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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사랑하는 아줌마예요~

아리아리 조회수 : 1,730
작성일 : 2022-04-25 11:08:06
시끄럽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가득한 세상이지만 새로운 아침이 왔고 새로운 기회이기도 한 오늘이 소중한 시간이길 바라며 어제 아침의 좋았던 기분과 기운을 82님들과 나누고 싶어 올려봐요 
제가 자전거 타기를 멈출 수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


오늘 간만에 일출에 맞춰 자전거를 타러 나가는 귀한 기회를 잡았다
요즘 공기가 좋지않아 내가 원하는 때에 탈 수 없기도 하고 살다보니 더 급한 일들이 생기기도 하여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기회다
아쉽긴 하지만 내 모토는 현재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최대한 이용하는 것!
최고로 좋은 공기는 아니지만 아주 나쁘지 않으니 그냥 나가자!
한강의 너른 물과 그 위를 채운 하늘 공간을 누비러~!




역시 자전거는 아침과 최고의 케미를 보여준다
밤새 정리되고 버려지고 새로이 생성되어 그득히 충전된 신선한 에너지가 댐문 열리듯 콸콸 쏟아져 나올 때 온몸으로 맞아가며 받아들이기엔 아침 시간만큼 적절한 때는 없다고 느낀다 
흐린 구름이 떠오르는 해를 가리긴 했지만 나는 안다
저 구름 뒤로 해가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보이지 않지만 존재함을 안다는 건 내 시야를 넓혀주기도 하고 호들갑떨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분 역시 보이지 않지만 계심을 알고, 잎을 떨구고 시커멓게 마른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는 그 안에 생명과 봄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몇달 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더 이상 내 곁에 계시지 않지만 밝고 따스한 천국으로 이사하셔서 예쁜 집짓고 미소지으며 영원히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로 살아계심을 안다

이른 아침이지만 사람들이 많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초등 3-4학년 정도되는 아이들의 자전거타는 활기찬 모습이었다
많은 이들이 아직 이불 속에 있을 주말 이른 시간에 어린 아이들이 힘차게 달리며 재잘거리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
새삼 저 중에 누가 먼저 이른 아침에 자전거를 타자는 건전하고 건강한 제안을 했을까, 그걸 받고 “그러자!”라고 힘을 실어준 친구는 누구일까 의문이 든다
저렇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곁에 두거나 만나는 건 참 행복하고 운좋은 일이란 생각이 든다
살면서 아프고 힘든 경험을 안긴 사람들 때문에 세상을 어둡게 보고 헤쳐나가야 하는 가시덤불만 있는 줄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반대로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향기를 남기고, 떠올리면 미소를 짓게하는 혹은 생명을 구하거나 인생의 방향을 180도 틀어줄 사람을 만나서 평생 힘을 얻고 온기를 간직하며 잘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 좋은 사람과 좋은 일을 접하는데 있어서 빈익빈부익부가 되는 경우도 많은 것을 본다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

굽이굽이 오르낙내리락 강물따라 가는 길은 재미있다 
나는 직선으로 뻗은 곧은 길보다 때론 돌아가고 꺾어져서 앞이 안 보이는 길, 가다보면 언덕이라 낑낑거리며 페달을 밟고 헉헉거리는 오르막길이 좋다
꺾어진 길이 주는 기대감과 깜짝선물이 좋고, 오르막이 힘든만큼 내리막길이 가파름을 예고하기 때문에 그 내리막의 쾌속질주를 생각하며 즐겁게 오른다
게다가 평탄하지 않은 길은 복근과 애플힙과 말벅지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ㅎㅎ(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언제부터인가 내리막길은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오른만큼 내려와 원래 나의 위치로 돌아오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내려간 다음엔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리 억울할 것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같은 내리막길이라도 준비되고 성심껏 살아온 뒤에 나타나는 내리막길이라면 좌절이나 절망이기 보다는 자연스런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 내리막을 어떻게 내려오느냐에 따라 낙상을 입고 드러누울 수도 있고 내가 쌓아온 기술이 있으면 자전거나 스노우보드를 타고 속도를 즐기듯 내려올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예외없이 다가오는 자연재해나 사고의 경우는 다른 얘기고 인생에 예기치않은 일은 그야말로 예고가 없다 

반환점을 돌아 집으로 향한다
같은 길도 방향을 바꾸니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내가 빠져도 수면의 높이에 1mm 차이도 없을 깊은 강과 서울타워가 서있는 높은 산과 구름으로 높이를 알 수 없는 하늘을 보며 나의 크기를 체감한다
방 안에서, 온라인에서 보여지는 나 자신은 이렇게 밖에 나와 달릴 때 한없이 쪼그라들고 부끄러움에 얼굴이 뜨뜻해진다
코로나를 핑계삼아 사람들과 멀리하며 그전에 느끼지 못했던 평화를 누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사람들이 주는 자극과 그로 인한 성장의 기회는 그만큼 줄어드니 균형을 잡는다는게 쉽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며 내가 싫은 건 안하는게 나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싫어하는 것을 왜 싫어하는지 돌아보게 되고, 싫다고 안하는 것이 최선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라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보는 세상과 사람의 실체는 나의 짐작과 다를 수 있음을 깨닫고 부끄러워지는 일이 몇번 생긴 후부터는 더욱 그렇다




개운함과 상쾌함과 적당히 빨라진 심박동을 느끼며 집에 와서 씻는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욕실을 채우고 나를 씻고 내 머리 속을 씻는다
다 끝내고 아침 준비를 하며 아직도 8시가 채 안되었다는 것에 시간 부자가 된 뿌듯함에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부르다
사랑하는 가족과 따뜻한 아침식사를 나누며 사람 속에서 웃고 먹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짐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오늘 하루도 감사할 것을 놓치지 않고 감사하며, 주어진 것들을 낭비하지 않는 하루가 되기를




IP : 59.6.xxx.6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22.4.25 11:10 AM (183.99.xxx.127)

    저 지금 막 자전거 한참 검색하다 들어왔는데 이런 긇이 뙇!

    엘베없는 4층이라, 차 트렁크에 넣어둘 수 있는 접이식 자전거 살까 싶은데... 혹시 추천할만한 게 있으세요?
    옛날에 스트라이다 같은 건 자전고 조종이 잘 안되어서 엄청 불안해서 못 쓰겠더라구요. 그거 타다 넘어지는 사람 꽤 있었음;;

    원글님은 그냥 일반 자전거만 타시려나요..

  • 2. ㅇㅇ
    '22.4.25 11:11 AM (39.7.xxx.186)

    로드 타시나요? 탄다면 어떤?

  • 3. 와우
    '22.4.25 11:11 AM (125.190.xxx.212)

    수필 한편 본 기분이에요.
    아니, 그냥 수필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감사할 것을 놓치지 않고 감사하며,
    주어진 것들을 낭비하지 않는 하루가 되기를
    저 또한 소망합니다.

  • 4. 로드매냐
    '22.4.25 11:12 AM (14.32.xxx.133)

    전 주말에 취미로 로드타는데 (코로나전에는 수영매냐)
    혼자타니까 접근하는 남자들이 ㅠㅠ
    어제도 신나게 한강자도를 타는데 어떤 로드할배가 옆으로와서 아가씨~끝내주네 잘타네
    선수같네 멋지네~어휴 ㅈㄹ 그냥 입닥치고 조용히 타라~소리지르니까 냅다 도망가더라고요 ㅋㅋ
    속으로야 무슨생각을 하든 상관할바아니지만 운동삼아 나온 사람한테 여자혼자라고 저렇게
    접근해서 농지꺼리하는 인간들 진짜 철퇴맞아야해요
    집에와서 남편하고 아들들한테 하소연하니까 혼자다니지마라고 지들이 호위무사해준다고 ㅋㅋ
    같이 자전거 타자고 그렇게 권해도 호응안해주더니 어젠 영상까지 보여주니까 화가난다고
    누구든 한명 보초세우겠다고 ㅋㅋ
    자전거 글보니 어제일이 떠올라서 주저리고 갑니다 ㅠㅠ

  • 5. 반가워요
    '22.4.25 11:24 AM (59.6.xxx.68)

    같은 관심을 가진 분들을 만나면 거리감이 훅 줄어들어 가까워지는 이 느낌이 좋아요 ㅎㅎ
    저는 로드랑 접는 자전거 두대를 갖고 있고 그때그때 내키는대로 타요
    각기 장점이 있으니..
    그런데 저는 돈이 넘쳐서 원하는대로 사실 분 아니면 이것저것 타보시고 결정하시라고 하고 싶어요
    내 몸에 맞는 자전거인지 알아볼 시간도 필요하고 내가 원하는게 속도감인지, 동네 마실인지, 멀리 여행다니며 탈 것인지 등등 내 스타일도 파악한 후에요

    사람 사는 얘기는 다 수필 아닐까요?
    자전거를 타고 내맘대로 달리다 서다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생각들이 좋아요^^

    로드매냐님 기분 상하셨겠어요
    라이딩 망치는 사람들에게 뿅망치 한방 선사해주고 싶네요
    저는 자전거를 사랑하지만 평범한 수준이라… 로드매냐님 멋진 분이실듯

  • 6. ..
    '22.4.25 12:50 PM (218.39.xxx.153)

    혼자 타면 미친 할배 성희롱도 있어요
    얼마전엔 허벅지 좋다하며 가더군요
    으이구 정말 가서 입을 꼬매주고 싶었어요
    전 미니벨로 타는데 7단 8단 10단으로 1년에 3번 기변 했어요 근데 이게 신의 한수로 한번도 크게 넘어진적이 없어요
    나의 실력에 맞게 잘 바꾼거 같아요
    초보시면 처음부터 너무 좋은거 타는거 보다 자전거 실력 키우면서 자전거 바꾸는것도 괜찮은거 같아요

  • 7. 이건
    '22.4.25 1:09 PM (116.123.xxx.207)

    자전거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달리며 이런 사색과 단상을 얻을 수 있다니...

  • 8. 저도
    '22.4.25 1:21 PM (112.165.xxx.246)

    자전거 좋아해요.엄청.
    저는 유자형으로 거치되어있는
    바구니 엄청 큰 자전거 사서
    15키로 우리 중형견 멍뭉이 태워서
    강변 라이딩하는 순간이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 9. 능선을
    '22.4.25 1:25 PM (222.120.xxx.44)

    걸을 때도 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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