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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이 살아가는 법이 한 가지는 아니지만…

지인 조회수 : 4,026
작성일 : 2022-11-17 20:48:57
외국에 사는 지인이 서울에 온다고 저희 집에 일주일만 있어도 되냐고 해서 그러라고 했어요. 근데 일주일 후에 볼 일이 안 끝났다고 더 있어도 되냐고 그러길래 그러라고 그랬는데 35일 있다가 오늘 갔어요 ㅎㅎ
이 친구는 아는 사람도 많고 오지랍도 넓어서 서울 사는 저보다 지인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어쩌면 사람들이랑 그렇게 쉽게 친해지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잘 하고 그런지, 저랑 성격이 너무 달라서 신기하더라고요.
다이어트 한다고 집에서 밥도 잘 안 먹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그냥 사와서 같이 먹고 해서 지인이 오래 있다고 별로 스트레스 받는 건 없었는데 시간 관념이 없어서 좀 힘들었어요. 저녁에 내일은 아침에 9시에 나간다고 하면 9시에 일어나요. ㅎㅎ 얘가 한국 전화가 없어서 지인 만나는 사람들한테 다 제 번호 알려줘서 얘가 집에서 나가고 얼마 후에 저한테 전화가 오죠. 왜 안오냐고. 그러면 늦게 나갔다고, 죄송하다고 이야기 하게 되고. 내가 왜 죄송한지 모르겠고~ 이게 매일 매일 반복.
한번은 서울 어디에 짐을 좀 옮길 게 있다고 10시까지 서울대 쪽에 간다고 했는데 9시 50분에 나가더라고요. 저 마포 살아요. 그러더니 갑자기 전화가 오는데 짐 옮긴다고 용달을 빌렸는데 두 군데에 예약을 한 거에요. 한 군데 취소한다고 하고 까먹었대요. 얘는 연락이 안되고(그 와중에 버스 하나 놓쳐서 다음 버스 기다리느라 더 늦었다고 함) 트럭 기사들은 트럭 하나만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떤 트럭 쓸거냐고 나한테 계속 전화오고…..환장 대잔치!
어찌 어찌 얘가 도착해서 해결하고 저는 그 와중에 독감에 걸려서 목소리도 안 나오는데 여기저기서 전화오고 미치겠더라고요.

드디어 35일만에 오늘 얘가 집에 가는 날!!!
오후 8시 비행기인데 명동에 놀러 갔다가 집에 4시 반에 왔어요. 길 막힌다고 지하철 타고 공항 간다더니 공항에 늦게 도착해서 겨우 비행기 탔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러더니 비행기 놓칠까봐 와이파이 에그 렌탈한 거 반납 못했다네요. 아우 진짜~ 저보고 전화해서 공항 케이티 주소 알려주면 자기가 미국에서 에그 보내겠다고 해서 전화하니까 코로나 이후로 외국에서 팩키지 바로 못 받는대요. 설상가상 처음 렌탈할 때 자기 해외 카드 안된다고 해서 제 크레딧카드로 등록했네요.
짜증나서 분실신고 하고 90일 안에 반납하면 분실비 환불해 준다니까 일단 나한테 돈 보내고 나중에 환불비 받으면 내가 돌려준다고 했어요.

얘 몇 달 후에 한국으로 아예 이사오는데… 벌써 무섭네요.
항상 허둥지둥 대고 약속 시간 못지키고 하는데 사람들이 얘를 참 좋아해요. 저도 얘가 짜증은 나지만 그래도 기본은 착한 사람이고 이야기 잘 들어주고 공감도 잘 하고 해서 그런지 싫지는 않아요.
오히려 짧게 왔다가도 하루 세 끼 다 챙겨야 하고 어디든 같이 다녀주기를 바라는 사람들 보다는 안 힘들었어요.
하지만 저처럼 시간 약속 안 지키면 내 스스로가 스트레스 받고, 미리 계획 세워서 하는 사람은 저런 사람이 너무 신기해요.
근데 얘 주위에 아는 사람들도 엄청 많고 도와주는 사람들도 참 많아요. 사람들이랑 쉽게 친해지고 그래서 부러운 마음도 있었는데 이번에 가까이서 겪어 보니까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저렇게는 못 살겠네요. ㅎㅎㅎ
IP : 115.143.xxx.206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11.17 8:51 PM (218.159.xxx.228) - 삭제된댓글

    저짓을 한달동안 했다고요? 저 사람이 님 목숨 구해줬으면 인정.

  • 2. ㅇㅇ
    '22.11.17 8:52 PM (175.124.xxx.116)

    호구노릇 이제 그만 하세요

  • 3. 조심스레
    '22.11.17 8:52 PM (223.38.xxx.244)

    연 끊으세요. 극이기주의자, 자기밖에 생각 안하네요.

  • 4. 적당히
    '22.11.17 8:53 PM (124.57.xxx.214)

    거리두고 자를건 잘라야지
    안그럼 해가 되는 사람이네요.
    아니 늦게 다니는데다 일처리를 어찌 저리 해요.

  • 5. ..
    '22.11.17 9:05 PM (114.207.xxx.109)

    님 보살 그리고 호구 ㅠㅠ
    일주일넘었을때.내보내셨어야

  • 6. 부럽네요
    '22.11.17 9:14 PM (211.250.xxx.112)

    저런 성격 닮고 싶어요. 저렇게 민폐인데도 인기도 많다니..

  • 7. dlf
    '22.11.17 9:16 PM (180.69.xxx.74) - 삭제된댓글

    호구가 있으니 진상짓 하는거죠
    앞으론 딱 선을 그어요

  • 8. 그냥
    '22.11.17 9:19 PM (221.149.xxx.179)

    악의는 없고 미리 재고 자르고하는 뇌 안에 자가 없어서
    그래요. 민폐는 상당한데 그것을 초월한 인간미는 있고
    많은 사람 상대할 만한 에너지는 부
    그 관계들 다 뇌속에 다 집어 넣고 살려니 자기생활 일부에서
    여기저기 빵꾸투성이

  • 9. dlf
    '22.11.17 9:19 PM (180.69.xxx.74)

    한달이나 있으면서 유심도 안쓰나요
    그걸 다 처리해 주는 님도 참

  • 10. 그냥
    '22.11.17 9:24 PM (221.149.xxx.179)

    족 글자 하나가 빠졌다! ㅋㅋ 부족으로 정정합니다.

  • 11.
    '22.11.17 9:26 PM (220.85.xxx.236) - 삭제된댓글

    그지인에게 제일 관대한 사람이
    님이신거죠
    그러니 님댁에 머무른거구요
    저도 그런 지인 하나 있었는데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다 전화하니
    이제 나간다는 말듣고
    참다참다 손절했어요
    약속이간 안지키는 사람은
    시간뿐 아니라
    매사가 그렇게 흐리멍텅하더라구요

  • 12.
    '22.11.17 9:28 PM (220.85.xxx.236)

    그지인에게 제일 관대한 사람이
    님이신거죠
    그러니 님댁에 머무른거구요
    저도 그런 지인 하나 있었는데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다 전화하니
    이제 나간다는 말듣고
    참다참다 손절했어요
    약속시간 안지키는 사람은
    시간뿐 아니라
    매사가 그렇게 흐리멍텅하더라구요

  • 13. 와...
    '22.11.17 9:36 PM (112.166.xxx.103)

    본인이 호구 등신인건
    아시긴 아시는 거죠?

  • 14. 세상이기적.
    '22.11.17 9:51 PM (101.99.xxx.41)

    이런사람이 어떻게 착하다고
    생각을 하시는건지 ㅜㅠ
    제발 거리두시고, 적당히
    사회적으로만 관계맺으시길..

    아오.. Isfj인 전
    글만읽어도 스트레스가
    장난아니고, 기빨리네요ㅜㅠ

  • 15.
    '22.11.17 10:03 PM (115.86.xxx.36)

    저는 시간 개념 없는 자랑 하루도 같이 못살아요

  • 16. 호구가 저렇게
    '22.11.17 10:05 PM (112.167.xxx.92)

    본인이 호구인 줄도 모르는 경우가 저 경우죠 세상에나 친구집에 35일??세상에나 님도 어지간하네요

  • 17. ㅇㅇ
    '22.11.17 10:08 PM (39.7.xxx.142) - 삭제된댓글

    왜 그렇게 기빨리고 살아요?
    더 베스트 오브 호구.

    크레딧카드까지 내어주셨다고요?
    집문서는 안 주셨지요?

    귀국하면 원글네 집에 이사짐 풀 지인이네요. 님은 거절도 못하도 다 받아주시다가 홧병 날 거에요.

  • 18. ㅇㅇ
    '22.11.17 10:10 PM (118.37.xxx.7)

    외국에 한 달 있으면서 그나라 핸드폰을 대여 안한다구요???
    그것도 통신,데이터 천국 한국에서요???

    원글님, 걔가 그럴리가 없어, 걔가 알고보면 착한 애야~
    이거 다 장기간에 걸쳐 가스라이팅 당한거에요.

  • 19. ...
    '22.11.17 10:27 PM (221.151.xxx.109)

    별 미친ㄴ이 다 있네요
    원글님은 처음에 어떻게 만나신 건데요?
    적당히 끊으세요
    최고 민폐녀네요

  • 20.
    '22.11.17 11:02 PM (74.75.xxx.126)

    제 친구랑 너무 비슷한데요!! 이런 타입이 있군요.
    저는 원글님과 정 반대 상황이에요. 친구가 한국에 살고 전 미국인데 아이 수능 끝나면 바로 비행기표 끊는다고 해서 솔직히 긴장하고 있어요. 여긴 한국같지 않아서 대중교통 불편하니까 일일이 어디 갈 때 라이드 해줘야 하고 음식도 전혀 못 하는 친구라 제가 다 해줘야 할 것 같은데. 오는 건 반갑고 재밌을 것도 같은데 걱정도 되네요. 저 직장가면 이 친구는 뭐할지. 게다가 친구 남편은 이왕이면 딸도 데려가라고 한대요. 긴 겨울이 곧 시작되는데 여기 와서 젊은 아가씨가 뭘 할까요 ㅠㅠ

  • 21. 초헐..헐
    '22.11.17 11:04 PM (59.14.xxx.42)

    헐..요지경속.

  • 22.
    '22.11.18 3:43 AM (106.101.xxx.125)

    현실에선 같이 일하고싶지 않을만큼
    둔하고 무던하고 어느정도 민폐?도 끼칠줄 알지만 사람
    잘챙기고 안삐지는 사람들이 더 인기 많더라고요 ㅋㅋ

  • 23. 이 글의 제목은
    '22.11.18 7:21 AM (59.6.xxx.68) - 삭제된댓글

    그 친구가 아니라 원글님을 두고 만든 제목인데요?
    세상엔 그런 사람을 친구라고 35일씩 받아주고 뒷처리까지 다 해준며 재워주고 먹여주는 사람이 없죠

    이런 사람들은 본인이 굉장히 착하고 관대하나고 착각하며 뿌듯해 해요
    나는 이런 사람들까지도 다 받아주는대 그런 나를 이용하는 어이없는 친구도 있다고 속풀이하면서..
    그런데 제삼자 눈에는 그냥 호구, 그 친구가 그렇게 배째고 뭉개도록 판깔아준 멍석일 뿐이죠
    원글님은 속풀이하지만 그런 삶의 방식을 즐기시는듯 해요
    생긴대로 사는거죠

  • 24. 이 글의 제목은
    '22.11.18 7:23 AM (59.6.xxx.68)

    그 친구가 아니라 원글님을 두고 만든 제목인데요?
    세상엔 그런 사람을 친구라고 35일씩 받아주고 뒷처리까지 다 해주며 재워주고 먹여주는 사람이 없죠

    이런 사람들은 본인이 굉장히 착하고 관대하다고 착각하며 뿌듯해 해요
    나는 이런 사람들까지도 다 받아주는데 그런 나를 이용하는 어이없는 친구도 있다고 속풀이하면서..
    그런데 제삼자 눈에는 그냥 호구, 그 친구가 그렇게 배째고 뭉개도록 판깔아준 멍석일 뿐이죠
    원글님은 속풀이하지만 실은 그런 삶의 방식을 즐기시는듯 해요
    그런 친구라도 필요한 외로운 경우든가
    자기 생긴대로 사는거죠

  • 25. 원글
    '22.11.18 9:45 AM (115.143.xxx.206)

    친구가 살아가는 방식이 저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방식이라 신기해서 쓴 글이에요. 제가 만일 저 친구의 도움이 필요했다면, 저 친구도 기꺼이 저를 도와줄 사람이구요. 흉보려고 쓴 글이 아니고, 내가 이렇게 굉장히 착하고 관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친구가 있는 동안 밥 한끼 해 준 적도 없고, 제게 폐를 끼치면 미안해 할 줄도 아는 사람이에요. 원래는 일주일만 있으려고 해서 데이터 안하고 에그만 렌탈해서 있었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일정이 며칠 씩 늘어나다 보니까 이렇게 된 거라 이해가 갔구요.또 한국어 잘 못하는 사람이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어요.
    좋은 사람입니다. 다만 시간 개념이 저와 너무 달라서, 그동안 인싸 중의 인싸인 친구 성격이 부러웠는데 여기저기 신경써야할 게 많으니 저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느낀 점을 쓴 거에요. 답변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 26. ...
    '22.11.18 11:14 AM (221.151.xxx.109)

    저런 일을 당하고도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군요
    시간 개념 없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알려주는데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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