에요
    사람들이 좀 봐주고
    나는 막 까불고...이럴 때요.
    신장개업 바람풍선처럼 팔다리를 모터달린 것 처럼 흔들어 흔들어 !!!

  • 13.
    '23.4.25 7:21 PM (1.238.xxx.189)

    저도 스스로 adhd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릴때 물건들 잘 망가트리고 그랬어요.
    몰입할 꺼리를 찾으면 효율이 올라가고 쉽게 열정이 사그라드는것도 비슷하네요.
    다행히 순간집중은 잘 해서 남들보기에는 공부잘하고 머리좋은 아이였을거에요.
    그런데 자기효능감은 좀 떨어져요.

  • 14.
    '23.4.25 7:21 PM (125.133.xxx.93) - 삭제된댓글

    저도 님같은 부분이 좀 있었어요. 완전 말괄량이에 말은 청산 유수라 너는 커서 변호사 하면 되겠다고 동네 아짐들이 막 그랬어요.
    그래서 오락부장은 대놓고 도맡아서 했지요.
    어디서 보고 배운 것도 아닌데 야무진 발성에
    사회는 어찌나 잘 봤는지..ㅋㅋ
    뒤늦게 방송대 들어가 굵직한 행사 몇번 진행했는데
    어디서 전문 사회자 데려온 줄 알았다고 칭찬 참 많이 받았어요. 진짜 아나운서 온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집 안에서 휴대폰을 그리 자주 찾아 댕겨요.
    그래도 남편하고 아이들은 안 잃어버렸응게ㅋㅋ
    푸하하 자다가 바람풍선 얘기 생각나서 막 웃을 것 같아요. 앜 ㅋㅋ 나 님 진짜 만나고 싶당~

  • 15. 행동적인
    '23.4.25 7:41 PM (211.36.xxx.85)

    adhd는 나이가 들면서 빠지는데
    정신적 adhd는 나이가 들어도 남아있어요
    그래서 눈으로 보기엔 adhd가 좋아진 듯하나
    내면은 여전히 조절이 안 되죠
    저희딸이 조용한 adhd인데 겉으로 보기엔 전혀 adhd인줄 모르는데 내면은 엄청나게 조절이 안 되는 adhd예요
    너무 힘들어요

  • 16. ㅁㄴㅁㅁ
    '23.4.25 9:01 PM (106.101.xxx.2)

    저도 adhd 가 아닐까 생각만 하고 있어요
    평소 생각이 너무 많고 별명이 '아맞다'일 정도로 잘 깜빡하고
    어리버리하단 소리를 잘 들어요
    그래도 차가워보이는 외모 덕분에 무시받고 살지는 않았지만
    글쓴님 말씀대로 자기효능감이 떨어지고
    스스로 신뢰할 수 없어요
    뭔가 잘못되면 또 내 잘못인가 싶어서요..
    실제로 제 실수였을 때가 많...ㅠㅠ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저희 아이들이 제발 저를 닮지 않아야 할텐데
    만약에 저같이 고통받는다면 글쓴 님 말씀 참고해서
    키우려고 해요
    삶을 통해 얻은 소중한 지식들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위로받고 갑니다♡♡
    화이팅입니다!!

  • 17. ..
    '23.4.25 9:15 PM (175.116.xxx.85)

    울 딸 응원 많이 해줄게요. 님처럼 씩씩하고 낙관적으로 살아가면 좋겠어요. 글 감사합니다^^

  • 18. ..
    '23.4.25 9:23 PM (58.226.xxx.35)

    저희딸이 조용한 adhd인데 겉으로 보기엔 전혀 adhd인줄 모르는데 내면은 엄청나게 조절이 안 되는 adhd예요
    ㅡㅡㅡㅡㅡㅡㅡ
    이걸 어떻게 아시나요?

  • 19. adhd는
    '23.4.25 9:34 PM (180.69.xxx.124)

    폭력성만 좀 괜찮다면 재미나게 살 수 있는 좋은 자질이라고 생각해요.
    폭력성이 있는 경우에는 좀 문제가 커지는데
    그것도 부모가 정서적 안정감을 막 부어주면 훨 나아지더라고요.
    그러니 adhd 옆에서 한숨 푹푹 쉬지 말고
    너의 장점이 참 좋다...그걸 살리자..해줘보세요.
    전 제 인생이 나쁘지 않았어요. 좌충우돌 나름 재미있..었어요

  • 20. ㅇㅇ
    '23.4.25 10:28 PM (73.86.xxx.42)

    님 저랑 꼭같은데 의사들이 adhd 아니래요.ㅜ 집중 못해 미치겠어요. 막줄글 동감 저장 합니다, 특히 첫번째 운동을 격공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adhd 성향(주의력 결핍+충동성이 주 증상인 경우)
    *운동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특히 격렬한 유산소 운동, 춤, 웨이트. 정기적으로.
    *정서적 안정이 중요해요. 가정에서 못해줬는데 뒤늦게 스스로에게 해주고 있어요.
    *빠짝 에너지 몰릴 때 일을 잘하니 그런 부분을 격려해 주어야 하고요
    *안되는 부분-잘 잃어버리고 실수하는 부분은 보조를 두거나, 기계의 힘을 빌어야 해요. 비난 금물.
    *울타리를 멀리 쳐주고 웃는 얼굴로 지켜보면서 한 번 해봐! 라고 해주면 좋겠어요.
    *약이 도움이 된다면 먹으면 좋겠어요. 저는 약먹기 너무 늦어서..

  • 21. 궁금
    '23.4.25 11:39 PM (118.235.xxx.70)

    나이드니까 전두엽이 발달해서 절제력이 생긴거죠.

    전두엽은 평생 발달하나요?
    키처럼 언젠가는 멈추나요?
    저도 성인adhd입니다.

  • 22.
    '23.4.26 12:23 AM (203.243.xxx.247)

    저도 비슷한 면이 있어서 경계쯤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진솔한 경험담 고맙습니디

  • 23. 58.226.
    '23.4.26 7:47 AM (211.36.xxx.85)

    어떻게 알긴요
    같이 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거고요
    의사도 동의하고
    바보만 아니면 알 수 있는 겁니다

  • 24. 118.25님
    '23.4.26 7:57 AM (211.36.xxx.85)

    나이가 들면서 전두엽이 성장하긴 하는데
    정상적인 속도보다 훨씬 저조하기 때문에 여전히 미숙한 채로 살아요
    그 미발달된 뇌가 그 상태로 고착화가 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꼰대가 많아지는 거죠
    노인 꼰대가 많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랍니다

  • 25. ㅇㅇ
    '23.4.27 1:07 AM (73.86.xxx.42)

    감사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
    나이가 들면서 전두엽이 성장하긴 하는데
    정상적인 속도보다 훨씬 저조하기 때문에 여전히 미숙한 채로 살아요
    그 미발달된 뇌가 그 상태로 고착화가 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꼰대가 많아지는 거죠
    노인 꼰대가 많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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