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래 초등학교때 인심좋은 친구네집 얘기가 있어서 저도 추억 하나 꺼내봅니다.
80년대 초반이고 아마 제가 초등 3학년즘이었던거 같네요.
하교후에 친구가 자기네집으로 놀러가자고 하더군요.
전 사실 잘 모르는 친구였어요. 친구이름도 기억이 안나네요.
그시절 서울의 초등학교는 한반에 7~80명이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어쩌다보니 잘 모르는 친구임에도 빨리와!! 란 친구의 외침에 저도 다른 친구들 따라 우르르 갔습니다.
친구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이 집에 있었고, 어머니는 웃으시지만 살짝 놀란 표정으로 저희를 맞아주셨어요.
친구는 어머니에게 따따따~~ 뭐라 말을 한거 같고, 친구어머니는 웃으시면서 알았다 대답하신거 같았어요.
잠시후 짜장면 몇그릇과 우동 한그릇이 친구네집으로 배달이 왔습니다.
그 시절 도시빈민의 학교에선 도시락을 못싸오는 친구들도 있던 시절이고 서민들에게 짜장면은 그야말로 특별한날 사먹는 음식이었죠.
친구네집이 으리하게 아주 잘 사는집도 아니었던거 같았어요.
갑자기 몰려온 딸아이 친구들과 친구어머니 동생 한 8명즘 된거 같아요.
우린 친구네 마당에 빙그르 둘러 앉아서 짜장면을 들고 먹었습니다.
근데 전 좀 편식이 심한 아이였어요.
또래보다 나이도 어리고 체구도 작았고, 그 친구도 좀 작았던 친구로 기억해요.
여하튼 전 친구가 가져다준 짜장면을 안먹고 가만히 들고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쪽에선 친구 남동생이 난리가 났습니다.
난 왜 짜장면이 아니고 우동이냐며~ 울고불고~~
친구동생이 지금으로 치면 아토피 같은게 있었는지, 친구어머니가 동생을 달래면서 넌 짜장면 먹으면 가렵고 뭐가 나서 안된다고요.
그러다 짜장면을 안먹고 가만있는 저를 보시고 넌 왜 짜장면 안먹니? 물으셔서
전 짜장면 싫어해요. 라고 대답하니 부러움반 안타까움반 시선으로 보시더군요.
그럼 우동은 먹니? 하셔서 네~ 하며 우동을 받아 먹었습니다.
친구의 남동생이 제일 행복해했습니다.
저도 그날 얼떨결에 잘 모르는 친구네집에 따라가서 우동을 얻어 먹어 횡재한 기분이었고, 무엇보다 늘~ 편식한다고 엄마한테 야단만 맞다가.
아무런 잔소리 없이 짜장면에서 우동으로 바꿔주신 친구 어머니가 너무 감사했던 추억이네요
저도 결혼해서 살림살아보니 그 시절 7인분의 짜장면과 우동값 친구 어머니는 다른지출을 아끼고 베풀었던거겠죠.
그시절 넉넉한 인심을 나눠주셨던 친구의 어머니께 감사합니다.
저도 초등학교때 추억 꺼내봅니다
80년대초반 조회수 : 912
작성일 : 2022-06-01 12:16:13
IP : 175.208.xxx.2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22.6.1 12:30 PM (61.98.xxx.116)그 어머니께 감사의 마음을 보내시는 원글님도 따뜻한 분이실 거 같아요^^
2. 쓸개코
'22.6.1 12:51 PM (218.148.xxx.79)친구 어머니도 인심 넉넉한 분이었네요.^^
꼬마들 얼마나 좋았을까. 그 시절 짜장면이면 최고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 1345780 | 조희연 정말 싫어요 46 | 선거싫다 | 2022/06/01 | 6,187 |
| 1345779 | 비행기 못타보신분 계신가요? 22 | ㅇㅇ | 2022/06/01 | 2,708 |
| 1345778 | 모여서 하는 사교적인 운동으론 골프가 최고일까요? 6 | ..... | 2022/06/01 | 1,608 |
| 1345777 | (해방질문)구씨 왜 지하철타고 다녀요? 3 | ... | 2022/06/01 | 3,373 |
| 1345776 | 드라마 후유증을 음악으로 더 공허하게~ 1 | ㅇㅇ | 2022/06/01 | 666 |
| 1345775 | 고1아이 수련회 안가고 싶다고 하는데 가정학습으로 해도 될까요... 13 | 수련회 | 2022/06/01 | 1,746 |
| 1345774 | 사람들이 많이 시켜먹는 반찬 1~5위 라는데 33 | .. | 2022/06/01 | 14,255 |
| 1345773 | 원피스는 어울리는데 롱 치마는 안어울리는 체형은 뭐가 문제일까요.. 9 | 스텔라 | 2022/06/01 | 3,084 |
| 1345772 | 요즘 오이가 왜이리 쓴가요 19 | 오이오이 | 2022/06/01 | 3,198 |
| 1345771 | 고3 용돈 19 | 000 | 2022/06/01 | 1,936 |
| 1345770 | 발 옆을 접지른 것 같은데요. 9 | .. | 2022/06/01 | 779 |
| 1345769 | 선거당일 선거운동전화 해도 되나요? 1 | 매일그냥 | 2022/06/01 | 772 |
| 1345768 | 집 지을까요? 살까요 15 | 전원주택 | 2022/06/01 | 3,268 |
| 1345767 | 정신과를 실비처리하면 6 | 보험 | 2022/06/01 | 1,719 |
| 1345766 | 소소한 모바일 게임들 추천 19 | ㅇㅇ | 2022/06/01 | 1,398 |
| 1345765 | 50대에 성 정체성이 바뀔 수 있을까요? 16 | 베개 | 2022/06/01 | 4,531 |
| 1345764 | 김밥할때 6 | .... | 2022/06/01 | 2,269 |
| 1345763 | 손흥민 프리미어리그 Top5골 모음 영상 1 | ㆍㆍ | 2022/06/01 | 525 |
| 1345762 | 상해 사시는 한국 분들 너무 고생들 하셨어요~ 6 | 스미다 | 2022/06/01 | 2,249 |
| 1345761 | 해방일지 구씨 프리퀄 써 보았습니다. 27 | 리메이크 | 2022/06/01 | 4,388 |
| 1345760 | 인터넷에서 소문난 주전부리 간식 추천해주세요 1 | ㅌ8ㅌ | 2022/06/01 | 2,001 |
| 1345759 | 오늘 쓰레기 수거해 갈까요? 1 | ... | 2022/06/01 | 585 |
| 1345758 | 핸드폰가방 1 | 기억불가 | 2022/06/01 | 890 |
| 1345757 | 우리 엄마, 언니, 딸 심지어 우리 남편. 헌데 왜 ".. 7 | ... | 2022/06/01 | 3,283 |
| 1345756 | 연애빠진 로맨스 봤는데요 9 | ㅇㅇ | 2022/06/01 | 2,9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