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어떻게 사나 궁금한 커플

조회수 : 22,405
작성일 : 2022-12-14 03:41:23

아주 옛날 어느날 스타벅스에서 혼자 과제하며 앉아있었어요
조용한 시간대여서 옆 테이블에서 하는 말들이 꽤 잘 들렸는데
잠깐 멍 때리는 와중에 그들의 대화를 나도 모르게 경청하고 있더라고요
좀 듣다보니 긴가민가 한 부분이 있었지만 결국
결혼을 앞둔 부부의 대화라는 걸 알아채긴 했어요

근데 그 긴가민가 한 부분이라는게…
두 분의 서로를 향한 엄청나게 정중한 존대와 심각함
저는 솔직히 처음에 두 분 업무미팅 하는 줄 착각 했어요
대화톤만 들으면 당연히 업자와 고객인가 싶었거든요, 이를테면

XX께서 이 물건 전달을 부탁하셨어요
이 분들은 제가 특별히 신경 쓸 예정이에요
지금은 이 정도로 컨펌 됐고, 더 필요한 추가 사항이 있을까요?
이런 식의 말들이 오가니까 저는 이 사람들이 결혼해서
같이 살 사람들이라고는 쉬이 파악이 안되던…

커플의 회의 주제가 집과 인테리어로 넘어가면서
그나마 아 예비부부구나 확신할 수 있었는데, 이것마저도 대화가,
여기는 투자가치상 의미는 있지만, 다른 메리트가 너무 떨어져요
저는 방에 걸어 둘 그림을 좀 보고 있는데, 그림 괜찮으시죠?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마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둘째 며느리와
큰 손자인 진성준이 예비 부부로 만나서 얘기하는 톤

그리고 여자분이 잠시 실례할게요(!!!) 하면서
화장실을 가신거 같은 사이
남자는 다른 여자로 추정되는 사람과
‘어 오빠 두시간 후면 끝나, 맛있는 거 먹으러 가야지’
약간 목소리를 낮추며 스윗한 통화를 하시는데
예비신부가 돌아올까봐 내 가슴마저 쿵쾅쿵쾅 뛰더라고요
아 이게 으른의 세계인가 뭔가 흥미진진

당시 남자친구를 뿡뿡이 또는 똥돼지라고 부르며 ㅋㅋㅋㅋㅋ
그런 보통의 연애를 하던 젊은이었던 저는
이 정중한 언니오빠 예비부부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계속 훔쳐 듣느라
한동안 제 숙제를 못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스타벅스 아직도 있는데
지나갈 때면 한번씩 궁금해요
그들은 과연 손은 잡고 결혼했나
애는 낳았나! 그게 되나!
생리현상 텄나, 아직도 화장실 갈 때, 실례할게요 그러려나

당시 그 커플이 매입을 고민하던 아파트는 반포였습니다.
그때 샀어야…
결론은 이상하지만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IP : 67.160.xxx.53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뱃살러
    '22.12.14 3:55 AM (221.140.xxx.139)

    말씀만으로 봐선 그 사람이 예비신부가 아니라
    중계인(?) 같은데요?

  • 2. 재밌네요
    '22.12.14 4:11 AM (175.125.xxx.154)

    ㅎㅎㅎ
    맞아요.
    뜬금없이 궁금한 모르는 사람들^^

  • 3.
    '22.12.14 4:12 AM (58.143.xxx.144) - 삭제된댓글

    혹시 집 인테리어 컨설턴트 아닌가 싶네요. 남자 고객과 업자.

  • 4.
    '22.12.14 4:15 AM (58.143.xxx.144) - 삭제된댓글

    좀 사는집 아들과 그 사는집 아빠가 부리는 집사?

  • 5.
    '22.12.14 4:18 AM (58.143.xxx.144)

    부잣집 도련님이 결혼하고 부자 아빠 집사(수행비서) 쯤 되는 사람이 웨딩 플래너로 상담하는 거 아닌가요?

  • 6.
    '22.12.14 4:54 AM (58.143.xxx.191)

    에이~ 어려서 본거라
    상상력과 착각인 듯 합니다.
    건조한 커플이라면
    저렇게 세세한 결혼 준비를 할리가

  • 7.
    '22.12.14 5:03 AM (14.44.xxx.60) - 삭제된댓글

    아주 가까운 지인커플 중 딱 저런 타입이 있었어요
    여자쪽에서 마담뚜 소개로 만난 능력남에게 대출까지 엄청나게
    받아서 결혼시킴 신혼여행때부터 남자가 호텔방에 안 돌아옴
    사연이 엄청 긴데 생략
    결론은 남자가 오랫동안 만나던 룸녀가 있었는데 시댁에서 속이고
    지방여자랑 결혼시킴 여자쪽은 남자가 학벌 집안 직업이 월등하게 좋은 것에 눈이 멀어 미끼를 덥썩 물어버림
    나중에는 남자의 딸까지 나타남 딸의 엄마는 룸녀가 아니고 전에
    집안에서 강제결혼시켜 ㆍ

  • 8. ...
    '22.12.14 5:10 AM (110.9.xxx.132)

    글 재밌어요. 드라마 같아요 ㅎㅎ 그래도 결국엔 14.44님 댓글에 나온 사람들처럼 통화속 여인에 대해 다들 알게 되지 않았을까요?

  • 9. 00000001
    '22.12.14 5:12 AM (116.45.xxx.74)

    ㅋㅇㅋㅋㅋ오ㅡ
    스토리끌어가는힘이 대단해유 ㅎ

  • 10. wizzy
    '22.12.14 5:29 AM (92.40.xxx.16)

    이분 드러마쓰시면 성공하실듯 ㅋㅋㅋ글솜씨 좋아요 ㅋㅋ

  • 11.
    '22.12.14 5:47 AM (67.160.xxx.53)

    저에게도 그들이 아주 마이 인상적이라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실 그들이 과연 반포 아파트를 샀을지가 제일 궁금하기도 하고요 ㅋㅋ 선을 봐서 만난 사람과 결혼한다는 건 저런건가보다 어렴풋이 생각하게 된 계기였어요 지금 보면 선봐서 결혼한다고 다 저런 것도 아닌데 싶지만요

  • 12. 재밌네요
    '22.12.14 6:31 AM (210.117.xxx.5)

    근데 전화걸어온 여자랑 애인이고
    본문내용 여자가 플래너라고 보면
    대화내용들이 그럴수있다고 보네요.

  • 13. ㅇㅇ
    '22.12.14 6:46 AM (222.234.xxx.40)

    그 여자분은 웨딩플레너가 맞나봐요 ㅎㅎ

  • 14. 예비부부아니고
    '22.12.14 7:01 AM (211.215.xxx.144)

    인테리어나 뭐든 상담해주는사람.

  • 15. 그런듯
    '22.12.14 7:24 AM (121.162.xxx.174)

    원글님은 돈 많은 집 애들이 선보고 결혼
    버뜨 남자는 애인 따로
    라 하고 싶으신 거 같은데
    저도 남자는 고객 여자는 부동산쪽 같네요
    집안에 건축 설계사 있는데 사무실에 인테리어디자이너, 조경 다 있어요
    부동산도 그런 것 같던대요
    글고,,
    저 정도는 아니지만 간혹 어린 커플들 중
    차별 반대 하는 의미에서 서로 존댓말 쓰는 경우 봤는데요.

  • 16. 그런듯
    '22.12.14 7:25 AM (121.162.xxx.174)

    아 돈 많은 집 애들 결혼
    댓글에 있군요 ㅎㅎㅎ

  • 17. ...
    '22.12.14 7:58 AM (223.62.xxx.224)

    플래너나 인테리어 업자랑 같이 반포 아파트 매입을 고민할 것 같진 않은데요
    부동산 업자라 치면 다른 문장들이 이상하구요
    신기한 커플이네요. 선봐서 결혼해도 보통은 친해진 상태에서 결혼하던데. 급속도로 성사된 부부인가봐요

  • 18. 선봐서결혼
    '22.12.14 8:56 AM (175.208.xxx.235)

    선봐서 결혼하면 저런식인거 같아요.
    한 세번쯤 만나면 결혼식 날짜 잡잖아요.
    그 다음부터는 구체적으로 예식장이며 신혼집얘기 오가고요.
    세번 만나서 뭐 얼마나 친해지겠어요? 당연히 실례할께요 소리 나오죠.
    주변에 진짜 저렇게 결혼한 커플봤어요.
    나이도 찼고 집안끼리 서로 알고, 남자는 교수, 여자는 의사였어요.
    학부형으로 만나서 알게된분이라. 친해진뒤에 알게 됐는데.
    그냥 부부가 평범해 보여서 남들처럼 연애한줄 알았는데, 선봐서 한달만에 날짜 잡고 결혼식을 두달만에 했다고요.
    그 상태로 신혼여행가면 서로 어색하고 불편하지 않았냐? 물으니
    서로 어색하고 민망하고 아주 힘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뭐 결혼하고 천천히 친해졌겠죠. 남들과 순서 뒤바뀌어서요.
    제가 본 커플은 둘다 너무 점잖은 모범생인생들이라 결혼도 모범생(?) 코스를 밟아하고 아이둘 낳고 잘 살더라구요.
    평생을 모범생 길만 걷는 인생들 같있어요.
    아이도 큰애는 민사고 갔더라구요. 애도 부모랑 똑같이 모범생~
    엄마가 일하느라 바빠서 애한테 이래라 저래라 시키지도 못하는데 지가 알아서 모범생 코스 밟더라구요.
    집안 분위기라는게 참 중요해요.

  • 19. 제친구
    '22.12.14 10:58 AM (182.172.xxx.136) - 삭제된댓글

    선봐서 만난지 세번만에 프로포즈받고 한달만에 결혼했어도 야외촬영에 갔더니 둘이 얼마나 친했는데요. 저 커플이 이상하긴 하네요.

  • 20. ..
    '22.12.14 11:59 AM (211.108.xxx.113)

    20년전 코사멧으로 신혼여행갔는데요 같이 온 신혼부부 팀 중 놀랍게 두팀이 서로 데면데면 했어요 존댓말쓰고 존중이 아니라 진짜 한두번 본 사이처럼

    그래서 물어봤는데 진짜 몇번안본사이래요..

  • 21. ...
    '22.12.14 2:46 PM (118.235.xxx.232)

    제 친구 커플은 결혼식에서 사진사 아저씨가 신랑신부 뽀뽀하라고 시켰더니 넘 어색... 그게 첫 뽀뽀였대요. 역시 선봐서 결혼이요.

  • 22. 나야나
    '22.12.14 3:49 PM (182.226.xxx.161)

    참 인생은 모를일이네요..죽고 못살아 너무 사랑해서 결혼해도 이혼하는데..몇번보고 결혼했는데 잘사는 커플도 있고..흠..

  • 23. 노노
    '22.12.14 4:28 PM (14.36.xxx.15)

    선봐서 몇달만에 결혼했지만 저렇지 않았구요.
    제 생각엔 웨딩플래너가 아닐까 싶은데요

  • 24.
    '22.12.14 4:46 PM (203.142.xxx.241)

    예전 직장동료도 3번째 만나서 결혼날짜 잡고, 처음 만난날과 결혼식과 2달반차이.그니까 만난지 2달반만에 결혼식.. 지금은 연락끊겼는데 집이 아주 부자였고, 남자쪽이 박사였던걸로(카이스트..) 집안끼리 만나서 결혼한거죠. 여자쪽은 엄마가 흔히 말하는 복부인으로 엄청난 부자였어요.. 하여간 잘살고 있겠죠...

  • 25. ..
    '22.12.14 4:52 PM (14.41.xxx.61) - 삭제된댓글

    어..신기하네요. 저도 그런 커플 본 적 있어요. 동네 투썸이었는데 둘이 저런식으로 대화하더라구요. 바로 옆이라 안들을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너무 사무적 말투라 예비신혼부부 맞나 혼자 엄청 고민했어요. 여자가 잠깐 일어난 사이에 남자가 자기 엄마랑 통화하더라구요. 집값 내리기 전이었는데 여자가 사둔 세종 아파트가 10억 넘는다는 이야기를 엄마랑 잠깐 하는데 아 요새 결혼은 이런가보다 했네요

  • 26.
    '22.12.14 5:01 PM (67.160.xxx.53)

    오 뻘소리라 글 지우러 왔다가 ㅎㅎ 꽤 많은 분들이 공감 및 추리 댓글 달고 가셔서 못 지우겠네요. 여기 적지 않은 다른 세세한 대화 중에 가족 언급이나 결혼 후 일정 그런 얘기에서 유추컨데 결혼할 사이인 건 확실했어요. 불확실한 쪽을 따지자면, 남자분이 전화통화 하던 상대가 숨겨둔 여자! 인지는 알 수 없는 거 ㅋㅋㅋㅋ 왜냐면 진짜 짧게 몇 마디 안 한 통화였고, 통화 내용이나 상대방 목소리를 들은게 아니니까요. 제가 사랑과 전쟁을 너무 봐서 당연히 숨겨둔 진짜 사랑인가봐 혼자 그렇게 망상 했을수도 있어요 ㅋㅋㅋ 댓글 보니 정말 두 세번 보고 서먹하게 결혼을 상의하는 커플이었겠구나, 딱 들어맞는 것 같아요.

  • 27. ,,
    '22.12.14 6:13 PM (112.187.xxx.105) - 삭제된댓글

    더 무서운 결말: 통화한 그녀는 숨겨둔 애인 아니라

    엥겨붙는 손아래 시누로 지금까지도 미니 시모로 군림중...

  • 28. ..
    '22.12.14 6:22 PM (106.102.xxx.13) - 삭제된댓글

    여자는 플래너. 남자가 통화한 사람은 결혼할 사람. 인 것 같은데요

  • 29. ㅇㅇ
    '22.12.14 6:36 PM (119.18.xxx.19)

    선보고 한달안돼 결혼한, 그러니까 결혼 결정이 아니라 선 본 주에 결혼결정하고 어른들의 사정으로 만난지 3주만에 결혼한 커플 봤어요. 결혼 직전까지 서로 존대하는 커플들 꽤 있어요

  • 30. ..
    '22.12.14 7:30 PM (223.62.xxx.2) - 삭제된댓글

    선봐서 두달만에 결혼했는데 날잡고 저는 말 놨어요. 신혼여행가서 친해졌죠.

  • 31. 내추측
    '22.12.14 8:39 PM (112.147.xxx.62)

    남자 전문직
    여자는 조건 걸고 전문직 소개받음
    집, 병원 제공 등등

    남자에게 컨펌받는거네요.

  • 32. 리치1
    '22.12.14 11:25 PM (211.208.xxx.39)

    대화가 애인아니고,
    홈스타일링 디자이너랑 고객 아닌가요?
    사소한 소품까지 다 정해줘요 집을 지어서 하는거라면 동네, 집터까지 다 같이봐주구요...

  • 33. 오빠와 맛있는 거
    '22.12.15 5:09 AM (211.208.xxx.8)

    숨겨논 진짜 애인인지, 여동생에게 다정한 오빠인지.....

    미치게 궁금하네요 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13614 농구는 몇살부터 배우는게 좋은가요? 3 ... 2022/12/14 2,031
1413613 지금 달리기하러 나가도 될까요 10 궁금 2022/12/14 1,767
1413612 충치 몋개나 있나요 5 중3아들 2022/12/14 896
1413611 우와~ 뉴질랜드 2009년생부턴 평생 담배 못 산다…어기면 1억.. 20 ㅇㅇ 2022/12/14 4,195
1413610 65년생인데 국민연금 추납할까요? 3 ... 2022/12/14 3,417
1413609 소변누면 거품이 많을땐 어느병원가서 어떤 검사를 해야하나요? 4 건강 2022/12/14 2,823
1413608 진정한 내 편은 남편 뿐? 14 2022/12/14 3,166
1413607 고1 수학과외 의미있을까요? 10 4등급 2022/12/14 2,215
1413606 인테리어공사는... 5 .... 2022/12/14 1,572
1413605 급!영국으로 소포 보낼때 4 50대 2022/12/14 615
1413604 보건의료정책위원장- 건강보험혜택을 줄이겠다는 윤석열이 처음 53 00 2022/12/14 2,387
1413603 으하하하하 사무실 프린터 고쳤습니다 11 2022/12/14 2,052
1413602 여러분,그 행사취소도 아니고 본인불참이래요 36 극강한파 2022/12/14 5,309
1413601 극강한파를 뚫고 음쓰버리고 왔어요 20 ㅇㅇ 2022/12/14 3,785
1413600 겨울에 초등 남자아이 신발. 8 기대중 2022/12/14 1,001
1413599 강남 서초쪽 2년후 입주할 아파트 추천해주세요 6 ㅡㅡ 2022/12/14 1,788
1413598 대통령이 춥다고 일정 취소하는 나라 42 꽈기 2022/12/14 6,446
1413597 모든게 갱년기 탓? 3 .. 2022/12/14 1,361
1413596 원글 꼬투리 잡아서 너도 잘못이다 하는것 22 ㅇㅇ 2022/12/14 1,505
1413595 아는 단어가 자유밖에 없나봐요 11 ㅂㄷㄱㄱ 2022/12/14 1,554
1413594 자는선수들 깨워서 1 ㄱㄴ 2022/12/14 1,901
1413593 요가 갈까요~ 15 Rr 2022/12/14 2,178
1413592 이태원 참사 생존자 극단적 선택... 12 로즈땅 2022/12/14 2,726
1413591 극강 한파,,다 집에 가세요 52 ... 2022/12/14 22,749
1413590 대추방울 토마토 3 2022/12/14 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