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분쟁에서 '조용한 외교'란 없습니다
KBS <홍사훈의 경제쇼>
2022.4.13 오프닝
한국과 중국 사이의 서해 잠정조치 수역에서 중국이 몰래 석유 시추시설을 설치했고, 우리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지점은 우리나라 대륙붕 2광구와 인접한 지역이고 석유 매장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도 지난 2004년 탐사에 나선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반대로 탐사는 중단됐습니다. 이 지역이 한국과 중국 간 해양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일종의 공동관할 구역이라는 이유였습니다.
2008년엔 중국도 석유 탐사에 나섰다가 한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는데, 이번엔 아예 중국이 시추시설을 설치한 겁니다. 우리 정부도 사안이 중요하다고 여겨서 논의 주제를 NSC 즉,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로 격상시켰다는데 서해 2광구뿐 아니라 제주도 남쪽의 대륙붕 7광구도 곧 문제가 불거질 전망입니다.
7광구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일본과 공동개발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중지된 상태입니다. 더구나 6년 뒤 2028년엔 7광구 전역이 일본 영토로 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다른 건 몰라도 영토분쟁에서 '조용한 외교'란 없습니다. 조용하면 뺏기는 겁니다.
- 홍사훈, <<분노가 세상을 바꾼다>> 106-1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