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간은 요술쟁이. 쓸수록 늘어나네요

나름 조회수 : 4,036
작성일 : 2022-09-21 16:11:20
며칠간 종일 의욕상실로 홀로 집안에서 지냈어요
폰보면 몇시간 후딱
책보면 몇시간 후딱
아침인가 했는데 저물고 새벽 1시고 그러더니

오늘은 이사하는날이었는데요
집이 작고 짐도 많이 버리고
이주전부터 미리 박스싸고 준비놓았었어요

비용절감 위해 일반이사로 했는데
대신 제가 같이 일했어요ㅋ

암튼 아침 일찍 일어나 미리 밥 챙겨먹고
이삿짐 자잘한거 싸고
아저씨오셔서 같이 무거운거 나르고
트럭 함께 타고 와서 또 같이 나르고
아저씨가 저보고 그만두랬는데도 그냥 함께 했어요

힘쓰는 일이 뭔가 저한테 좋은 영향을 주는 느낌.
땀흘리며 열심히 했더니 금방 끝났어요

아저씨 아이스커피 드리고 돈드리고 보내드리고
기분좋은 음악 들으면서 저 혼자 정리했어요
박스들 풀러서 물건 자리잡고
더 버릴거 챙기고

서재방을 꾸이는데
커다란 책장을 가로로놨다 세로로 놨다 낑낑대며 놓고
이제 자잘한거 빼곤 대충 된거 같아
도서관에 책 반납할거 배낭챙겨놓고
커피타마시고 한숨돌리며 시간을보니
후.. 아직도 겨우 3시 반이더라구요
아니 하루가 이리 길다니..

해는 쨍쨍 날은 너무나 밝고 좋고
참 많은 일을 했는데..
오늘 하루가 참 길고 길게 느껴졌어요
아직도 많이 아주 많이 남았구나

하루라는 시간이 이렇게 긴 하루였다니..
이런 긴 시간을 나는 참 많이도 허송세월했구나..싶었어요
울면서 혹은 무표정하게 무기력하게
어떤날은 종일 누워서 말이죠

햇살이 너무 좋아 새집 거실 창가에
길게 눕는 의자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는데..

밝은 태양, 창가의 햇살이 나의 습하고 어두운 마음을
쨍쨍하게 바짝 말려주는것 같더라구요

뭔가 치유되는 느낌.

이상하죠?
오늘 일도 많고 육체노동도 했고 힘들었는데
스스로 힐링시간 갖는다며 종일 책보고
누워서 푹 쉬고..
이런것보다 더 힐링되는 오늘이었어요

치유란게 어쩌면 의도하는것보다도
그냥 일상을 담담히 살아내는것에서
더 큰 치유의 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글의 방향이 슬금슬금 바뀌었네요ㅎㅎ

암튼 오늘 하루 참 길고 좋다구요

저 이제 도서관 가서 또 좋아하는 책 골라와서
새집에서 새출발 연구해봐야겠어요

편안한 오후 되셔요~~
IP : 39.7.xxx.3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2.9.21 4:14 PM (112.187.xxx.249)

    오늘 날씨와 같은 선물같은 글이에요.
    이사정리 찬찬히 잘 하시고
    새로운 곳에서 님의 꿈도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 2. 와우..
    '22.9.21 4:14 PM (121.166.xxx.61)

    대단하세요. 여기 칭찬 스티커
    저도 부지런하게 살고 싶어요. 기운 받아 갑니다.

  • 3. ㅇㅇ
    '22.9.21 4:15 PM (110.9.xxx.132)

    글이 너무 좋아요. 가을볕처럼 뽀송하고 따뜻한 글이네요
    새집에서 행복하세요

  • 4. 맞아요
    '22.9.21 4:17 PM (119.69.xxx.167)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글을 너무 잘 쓰셨네요..
    새집에서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

  • 5. ㅇㅇ
    '22.9.21 4:21 PM (211.36.xxx.118)

    저에게도 선물같은 글..
    저는 어릴때부터 열심히 살면 하루가 인생이 너무 빨리 가버리는 거 같은 불안이 있거든요
    그런 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글이네요

  • 6. 777
    '22.9.21 4:21 PM (1.242.xxx.253)

    이사한 새집에서 하시는 일 모두 잘 되고 건강하시길!

  • 7.
    '22.9.21 4:21 PM (61.255.xxx.96)

    무슨 말씀인지 너무나 잘 알죠

  • 8. ㅇㅇ
    '22.9.21 4:22 PM (203.219.xxx.156)

    맞아요
    힐링이니 명상이니 치유니 하지만
    아침먹고 일하고 점심먹고 저녁먹고 아이 돌보고 청소하고..
    이런 일상을 유지하는게 인생에서 제일 소중하고 중요한 일인거 같아요.

    코로나로 심하게 아파보니 이런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줄 알겠더라구요

  • 9. 네!
    '22.9.21 4:23 PM (116.122.xxx.232)

    주어진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부지런하게 살아야죠.
    행복하시길!

  • 10. 진짜
    '22.9.21 4:24 PM (1.235.xxx.131) - 삭제된댓글

    기분 좋아지는 글이네요.
    원글님 행복하세요

  • 11. ....
    '22.9.21 4:34 PM (211.200.xxx.63)

    원글님의 마인드와 통찰이 멋집니다

  • 12. 우리엄마가
    '22.9.21 4:38 PM (59.23.xxx.218)

    늘 하던 말이예요.

    엄마가 보고싶네요ㅠㅠ

  • 13. 러브리
    '22.9.21 4:40 PM (223.33.xxx.148)

    한줄한줄읽다보니
    어느새 미소짓게만드는
    기분좋아지는글이에요
    정말 무슨말인지 너무잘알지요
    새로이사한집에서 많이 많이행복하세요

  • 14.
    '22.9.21 4:40 PM (14.50.xxx.77)

    이사한 새집에서 좋은일만 가득하세요^^

  • 15.
    '22.9.21 4:47 PM (211.114.xxx.77)

    와 대단 대단. 님의 좋은 기운 받아갑니다.

  • 16. 와우
    '22.9.21 5:08 PM (223.62.xxx.110)

    맞아요
    부지런히 지내면 충만함에 더 부지런해지는듯

  • 17. ginger12
    '22.9.21 6:51 PM (125.178.xxx.109)

    큰 성찰을 얻으셨군요

    일상을 담담히 살아가는 것이 큰 치유

    맞아요
    일상을 내 패턴대로 잘 살아내는게 가장 큰 치유예요
    덧붙여서 가장 충족되고 행복한 인생 역시
    규직적인 일상을 담담히 살아가는 것이고요

  • 18.
    '22.9.21 7:04 PM (122.36.xxx.160)

    바쁠수록 시간은 더더 늘어나죠ᆢㅎㅎ
    기분 좋아지는 글 덕분에 덩달아 개운해지네요.~^^

  • 19. ..
    '22.9.21 7:05 PM (58.126.xxx.214)

    제가 치유받는 느낌이네요. 요즘 제가 무기력했었거든요.

    "치유란게 어쩌면 의도하는것보다도
    그냥 일상을 담담히 살아내는것에서
    더 큰 치유의 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는 원글님의 말이 너무 와 닿았습니다.

    저도 제 일상을 담담히 살아보리라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 20. 저도
    '22.9.21 7:08 PM (92.40.xxx.193)

    치유란게 어쩌면 의도하는것보다도
    그냥 일상을 담담히 살아내는것에서
    더 큰 치유의 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말이 웬지 가슴에 와닿네요

  • 21. 둥글둥글
    '22.9.21 10:11 PM (175.121.xxx.62)

    글을 참 잘쓰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2. 7ㅓ
    '22.9.21 11:01 PM (116.33.xxx.5)

    정치글에 신물 나서 그만 올까 싶다가도 이런 좋은 글때문에 82 옵니다. 하루의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힐링되는 순간 느끼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 23. ㅇㅇ
    '22.9.26 4:40 PM (59.23.xxx.202)

    한줄한줄읽다보니
    어느새 미소짓게만드는
    기분좋아지는글이에요
    정말 무슨말인지 너무잘알지요
    새로이사한집에서 많이 많이행복하세요222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8696 하나님의 교회 관계자가 이 사이트 보고 있나봐요. .... 06:00:19 147
1608695 엄태구 홍보하신 분 좀 나와봐요 4 하... 05:27:41 807
1608694 관리 하나도 안하는데 동안소리 듣는 사람 3 ㄷㄷ 05:26:45 404
1608693 타지에서 6년 살았으면 어느정도인가요? 1 ........ 04:13:25 661
1608692 배현진 근황 ㄷㄷ 4 00 04:02:58 1,903
1608691 드라마 파친코 재밌나요? 4 ㅇㅇ 02:48:04 855
1608690 손웅정 아카데미 학부모들 "단 한 번도 체벌 없었다&q.. 3 ㅇㅇ 02:38:25 1,970
1608689 여친 길에서 폭행하고 치아 부러트리고 3 인과웅보 02:21:28 1,750
1608688 시어른 반찬통 돌려드릴 때 얼마나 드릴까요? 9 니모니모 01:41:32 1,244
1608687 강바오가 갔을 때 푸바오는 자고 있었나봐요 4 dd 01:41:21 2,274
1608686 정상이죠? 103-47 7 혈압 01:03:35 1,474
1608685 몇년 전 82에 쓴 글에 어느 분이 달아준 댓글인데요 8 ... 01:02:38 2,214
1608684 수원 백내장 수술하려는데 병원 추천해주세요. 1 수원 00:57:12 297
1608683 인생이 그래도 살만하다고 생각해요 6 00:49:54 1,880
1608682 녹내장 검진 후 2 00:41:29 1,022
1608681 잃을게 많으면 바람 안피운다더니 10 아니네 00:39:40 2,922
1608680 구리가 식재료에 닿으면 안되지 않나요? 5 유리지 00:34:52 960
1608679 죄송한데.. 뉴진스 노래 못듣겠어요 43세 48 ... 00:32:23 4,602
1608678 신애라는 뭐가 달라진거죠?? 10 키키11 00:29:22 4,078
1608677 까치발 드는 게 안좋은 건가요? 12 ㅇㅇ 00:26:12 2,670
1608676 며칠 전 택시를 탔는데요. 4 .. 00:24:04 1,101
1608675 여기만 바람 엄청난가요 16 00:23:03 2,882
1608674 아이 씨... 테슬라 오늘 개장하면 팔려구했는데 5 ㅇㅇ 00:14:07 2,477
1608673 화려한 귀걸이. 급구합니다 9 어디서 00:13:25 1,488
1608672 양밥이란 말 아세요? 7 ... 00:07:43 2,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