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씨의 '보이지 않는 손'>
4년 4개월간 18억, 월급으로 3500만원, 시급으로는 16만 6천원.
새 정부의 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씨가 김앤장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받은 급여입니다. 2022년 최저임금의 18배, 노동자 평균임금의 11배에 이르는 액수죠. 여기에 더해 에쓰오일 사외이사로 1년간 8천만원도 추가로 챙겼습니다.
한덕수 씨가 4년 남짓 김앤장의 로비스트와 기름회사의 거수기 노릇을 하면서 벌어들인 18억 8천만원은 최저임금 노동자가 81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죠.
그런 한덕수 씨는 최저임금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정해져야 하고 정부 개입은 항상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게 시장원리라는 것이죠.
'보이지 않는 손'이 어떤 마법을 부리는지 한번 볼까요.
한덕수 씨 같은 관료들 덕분에 기업들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쥐꼬리만한 돈을 던져줄 수 있게 되겠죠. 그렇게 아낀 돈으로 기업은 김앤장에 거액 수임료를 지불하고, 김앤장은 퇴임한 관료들을 불러다가 '설거지'를 시킵니다. 기업에 유리한 제도가 늘어갈수록 그들의 몫도 늘어납니다.
어쩌다가 그들 중 누군가 다시 회전문을 타고 다시 총리나 장관이라도 된다면 세제와 노동규제는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한층 완화됩니다. 업그레이드된 스펙은 그들에게 다시 고액연봉 로비스트 일자리를 제공하겠죠.
이런 건 효율적인 시장질서도 무엇도 아닌 패거리 자본주의일 뿐입니다. 현실의 시장은 사회 전체적으로 봐서는 쓰잘데기 하나 없는 김앤장 로비스트들에게는 월3500만원을 챙겨주고, 세상의 실핏줄이 되어 일하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는 월 200만원을 던져줍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은 기업의 부담이고 비용이며, 로비 대가로 받는 고액 보수는 능력에 따른 합당한 대가라고 최면을 걸죠.
한덕수 씨는 최저임금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윤석열 정부에 딱 맞는 인사지만,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재앙일 뿐입니다. 국민은 김앤장의 로비스트가 아니라 평범한 국민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총리로 원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