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인생의 뜨개방
뜨개방 처음 갔으니 16ㅡ17년전이네요
뜨개방앞에 걸린 차시트 탐나서 홀리듯 들어가
앉았는데ᆢ
세상에 실은 어찌나굵은지 손가락 빠질뻔하고
힘주어 당겼더니 코바늘이 두개나 아작났어요
거기서 난생처음
~센스없으시죠?이렇게 둔한 사람은 처음~이라는
악담 들어가며 땀 삐질 흘렸어요
구들장에 담요덮고 3ㅡ4명이 늘 앉아서
동네소식을 다 듣고 주인장이 삶아주는 계란 한판을
세ㆍ넷이 까먹으며 수다떨었어요
가끔 저도 계란30개 한판씩 의기양양 사들고갔어요
저만 20대새댁이고 모두 4ㅡ50대였어요
딸기수세미 뜨겠다며 홀리듯 신참이 새로 왔어요
주인장이
~센스없으시네요ㆍ이런 둔한사람 처음이라며~
단골 멘트였나봐요 ㅎㅎ신참은 콧수도 못세던데ㅠㅠ
저녁이면 남편에게 한뼘 떴다고 자랑도 하고
담날은 딸기수세미 열개떠서
손가락 마비됐으니 라면먹어야 한다고도 했어요
그해 차시트도 완성하고
부모님들 모자 머플러한세트씩 떠서 선물드리고
딸기 수세미를 라면박스로 한박스나 떠서
지인들은 모두 딸기수세미 쓰게됐어요
그후 아이키우며 정신없이
살고는 있는데 가끔 그때가 생각이 많이납니다
실없는 농담에도 꺄르르웃던 새댁이었는데
잠깐의 평화롭고 한가한때였어요
1. 저는
'22.5.14 1:44 AM (182.227.xxx.251)저 역시 새댁일때 문화센터 뜨개질을 배우러 다녔었어요.
뜨개질이라는게 그렇잖아요. 손으로는 계속 뜨고 있고 모르는건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해도
사실 대부분의 시간은 그저 뜨기만 하면 되다보니
거기 계신 분들이랑 수다타임 이더라구요.
간식도 가져와서 선생님도 나눠 드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끝나면 또 백화점 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기도 하고 밑에 백화점 마트에서 장도 보고 그랬었네요.
나름 그 선생님 유명하신 분이라 그분꼐 몇년씩 배우신 분들은 나이드신 분들이라 삶의 지혜도 배우고 재미 있었어요.
문득 그때 그 분들이 그리워집니다.2. 메리야스
'22.5.14 1:48 AM (106.102.xxx.19)아무생각없이 메리야스뜨기 하고 있으면 무어지경 ㅋㅋㅋ
3. ooo
'22.5.14 2:26 AM (180.228.xxx.133)이 시간까지 스웨터 뜨다가 잠시 쉬러 82 들어와서 이 글을 봅니다.
제 성향에 제일 잘 맞고 해도 해도 배워야 할 것, 사야 할게
참 많은 매력적인 취미예요.
님처럼 동네 수다방같은 뜨개방에 대한 로망도 한때 있었는데
시중보다 너무 비싼 실값의 장벽을 못 넘고
그냥 네이버 지역카페에서 사람 모아 뜨개모임 하고 있어요^^4. 제발
'22.5.14 3:10 AM (14.32.xxx.215)수세미 뜨지마시고 좋은 실로 작품 하세요 ㅠ
내 손품 들어가는건데 싸구려실로 쓰고 버리는거 만들면 너무 아까워요
동대문실 패키지로 대여섯배씩 남겨먹는 사람들...다 도안 카피해서 나름 작품 만드는 사람들인데...
시간 때우지 마시고 정말 대작 해보세요5. .....
'22.5.14 6:51 AM (180.224.xxx.208) - 삭제된댓글포근하고 재미있는 글이네요.
저는 똥손 중의 똥손이라 뜨개질 포기했어요.
몇 번이나 배워보려 했으나... ㅠㅠ6. .....
'22.5.14 6:52 AM (180.224.xxx.208)포근하고 재미있는 글이네요.
저는 똥손 중의 똥손이라 뜨개질 포기했어요.
몇 번이나 배워보려 했으나... ㅠㅠ
단순작업인 줄 알았는데 머리 좋아야 하겠더군요.7. .....
'22.5.14 7:11 AM (119.69.xxx.56) - 삭제된댓글저두 레이스뜨기 좋해서
주로 모티브떠서 연결시키는거 좋아해요
최근에는 라피아 종이실 주문해서 여름가방 하나 완성시켰어요
어깨에 매보니 사가사각 종이소리나고
너무가볍고 튼튼하고 좋네요
뜨기시작하면 전투적으로 몰입하고 있어서 시간가는 줄도 몰라요8. 아...
'22.5.14 8:10 AM (1.235.xxx.154)어깨랑 손가락은 괜찮으세요
뜨개질 참 예쁘죠9. 사춘기
'22.5.14 10:14 AM (220.88.xxx.40)사춘기지랄을
손뜨개로 버티고있어요10. …
'22.5.14 1:04 PM (119.67.xxx.249)제가 이십대 초반에 신촌 안산 아래에 있는 요가단식원에서 이주일을 지냈거든요.
전 그저 단식하러 들어간 건데 수련생이라 칭하며 정신수양까지 신경 써주던 그곳의 수강생은 저 단 한명 ㅋ
그곳 하루 시간표 중에 동네 산책시간이 있어요.
봉원동 아래로 난 길을 따라 쭉 내려오다 보면 작은 뜨개방이 있는데
그 안에 삼삼오오 모여서 담소하는 무리에 단식원 요가선생님이 껴 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
개량한복 입고 요가하며 수련하던 삼십대 여자 미혼이신데
매일 속세로 내려가 뜨개질하고 오셨나 봐요.
바깥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모습이 어찌나 재밌어 보이던지
그 때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