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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나간 고양이를 찾아주게 된 이야기에요.

... 조회수 : 2,842
작성일 : 2022-10-02 12:21:16
앞집에 할아버지가 살고 계세요.
혼자 사셔서 따님이 새끼고양이 한마리를 데려다 놓았는데 성묘가 되었고 문이 잠깐 열린틈에 집을 나가 버렸어요.
목걸이를 하거나 특징이 없었기에 찾기란 쉽지 않았고 저는 강아지를 키우기에 고양이를 예뻐하기는 하지만 별관심이 없어 몇번 봤는데도 딱히 기억나는것도 없었고 할아버지가 사진을 보여주시길래 털의 특징을 조금 기억해둔게 다였어요.
언니랑 강아지 산책시키느라 동네를 매일 돌아다니면서 고양이 이름을 부르면서 다녀도 봤고 비슷한 고양이를 보면 다가가서 손을 내밀어봤는데 도망가는 고양이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새끼때부터 키운 고양이라 사람 손을 싫어하지 않을테니 다니다보면 마주칠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그게 올봄에 있었던 일이었어요.
할아버지는 찾으시다가 주변에서 비슷한 고양이가 죽어있었다는 얘기를 들으시고 포기를 하고 고양이가 쓰던 물건들을 전부 치우셨대요.
저희도 이제 동네에서 멀리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찾아 주고싶다는 생각을 포기했었죠.
그런데 엊그제 정말 신기하게도 그 고양이를 만났어요.
처음엔 저흴 보고 야옹거리길래 귀엽네하고 보다가 언니가 그 고양이랑 닮은것 같다길래 사람 손을 타는지 보려고 이름을 부르며 다가갔는데 피하지 않고 아는 사람을 만난것처럼 다가오는거에요.
처음엔 사진을 찍어서 할아버지께 보여 드릴 생각이었는데 또 언제 볼지 몰라서 얘가 제 품에 안기면 데리고 가봐야겠다 했는데 거부없이 딱 안기네요.
신기해서 집까지 데리고가서 할아버지께 보여드리니 잃어버린 고양이가 맞다고 좋아 하셨어요.
근데 제 기억에는 좀 통통했었는데 너무 말라서 작아보이길래 아닌것 같기도 하고 좀 찜찜한 느낌이 있어 다음날 다시 또 가봤는데 하는 행동들이 그 고양이가 맞았어요.
할아버지께 다시 여쭤보니 제가 미처 못봤던 털의 특징들이 똑같았고 집에 오자마자 자기가 지냈던 방으로 먼저 들어가더래요.
할아버지랑 침대에서 같이 잤는데 어제도 그렇게 같이 잤다고요.
언제 다쳤는지 귀에 상처가 났다가 아물었던 흔적도 있었대요.
주변에 길고양이들이 많아서 나갔다가 공격을 받고 멀리 도망갔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은 했었는데 이젠 찾기 힘들겠다 포기하던 찰나에 다시 만났다는게 참 신기해요.
장난감과 간식을 사가지고 가서 다신 잃어버리지 않게 문 단속 잘하시고 목걸이도 꼭 걸어주시라고 신신당부하고 왔는데 기분이 묘하게 뿌듯하고 좋아요.
제가 강아지를 키우다보니 반려동물을 잃어버리고 찾는다는 전단지나 얘기를 들으면 제 일처럼 걱정되고 다니면서도 신경쓰고 보는 편인데 그래서 운좋게 찾아주게 된건가 싶어요.
겨울이 오기전에 찾게 되서 너무 다행이고 앞으로 시간될때 가끔 간식 사가지고 가서 놀아주고 와야겠어요.
다시보니 아주 예쁘게 생겼더라구요.ㅎ
강아지랑은 다른 애교가 있어요.




IP : 14.33.xxx.46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2.10.2 12:24 PM (211.109.xxx.17)

    와~ 원글님 최고!! 좋은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2. ㅎㅎㅎ
    '22.10.2 12:25 PM (58.127.xxx.56)

    아이고 잘하셨네요!!!!

  • 3.
    '22.10.2 12:25 PM (211.52.xxx.84)

    정말 읽는내내 훈훈하네요
    얼마나 집나가서 고생했을까요~
    원글님 최고최고

  • 4. 00
    '22.10.2 12:25 PM (223.38.xxx.101) - 삭제된댓글

    너무 잘 됐네요~
    좋은 일 하셨어요. 키우던 냥이 잃어버리면
    얼마나 보고 싶었겠어요
    저는 밥주던 냥이들이 없어져서 꼭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서 그 마음 잘 알아요

  • 5. ...........
    '22.10.2 12:28 PM (211.109.xxx.231)

    와.. 기적같네요. 추워지기 전에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예요.ㅠㅠ
    원글님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할아버지가 얼마나 기뻐 하셨을지 눈에 보이네요. 제가 냥이 대신해서 감사 드리고 싶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 6. 와우!
    '22.10.2 12:30 PM (168.126.xxx.50)

    자기 방으로 가다니
    얼마나 가고 싶었을까요
    저도 하루만에 찾은 적 있는데
    오자마자 자기 화장실로 가더군요

    정말 옆에 있는 것 처럼 느끼게
    글을 잘 쓰시네요 ㅎㅎ

  • 7. 다행이네요
    '22.10.2 12:36 PM (121.165.xxx.112)

    집나가서 얼마나 고생했을까...
    그래도 매서운 겨울이 오기전에 찾아서 다행이네요

  • 8. 혹시
    '22.10.2 12:40 PM (122.35.xxx.158) - 삭제된댓글

    외국인가요?
    너무 흐뭇해요

  • 9.
    '22.10.2 12:42 PM (223.38.xxx.1)

    와 너무 좋은 일 하셨어요!!!♡♡

  • 10. 로그인
    '22.10.2 12:44 PM (220.116.xxx.203)

    진짜 복 지으셨네요 제가 다 고맙네요^^

  • 11. ㅠㅠ
    '22.10.2 12:50 PM (118.235.xxx.157)

    아가 정말 다행이다ㅠㅠ
    원글님 정말 고마워요ㅠㅠㅠㅠ

  • 12. 원글이에요.
    '22.10.2 1:06 PM (14.47.xxx.47)

    댓글들 읽고 다시 뿌듯..^^ 저도 집나간 고양이는 찾기 힘들단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이렇게 찾았다는게 너무 신기하고 좋았거든요.작은 관심이 모이면 시간이 좀 흘러도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다시 찾을지도 모르니까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 글을 올려봤어요.댓글중에 외국 아니냐고 물어보셨는데 아니에요.ㅎ

  • 13.
    '22.10.2 1:15 PM (122.37.xxx.185)

    우리 쫄보는 가족외 모든 사람을 무서워해서 진짜 문단속 잘 해야겠어요.
    냥이 찾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 14. ..
    '22.10.2 1:23 PM (123.215.xxx.214)

    정말 좋은 일 하셨어요.
    집 나간동안 고생 많이 했겠어요.

  • 15. ㄱㄱ
    '22.10.2 1:57 PM (124.216.xxx.136)

    궁금한데 원글님 얼마만에 찾으신건가요 ?

  • 16. 올봄에 잃었다가
    '22.10.2 2:06 PM (106.102.xxx.252)

    엊그제 찾았다고
    너무 다행입니다
    원글님 제가 다 감사합니다

  • 17. happ
    '22.10.2 3:04 PM (110.70.xxx.145)

    어머 너무 잘됐네요.
    고마워요 원글님

  • 18. 진짜
    '22.10.2 4:20 PM (175.194.xxx.148)

    훌륭하세요. 내 일처럼 냥이를 찾아주고 싶은 열망이 냥이랑 통했나봐요.

    저도 현관문 열어놓은 사이 냥이가 집나간적 있는데 사실 쫄보들이라 멀리는 못가고 근처에서 꼼짝마! 하고 있더라구요.

    원글님 덕분에 추운 겨울 오기 전에 찾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복 받으실거에요.

  • 19.
    '22.10.2 8:52 PM (119.196.xxx.139)

    와 제가 다 행복해지네요.
    힐링글 입니다.

    원글님 정말 좋은 일 하셨어요.
    잊지 않고 기억하셔서 이런 좋은 일이 생겼나봐요.

    한 생명을 살린 거나 마찬가지예요.

    제가 다 고맙네요.
    뭉클하구요.
    냥이가 할아버지와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길 바랍니다.

  • 20. 원글님
    '22.10.2 11:35 PM (101.87.xxx.195)

    너무 감동적이에요. 원글님 꼭 복 많이 받으시고 원글님 반려견이랑도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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