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7년차 맞벌이 부부입니다.
그동안 가끔 한번씩 결혼 전,후 에피소드
시가 시모나 시누이 언행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을때
무슨 그런 경우가 다 있냐며
본인이면 이혼했을거란 댓글도 종종 보일 정도로
시가 시부모, 특히 시모나 시누이와 기분 나쁘다 못해
기분 드러운 일이 좀 많았습니다.
신혼 4-5년동안 홧병도 생겼고 우울증도 생겼었어요
신혼때는 어리고 착한 마음에 내가 상처받고 경우아닌 일을 당해도
내가 좀 참으면 주변이 편안해지니 오롯히 참았던게
결혼 십몇년이 지나니 홧병이 쌓여 울분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때의 내 상황을 얘기만 해도 눈물이 나오고 화가 나오고..
그러면서 시가와 연락을 줄이게 되고
코로나로 몇년간은 몇번 안볼 정도로 거리도 뒀었고요
시간이 좀 지나면서 마음이 약해졌달까..느슨해졌달까
이래도 될까 싶은 마음이 들면서 그래도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좋은 마음으로
지난번에 시가에 갔었는데
타고난 성향이나, 본성이 나이든다고 달라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어요
기다렸다는 듯이 혹은 저 보란듯이 내뱉던 시모의 언행에
정말 기분 드러웠습니다.
저를 배려하거나 신경쓰는 거 바라지도 않았지만
제가 그래도~ 하며 고민했던 시간이 어이없을 정도로
변하지 않은 시모의 행동에 없던 오만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나이든다고 변하는게 아니고 그런 사람이 나이든다는 것을 알았는데도
직접 경험해보면 참..
신혼때부터 제가 그런 상황이었을때 남편은 옆에서도 직접적으로
저의 방패막이 된다거나 하지 않았어요
신혼때는 오히려 자기 부모 변명 해주느라 저만 상처받고 외톨이가 되었고요
같이 산 시절이 십몇년 , 곧 이십년이 되어가는 시간이 되다 보니
신혼때처럼 자기 부모 변명하느라 눈치없는 남편은 아니고
조금 이해도 하는 듯 하고 눈치도 보는 듯 바뀌긴 했습니다만
먼저 아내를 100% 공감하진 못하는 거 같아요
하긴, 공감할 수 없죠. 그건 직접 당해봐야 아니까요
참, 누가보면 대단단 집안에 무일푼으로 결혼해서
당하고 사는가보다 싶은데
정작 실제는 좀 반대인게
결혼할때 시가에서 일원한푼 안받았고
둘이 결혼준비 하면서 제가 좀더 들었고요
결혼 전,후 저는 늘 일하고 있었고요
가끔 시가 시집살이 얘기 하면 받은게 많으면
혹은 그럴만한 상황이면...하는 분들이 있길래
그냥 미리 씁니다만
제 주변에, 제가 알거나 들은 사람들 기준으로
저처럼 결혼한 사람이 없더라고요..
시가와 연결되는 일만 아니면
남편이랑 저는 꽤 잘 맞는 사람들이에요
좋아하는 것도 생각도요.
그래서 시가와 관련된 일만 아니면 싸울 일도 없었죠
이런 상황에 곧 시가 시부의 생신이 돌아옵니다
그냥 생신이면 솔직히 고민도 안할거에요
근데 팔순 생신이라고
시동생이 가족끼리 식사 하자고 연락을 한 모양입니다.
남편이 어떻게 할지 물어오는데
같이 가서 점심 먹고 올라올지
아니면 당신은 영 가고싶지 않으면
본인 혼자 갔다가 자고 올지..
저는 사실 가도 안가도 다 마음은 불편할 거 같아요
남편을 생각하면 같이 갔다 오는게 좋겠지만
마음 먹고 간다고 해도 시가 사람들 틈에서 먼저 말 할 일도 없고
남편 뒷말 들을 일 없게 옆에 있어준다는 생각으로만 가는 거고요
남편 혼자 다녀온다고 해도 마음이 편치는 않을 거 같고요
남편도 그자리에서 어떻든 제 변명을 해야 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을 거고요
이런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거 자체가 참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