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는 저랑 같이 간 50여명중 2명밖에 못 갔어요
(SAT만점자나 만점에 가까운 자는 그보다 많았습니다..동양인차별이 있을 수 있음)
아무튼 유학반 자체가 편법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교육부에서 단속을 안했다 뿐이지 방과후에는 별도의 교과과정을 개설할 수 없도록 돼 있었는데 강행했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저같은 경우는 비영어권 국가에서 외국인학교를 오래 다녔고 따라서 영어의 본질적인 부분들은 아주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생활을 혼자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영어를 별로 모르는 상태에서 갔어요. 다른 데에서는 문제가 별로 안 생겼지만 머리를 깎으러 간 적이 없었는데 돌이켜 보면 그 이유는 머리깎는 용어를 몰랐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스스로는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른다는 것도 모르는 상황이었죠
그런걸 보면 우리나라에서 소위 말해 정통코스 (대학은 한국에서, 순전히 학술적인 목적으로 석박사유학) 말고는 한국에서 바로 대학으로 유학가는 건 정말 못할 짓 같기는 합니다. 왜냐면 일상생활이 이미 한국방식이 체화된 상황에서 아무런 대비 없이 점수만으로 잘라서 학교에 보내기 때문..특히 부모도 미국생활 경험이 없는데 스펙경쟁으로 보내다 보면 아이를 그냥 뚝 던져 놓으면 잘 풀릴줄 알지만 그렇지 않거든요...공부에서 문제가 생기는게 아니고 일상생활이 해결이 안되다 보면 공부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웃긴건 그래도 이렇게 꾸역꾸역 해 놓으면 한국에서는 서울대 연고대도 겨우 간신히 갔을 사람이 학부 유학이 일종의 +@ 스펙이 되더라고요. 갈 때 도와주지는 않겠지만 오면 물불 안가리고 우대하겠다는 게 참...이준석 정치 입문이랑 비슷해 보인다랄까.
우리나라에서 별로 고민 없이 미국에 바로 보내면 문제가 생기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 우리나라 교육이 지나치게 학술적인 교육에 치중돼 있어서 그럴수도 있고요 (다른건 완전히 통제해 버리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오로지 학술적인 부분만 잘 하는 사람일 수도 있어서 그럴수도 있죠...학문의 중요성은 나날이 감소해 가는데(!) 오로지 교과서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써먹기에는 좋으니까요...미국은 아무리 학비를 많이 내도 각자도생이기 떄문에 (이 부분은 우리나라보다 심합니다) 머리를 안 깎는다고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고 방법을 가르쳐주느 사람도 없어요.
결론: 이준석 현상은 총체적으로 한국 사회가 미국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으면서도 미국을 거의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현상...으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