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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돌보미로써 아기 돌보기 힘들었던 개월 수

돌보미 조회수 : 4,843
작성일 : 2022-04-12 20:59:46
정부에서 하는 아이돌보미 일을 하고 있어요.

지금 돌보는 아기는 생후 한 달 되었을 때부터 돌보기 시작해서 이제 두 돌 되었어요.
4월 첫 주 월요일에 유치원 다니는 아기 언니가 코로나 확진되서 그때부터 안갔는데, 
그 후 그집 식구들이 차례로 아기까지 온가족이 다 확진됐어요.

어제 마지막 가족 격리 풀려서 오늘 갔는데, 
아기가 현관 문 앞으로 달려나와 저를 꼭 껴안았다가 얼굴 쳐다보고
다시 꼭 껴안고 그러면서 한참을 안떨어지고 꼭 껴안아주더라구요.
얼마나 예쁜지.. 눈물 날 뻔 했어요.

이 아기 돌보면서 생각해보면 제일 힘들었을 때가 8개월에서 11개월 무렵이었어요.

저는 아기들이 예뻐서 거의 품에 안고 있는 편인 데, 한참 기어다닐 무렵
자기 딴에는 걷고 싶은데, 자기 혼자 걸을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제가 뒤에서 양쪽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일으켜 세워주면 발을 이쪽저쪽 움직이면서 
마치 걷는 것럼 여기저기 다녔어요.
그때가 정말 힘들었네요. 
밖에 나가자고 하고, 유모차는 안타고 걷겠다고 하는데, 걷지 못하니까
뒤에서 부축해줘야 하고..

그래도 아기가 예뼈서 힘든 것도 넘기고 그렇게 부축해주고, 안아주고 그러면서 키웠어요.

지금은 밖에 나가면 자기 맘대로 돌아다닐려고 제 손도 뿌리치고 혼자 뛰어가서 얼른 쫓아가야 해요.

집 안에서는 혼자 장난감 가지고 잘 놀고, 밥도 혼자 숟가락으로 떠먹고, 
점심 먹고 나서 씻기면, 2시간~2시간 30분 정도 푹 자고 그래서 너무 편해요.

아기들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또 다른 아기 만나고 그렇게 보냈는데, 
이렇게 감정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아기는 처음이예요.
이 아기는 헤어질 때 너무 슬플 거 같아요.
IP : 116.41.xxx.202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구
    '22.4.12 9:02 PM (223.38.xxx.7)

    너무 이쁘네요 아가가
    원글님이 아가 이뻐하는 거 아가도 알고 표현하나봐요
    아우 이뻐라.

  • 2. 모모
    '22.4.12 9:03 PM (110.9.xxx.75)

    슬프면서도
    뭉클한얘기네요

  • 3. 아기와
    '22.4.12 9:14 PM (112.154.xxx.91)

    아기 엄마가 참 복이 많네요. 원글님은 참 좋은 분이시고요.

  • 4. 동행
    '22.4.12 9:19 PM (112.148.xxx.15)

    저는 8개월 된 아기를 어린이집 담임교사로 인연이 되어
    현재 초등2학년 지금까지 아침저녁 가정 돌봄하고 있어요~^^
    위로 형아 4학년도 있어요~ 아마도 올 해가 마지막 해 일꺼라 짐작하고 있는데… 헤어진다고 생각하면 맘이 많이 아프네요…

  • 5. 엄마로
    '22.4.12 9:27 PM (58.238.xxx.122) - 삭제된댓글

    눈물 날 것 같아요

    고 때 얼마나 예쁜 지
    허리가 뿌셔지는 데도
    예쁘잖아요
    우리 아이
    그 때가 생각나서 울컥하네요

    아기들 얼마나 사랑하시는 지
    엄마의 그 때 마음을 소환시키시네요

  • 6.
    '22.4.12 9:52 PM (39.7.xxx.179) - 삭제된댓글

    엄마도 아닌데 그런마음 가지시는거 대단해요
    전 엄마인데도 아기때 키우기 힘들었던게 너무 커서
    그때 너무 예뻤네 그런생각이 안들어요.
    지금 커가면서 손 덜가니까 점점 예뻐요.
    지금 초5입니다

  • 7. ..
    '22.4.12 9:59 PM (123.213.xxx.157)

    이뻐하는걸 아는거죠~~
    정말 내 핏줄도 아닌데 대단하세요, 전 울아들 키우면서도 힘들어서 짜증도 많이 내서..

  • 8. 돌보미
    '22.4.12 10:05 PM (116.41.xxx.202)

    저 사실은 저희 아이들 키울 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애들한테 화도 많이 내고 그랬는데,
    돌보미가 되어 보니, 집안일도 안하고 오로지 아기한테만 집중하면 되니까 힘든 줄 모르겠더라구요.
    돌보는 아기들한테 큰 소리 한 번 지른 적 없어요.
    아기들이 고집 부리고 울고불고 뒹굴 때도 한 번도 혼 낸 적 없어요.
    웃으면서 그러면 안돼요~ 하고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줬어요.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키웠으면 좋았을 걸..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반성 많이 했어요.

  • 9.
    '22.4.12 10:07 PM (124.54.xxx.37)

    이런분 베이비시터로 둔 집은 복받았네요 원글님 넘 걱정마시고 지금을 즐기세요~ 아기랑 나가기 좋은 날씨네요 순딩순딩해보입니다만 그래도 힘든 나이죠..전 아기들 이뻐도 여기저기 고장난데가 많아서 ㅠ

  • 10. 돌보미
    '22.4.12 10:14 PM (116.41.xxx.202)

    사실, 이 아기가 안순해요.ㅎㅎ 엄청 성깔 있고, 기가 쎄요.
    근데, 저도 기가 쎄다는 소리 많이 듣는 사람이라...
    오늘도 목욕하고 나서 옷 안입는다고 소리소리 지르고 떼굴떼굴 굴렀네요.ㅎ
    떼굴떼굴 구르는 상태로 좀 냅뒀다가 기회 봐서 발 넣어서 하의 입히고, 머리 넣고, 팔 넣어서 상의 입혔어요.
    눈물 콧물 범벅인 채로 껴안아서 무릎에 앉히고 드라이기로 머리 말리면서 장난 걸었더니
    그 사이 맘이 풀렸는지 재잘재잘 떠들더라구요.

  • 11. 어머~~
    '22.4.12 10:30 PM (125.178.xxx.243)

    본문에선 아기가 넘 순하다 생각했는데 떼굴떼굴 구르기도 한다니^^;;
    그래도 원글님도,아기도,아기엄마도 다 너무 행복할 거 같아요~~

  • 12. ..
    '22.4.13 12:18 AM (121.175.xxx.202)

    원글님 대단하시네요. 제가 막 11개월 지난아이 키우는데 원글님이 힘들다던 그시기 보통 아기가 베이비룸 잡고 걷기 연습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따로 부축하며 걷기연습 시켜준 건 없어요. 그 아기는 막 걷고 싶어 했나봐요ㅠ
    원글님을 돌보미로 두신 그 엄마 복받았네요.

  • 13. 저도
    '22.4.13 12:33 AM (61.76.xxx.4)

    보육교사 그만두고 쉬고 있어요 나중에 돌보미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건강이 발목을 잡네요
    며칠 전엔 십여 년 동안 제가 맡은 아이들 연도별로 이름 적어보며
    잠깐 추억해 보았어요 첫 해 담임했던 아이들이 올 해 벌써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면 이 직업 참 좋다고 생각해요
    원글님... 아기 돌보다 때론 힘든일도 많았겠지요
    아기가 님을 만난걸 보니 복이 많은 아기네요
    원글님도 좋은일 하시면서 복도 많이 받으세요~~

  • 14. . .
    '22.4.13 6:06 AM (101.235.xxx.46)

    원글님이 더 예쁘네요. 마음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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