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범상치 않은 식당이 길가에 보였어요.
홈플러스에서 한다는 치킨 행사를 멱잡잡고 내다꽂는,
한마리, 5000원,
두마리 9000원,
거리 쪽 문을 확 열어두고,
가게에서 기름 쩐 내도 나지 않고,
척 보기에도 3-40년 단골인듯한 분들이 홀로, 혹은 함께 앉아 생맥주 한잔과 닭 먹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옛날 통닭이란 상호도 다정했어요.
옛날
통
닭
예전의 노란 종이에 기름이 뚝뚝 흐르던, 통닭,
월급날 아버지가 사오시던 통닭도 생각나고
무나 소스를 돈 따로 받고 파는 것도 마음에 들더라고요.
필요한 사람들만 먹을수 있게
잘 웃고, 과묵하고, 포동한 청년이 염지하면서, 쉴새 없이 닭을 튀겨 쌓아놓는데, 건실한 청년이야 언제봐도 꽃처럼 이쁘죠.
물론, 메추라기처럼, 병아리처럼 작은 닭이라, 먹잘 것도 없었지만,
짭잘하고, 고소한 닭을 5천원에 남대문 거리를 바라보며 먹을 수 있다니. 베트남이나 태국의 시장에 온 듯한 분위기더라고요.
몇 달 전만해도, 유령 도시처럼 사람하나 없던, 남대문 시장, 명동에 사람들이 복작이니, 안심도 되고요.
쏘이 소스니, 칠리 소스 듬뿍 친 XX 치킨이 아닌.
소금으로 간해서, 그냥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옛날 통닭 맛같은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