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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같던 친정엄마.

엄마딸 조회수 : 3,620
작성일 : 2022-05-16 12:57:08

나이들면 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나이들면의 나이가 어느정도의 나이인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70대이신 저희 친정엄마의 모습에서

가끔 천진난만한 아이같은 모습을 봐요.^^;


시골 친정집에 잠깐 다녀오면서

친정엄마랑 예쁜 꽃구경하러 갔다가

공원 앞에 뻥튀기 트럭을 보시더니

- 00아~ 튀밥 사주까?  하고  저한테 물어보세요

- 아니 엄마~ 나는 별로 안좋아해.   엄마 먹고 싶어??

- 음...사까마까

고민하시는 엄마 손을 잡고 뻥튀기 트럭 앞으로 갔어요


옥수수 튀밥,  보리튀밥,   노란색뻥튀기, 

몇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친정엄마가 골똘히 고민을 하시더라고요

쪼글쪼글 주름이 깊은 입술 근처에

또 쪼글쪼글 거친 주름이 가득인 손가락을

습관처럼 대시고는 

어떤걸 살까 고민하시는 친정엄마 모습이 너무 귀여운 거에요

어린 꼬마같이.


그러다가 엄마가 선택하신건 보리튀밥.

계산하려고 지갑을 꺼내 드니  친정엄마가  나도 돈있어~ 하시며

꺼내시려는 걸

- 엄마~ 간식 내가 사드리께요~~.  했더니

- 네~ 고맙습니다~ .

엄마의 장난스런 말투에 서로 주고 받고 했어요.ㅎㅎ


보리 튀밥 봉지를 안아들고 차에 앉으시는 모습도 귀엽고

뒤늦게 요게 맛있을라나 어쩔라나 혼잣 말씀을 하시는 것도 귀엽고

어른한테 귀엽다는 말 하는거 아니라지만

귀여운걸 어째요. ㅎㅎ


가끔씩 제겐 너무 귀여운 친정엄마가

밤에 꺼내들고 자랑하신 또하나의 귀여움은.


군에서 시골 마을마다 이런저런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가르쳐주는 걸 하더라고요

종종 마을에 방문해서 만들기, 그리기..종류의 프로그램을 진행 해주시는데

치매교육 프로그램 같은 건가봐요.  뒤뇌활동, 신체활동을 두루두루 하게

복지사 선생님이  방문해서 같이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몇달전에 친정엄마랑 통화를 할때

친정엄마가  마을회관에서 오늘 또 뭐 맞추기 시험을 봤는데

엄마가 1등해서 화장지 받았다고 자랑을 하시길래

내려가면 그거 구경시켜줘~ 했었거든요.


친정엄마가 서랍속에서 노란  서류봉투 같은걸 꺼내시더니

- 이게 뭐게~~ .  하시면서  내려놓으세요

- 뭔데?

- 내가 구경시켜 주께~  이게 뭐냐면~~~ .

하면서 자랑스럽게 꺼내 놓으신건  A4용지 크기의 화투 그림!

지금은 잊어버려서 잘 몰라서 찾아보니 3월에 해당하는 꽃그림이 그려진

매화꽃 '광' 화투 퍼즐이었어요.

그냥 매화꽃화투도 아니고 '광'이네요.ㅎㅎ


복지사님이 일,이주 전에 와서  그걸 어떻게 하는건지 알려주시고

하나씩 나눠준 후 다음에 와서 시험볼거니까  열심히 연습하시라..고 했대요.

엄마도 집에서 한두번 연습하고서

시험 당일이 되었는데


엄마가 제일 빨리 맞춰서  화장지 상품으로 받았다고...


뭘 맞춰서 화장지를 받았다고 통화했을땐 도대체 뭘 맞췄다는 건가 했더니

퍼즐이었네요.ㅋㅋ


방바닥 위에 화려한 색감의 '광'  퍼즐을 놓으시고는  1등으로 맞춘 거라며

자랑하시는 엄마 모습을 보니  또 학교에서 상타고 와서 부모님께 신나서

자랑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친정엄마의 얼굴에서 보이는게

와~또 너무 너무 귀여운 거에요.


- 엄마 진짜 대단하시다!  이거 맞추기 힘든데 어쩜 그리 잘 맞추셨대??

-몰라~??  그냥 어떻게 하니까 되던데?


'광'이 쓰인 매화꽃 화투 퍼즐은 한참 주인공이 되었다가

다시 노란 서류봉투에 넣어 고이 서랍속으로 들어갔답니다.


시골 친정집엔  그렇게 만들어진  엄마의 부채, 열쇠고리, 화분이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어요.








IP : 121.137.xxx.23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엄마
    '22.5.16 1:03 PM (115.139.xxx.100)

    저희엄마랑 성정이 비슷하시네요. 지금은 안계시지만 저도 직장다니면서 아이들 키우면서 잠시 혼자내려가 엄마랑 놀던 모습이랑도 비슷하구요. 자주 내려가셔서 엄마랑 이런 시간들 많이많이 가지세요^^ 너무나 좋고 귀여웠던 우리엄마...

  • 2. 울엄마
    '22.5.16 1:25 PM (59.28.xxx.31)

    울엄마 81세이신데요
    조각보 프랑스자수하시면서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하시면서 자랑하는 재미로 사십니다
    울엄마 말씀이 본인이 젊은사람보다 잘하신다고
    혼자 열심히 다니셔서 참 보는 자식들이 즐겁고 고맙습니다

  • 3. 원글
    '22.5.16 1:28 PM (121.137.xxx.231)

    엄마님 운전 잘하시나 봐요. 전 운전을 못해요. ㅜ.ㅜ 면허만 있고..다른건 참 잘하는 편인데 운전은
    꽝이에요. 배워야지..하면서도 선뜻 잘 안돼네요. 시골 갈때면 남편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게
    좀 그렇긴해요.
    자주 가고 싶은데 먼거리고 직장 다닌다고 시간 빼기 힘들고...참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울엄마님 어머니 멋지시네요. 자수놓는게 눈 피로가 심할텐데 괜찮으신가봐요.
    작품 만들때마다 얼마나 뿌듯하시겠어요. ㅎㅎ

  • 4. 울엄마
    '22.5.16 2:14 PM (59.28.xxx.31)

    백내장 수술하시고 밝다 하시네요
    돋보기도 맞추시고 쉬엄쉬엄하셔요
    씩씩하십니다 하하
    저도 그렇게 씩씩하고 열심히 살수있을까 걱정이네요

  • 5.
    '22.5.16 3:29 PM (112.219.xxx.74)

    부모님이 애틋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신 분들이
    부모님 귀엽게 보시는 듯. 부럽네요.

  • 6. 덕분에
    '22.5.16 4:05 PM (221.163.xxx.27)

    신나게 읽었는데
    읽고나니 괜스레 마음이 시큰거리네요
    엄마 생각도 나고 시어머님도 떠오르고
    따뜻한 글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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