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살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불쾌한 경험을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대응하는게 가장 현명한지를 몰라서 고민하다가 여기라도 털어놓아볼까하여 글을 적어 봅니다. 참고로 고구마 사연이니 사이다를 옆에 준비하시고 들어주세요. ㅠ,ㅠ 다른 남초사이트에도 글을 올렸는데, 여초인 82쿡에서도 의견을 듣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한 2주전쯤 여름맞이 원피스를 하나 샀는데 길이가 약간 긴 듯하여 동네 옷수선집을 검색해서 찾아갔어요. 여기 오래 살면서도 한번도 수선집에는 가본 적이 없어서 가격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구요. 기장만 5센치정도 줄이면 되는거니 한 30유로 정도 하겠지 하고, 그냥 구글 검색해서 가장 리뷰가 좋은 곳이길래 믿고 갔습니다. 왠지 모르게 수선집이니 그냥 유럽의 할머니나 아주머니가 주인이겠지.. 하고 문을 열었는데, 중동인 남자더라구요. 옷수선을 하는 중동인은 이동네에서는 보기가 힘든지라 약간 놀랐지만, 별 생각없이 인사를 하고 들어갔는데요. 저를 보자마자 어느 나라에서 왔냐 무슨 일 하냐 얼마나 오래 살았냐 등등 말을 많이 시키길래, 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저도 같이 친절하게 대화를 했습니다. 그 남자는 이집트 사람이였구요.
강남 스타일 좋아한다, 한국 음식 맛있다. 한국 친구도 있다 하길래, 그냥 잡담 수준으로 응대했습니다. 직업이 뭐냐 물어 제 직업을 이야기하니, 자기 여자친구도 그 직업이라면서 이것 저것 더 자세히 묻길래 약간 당황했지만 다 대답을 했어요.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한건, 저더러 원피스를 입어보라고 했던 후부터 였습니다. 원피스를 입어야 기장을 체크하겠다길래, 속으론 그냥 5센치만 밑단에서 자르면 되는데 뭘 입어보기까지 하나..했다가, 그래도 프로페셔널한 사람이니 그 사람 말을 들어야지, 하고 탈의실이 어딘지 물어봤어요. 그런데 탈의실이 없다며 바로 자기 앞에서 갈아입으라고 하더라구요. ㅎㅎ 제가 너무 벙쪄서, 안된다 했더니 왜 안되냐며, 갑자기 들고 있던 원피스를 제 머리위로 집어넣으면서 억지로 입히려하더군요. 그 원피스 제가 사고서는 한번도 입고 나간 적이 없는 새 옷이었고, 저는 겉옷까지 모두 입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좀 전까지 웃고 말하다가 갑자기 원피스를 뒤집어 씌우는 데 너무 놀라서 저는 버둥댔고, 남자는 제 자켓을 벗기고 티셔츠를 잡아당기고 팔을 억지로 원피스에 껴넣으면서 입으라고 하는데, 제가 허둥지둥 대다, 이건 정말 아닌것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더니 그제서야 한발 물러서더라구요.
이게 뭔일인지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그 때 그냥 원피스를 들고 나왔어야하는데, 제가 바보죠. 그냥 얼마인지 묻고 빨리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자켓을 다시 입고 가격을 물었습니다. 근데 5센치 줄이는 가격이 50유로래요. 제가 너무 비싸다고 했더니. 니 직업이 뭔지 아는데 돈도 잘벌면서 뭐 이걸로 엄살이냐며 웃더군요. 옆집은 70유로인데 내가 한국인 팬이라 50으로 해주는 거라며. 그런데 신용카드는 안되고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이 나라 오래 살며 한번도 카드계산이 안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그 순간 속으로 '이 xx, 탈세하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고구마니까요. 알겠다, 다 되면 연락달라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ㅜㅜ (나중에 다른데 전화해서 알아보니 원피스 기장 수선 30-35유로 사이래요 ㅜㅜ)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다시 옷을 찾으러 찾아갔는데요. 가기 전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른 옷 수선한거 체크하고 돈만 주고 나와야지 하고 계속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가게로 들어갔어요. 제가 회사일 마치고 급히 가느라 현금을 준비를 못했고, 계좌이체를 하려고 은행앱까지 다 열어놓은 상태로 가게 문을 들어섰는데, 저를 보는 순간 그 놈은 다시 잡담을 자꾸 시키더라구요, 제 원피스를 한 손에 들고는 주질 않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날 제가 마스크를 끼고 있었는데, 저더러 왜 마스크를 꼈냐길래, 제가 아직은 써야한다 라고 대답하니, 요즘에 아무도 안끼는데 왜 끼냐, 마스크 끼니 네 얼굴을 완전히 못보쟎니. 니 이쁜 얼굴 봐야 힘이 나는데? 너 오늘 머리를 풀렀네? 머리 너무 이쁘다. 머리 푸르고 다녀야 겠네. 너무 핫하다. 라고 하더라구요 .
쉴새없이 쏟아내는 말에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얼굴을 굳히고 원피스를 보여달라 했더니, 원피스를 주더군요. 빠르게 기장을 체크하고 계좌번호를 물었어요. 그랬더니 계좌번호는 주지 않고, 저더러 폰 넘버로 보낼 수가 있다며 전화번호를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제가 계좌번호를 달라 강하게 말했더니, 번호를 주면서 저더러, 내일 데이트 하자고, 주말에 같이 놀자며... 하...
너같은 애가 남자친구 없는게 이해가 안간다길래, (저는 아무 말도 안했는데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제가 대답을 안하니, 저더러 어디 사냐며 그 쪽으로 가겠다고... 제가 참다참다, 나 남자친구 있고, 너 이러는 거 성희롱인거 알고 있냐, 너 다른 백인 고객한테도 이러냐, 이러는데도 대답은 안하고 자기 할말만.. 계속, 핫하다, 우리 집에 갈래? 데이트하고 우리집 갈래? 번호 알려줘.. 남자친구? 있어도 돼, 이번 주말엔 나랑 데이트하면 되지.. 이러는데 정말... 아...
계좌이체 빠르게 하고 문닫고 나오는데 그날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그냥 너무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지금 다른 나라에서 출장중인 남자친구한테 이야기했더니, 남자친구는 '미친놈이네, 그런데 그런거 담아둬서 뭐해, 그냥 잊어버리는게 널 위해서 좋아' 라길래 너무 서운해서 괜히 남자친구랑 싸웠습니다. 적어도 당장 못가더라도 날 위해 전화라도 해주거나, 아님 출장갔다와서 가만 안두겠다라고라도 말해줘야하는 거 아니냐! 했더니 미친놈하고 뭘 싸우냐며, 그런 놈은 그냥 잊으라길래, 성희롱 피해자한테 그냥 잊으라는게 얼마나 잔인한 말인지 아냐고 한 이틀은 싸운 것 같네요. 결국 미안하다고 하고 그냥 흐지부지 됐는데,, 하루하루가 지나도 막 두근거림이 나아지질 않아요.
지금 2주가 되어가는데 구글 리뷰가 4.8인 그 집에 제 솔직한 리뷰를 제 이름을 걸고 써야하는 건가.
혹시라도 외국에서 고소당하면 어떡하지,
왜 녹음기를 안켜서 증거를 안남겨두었을까.. 두번째 방문때 녹음기를 켜고 들어갈껄.
첫번째 방문때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 그냥 원피스 들고 나올걸, 왜 바보처럼 당하고 있었을까.. 갈수록 제 정신이 썪어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풀어야할 것 같은데, 어떤 게 저한테 현명한 최선의 방법인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이러면 안되는 거 알지만, 외국 살면서 저는 더더욱 어떤 특정 인종이나 문화에 대한 편견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특히 중동 쪽 사람들, 백인 여자보다 동양인 여자 무시하고 성희롱 더 쉽게하는 것도 많이 봤구요.
택스 오피스에 현금 거래했다고 찌를까 생각도 해봤는데, 어느 정도 타격일지도 모르겠고, 이 좁은 동네에서 게시판에 올리자니 제 얼굴 이름 다 팔리는데, 그 중동인이 해꼬지 할까봐도 무섭고..
그냥 너무 답답해서 적어봤습니다. 구글에 리뷰를 썼다 지웠다 반복하는 중이네요.. 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