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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치러 왔어요

... 조회수 : 876
작성일 : 2022-07-29 10:09:20
제가 운전을 26살부터 했으니 비교적 꼬꼬마 시절부터 했지요
그때부터 다녔던 곳이예요

처음 잘 몰랐던 때는 아부지랑 사장님이 도와주셔서 믿고 다니던 곳인데, 이 정비소가 점점 커가는 걸 지켜보게 됐죠
차를 바꿔도 어쩌다 계속 같은 메이커 차로만 선택하게 되니 그냥 계속 여기 오게 됐거든요

차 올리는 리프트 없이 바닥 동굴에서 들여다 보면서 엔진 오일 갈아 주시던 때부터 리프트 두대로 늘리고 그 옆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전해서 더 번듯한 건물에 리프트도 늘리고 그런 걸 다 지켜보며 다닌 셈이죠
지금은 리프트 8대에 효율적인 작업장, 리프트마다 노트북에 연결된 시스템으로 즉석에서 진단, 부품 재고조사 척척하시더라구요

그간 간단한 정비 이외에 딱히 올일 없었는데 오늘은 제법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사무실 2층 고객 휴게실에 올라와 있어요
작업장이 한눈에 내려다 뵈는데, 이제 사장님은 직접 정비는 안하시지만 엄청 바쁘게 작업장과 사무실, 창고를 오가며 지시하시고, 처음 왔을 때 계시던 정비사님들도 이젠 제법 나이가 있는데도 계속 근무하고 계세요
놀라운 건 예전에 신입이던 분들도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요
또 애기애기한 똘똘이스머프같은 신입직원도 있고요
사무실 직원도 옛날 그 애기애기했던 처자가 혼자 분주하더니 이젠 듬직한 상사가 되어 신입 직원 하나 붙이고 여전히 바쁘게 일하고 있어요
놀랍게도 정비소 규모가 커지는 동안 직원이 계속 늘어도 예전분들이 근속하시고 세대별로 층층 직원들이 고루고루 일하고 있는 참 이상적인 직장처럼 보여요
다들 너무나 베테랑이라 믿음직해서 말씀하시면 다 그냥 믿고 하자는대로 하는 편이예요
늘 과하지 않고, 내가 우물쭈물할 때는 차선책도 알려주시고 그러거든요
어느 정비사분이랑 대화를 해도...

오늘 돈 왕창 깨지는 말 듣고 휴가비가 차로 다 들어가겠군 싶어 속은 쓰리지만, 휴게실에 원두 아이스커피 한잔 내려 마시며 내차 정비하는게 한눈에 보이는 자리에 있으니 이 정비소가 이렇게 발전했구나 참 잘됐구나 하는 뿌듯함이 들어 적어봅니다
예전 정비소 사무실 한귀퉁이에 믹스커피 박스랑 정수기 한대놓고 작은 탁자에서 쭈그리고 기다리던 시절을 기억하니 이 쾌적한 휴게실에 없는 거 없이 갖춰놓은 사장님 마음고 고맙구요
아침 문여는 시간에 왔는데도 이미 모든 리프트에 차가 정비중이고 계속 밀려드는 차는 공장 뒷편 공터로 속속 대기하고 있어요

내가 뿌듯할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성공하는 분을 오랫동안 지켜보는 것도, 내가 신뢰할만한 전문가에게 내차를 오랫동안 의탁해온 것도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IP : 118.32.xxx.19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호수풍경
    '22.7.29 10:17 AM (59.17.xxx.239)

    동생이 오지라퍼라 아는 사람이 참 많은데요...
    차를 워낙 좋아해서 정비소 사장님 오일집 사장님 두루두루 친해요...
    처음 중고차 샀을때 정비 사장님이랑 같이 가서 봐주고...
    고장나면 고치러 가는데,,,
    뭐라뭐라 말은 해주는데 못 알아 먹으니까 동생한테 얘기하고,,,
    여튼 속이진 않겠지 해요...
    정비소 몇 번 옮겼는데 가는 데마다 점점 좋은 데로 옮겨서 나도 좀 뿌듯하네요 ㅎㅎㅎ

  • 2. 폴링인82
    '22.7.29 11:00 AM (118.235.xxx.199)

    이런 글이 수필이죠.
    차 고치러 다니는 길에 상념에 빠진 글
    기분 좋은 글이네요.

    늘 안전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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