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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산군(尹山君) 일기2

조회수 : 1,895
작성일 : 2022-03-20 13:44:25

1편에 이어 2편.


 <윤핵관 대책회의>

 

윤핵관(윤왕의 핵심관계자)들은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청와궁을 옮기는 문제는 정권의 명운이 걸린 일이 분명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정권 초에 레임덕에 들어갈 수도 있는 문제였다. 지금 감옥에 있는 MB왕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문제로 정권 초기부터 삐끗하지 않았던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건, 미친 짓입니다. 어서 멈추게 해야 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로 정권이 부담을 안아야 합니까?”

“청와궁은 수십 년간 역대 정권에서 축적한 경호, 방공, 위기 대응, 국빈 접견 등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도록 데이터가 축적된 대한국의 최고 시설물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버리고 국방청으로 간다니요?”

“만약 이대로 국방청으로 들어간다면 윤왕은 국방청의 사지를 찢어 해체시킨 무능한 왕이 될 것입니다.”

“이것 보시오. 말 조심하시오. 김비(妃)가 듣게 되면 그날로 잘리게 될 거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일단 모면을 하고 봅시다. 우리가 설득한다고 들을 사람들이 아니에요.”

“맞아요. 윤왕 부부는 우리 말을 듣는 게 아니라 건진(乾珍)법사라는 술사의 말만 듣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그자를 제거하는 게 우리들의 앞날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건진의 뒷조사를 지시해 뒀습니다. 제대로 걸리면 다시는 정치판에 기웃 거리지 못하도록 재기불능으로 만들어 놓을 겁니다.”

비열한 눈빛으로 얘기하는 그는 윤왕의 최측근 장재웅이었다. 그는 도승지를 맡아 실세 중의 실세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는 정치를 모르는 윤왕을 대신하여 자신이 막후에서 권력을 조율하게 되리라 여겼다. 그런데 건진법사의 존재를 알고 나서 긴장하고 있었다. 건진은 상식과 합리가 전혀 통하지 않는 위인이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건진이 윤왕에게 장재웅을 버리라고 하면 윤왕은 언제든 그를 버린다는 것이었다. 결국 장재웅은 건진을 제거하는 것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윤핵관들은 청와궁을 용산으로 옮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문제는 언론입니다. 더민주당이야 반대파니까 그렇다하더라도 신천지당에 우호적인 세력중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초선일보에서도 궁궐공사로 쫓겨난 광해군에 빗대어 은연중에 탄핵 당할 수 있다는 칼럼을 실었어요.”

초선일보는 가장 오래된 언론 권력으로 대한국의 권력을 좌우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박근화(朴槿花) 정권도 초선일보의 자매 회사인 TV초선의 보도로부터 시작하여 결국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 초선일보에서 조차 반대의견을 낸다는 것은 결코 예사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윤왕 부부는 원래 그런 것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권력의 중심에서 살아온 그들은 백성의 원성이야 모기 소리 정도로 취급하고 있었다.

 

“문제가 바로 그겁니다. 일단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우선 우리편 유튜버에게 국방청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고 알리게 해야 합니다. 가령 이런겁니다. 지금 청와궁에는 문왕(文王)이 북한 간첩을 시켜서 도청장치를 해놨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미국 CIA에서 알려줬다, 이런식으로 흘리는 거죠. 그리고 유명한 건축가를 방송에 내보내서 용산은 한강뷰가 최고다. 집무실 이전은 신의 한수다, 아름다운 곳에서 집무를 봐야 훌륭한 업무 효과가 생긴다. 또 용산의 상권이 개발된다 등등. 이렇게 동시다발로 떠들게 합시다. 그리고 청와궁을 국방청으로 옮기는게 한동안 이슈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당장 김비의 주가조작 사건과 대정동 특검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것 아닙니까? 이슈는 이슈로 덮어야 하는데 청와궁 이전 이슈가 우리한테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어요.”

 

씽긋이 웃으며 말하는 그는 윤핵관 중의 윤핵관 권성돈이었다. 그는 박근화 탄핵을 추진하는 위원장이었는데 공공연히 ‘박근화는 내가 탄핵시켜버렸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그는 노회한 정치기술자였다. 한때는 박근화 탄핵파들과 신당(新黨)을 차리고 세계연합정부 수장을 지낸 반기분을 왕으로 추대하였으나 실패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윤왕을 옹립하여 드디어 정권을 잡은 것이다. 

장재웅과 권성돈은 윤왕을 바지사장이나 얼굴마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막후에서 얼마든지 정권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건진법사의 등장으로 그들은 긴장하고 있었다. 거기다 윤왕의 부인 김비는 생각보다 권력욕이 강하고 사람을 부리는 수완이나 정치기술이 고수였다. 그들은 건진법사나 김비와 향후 권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문제는 검찰이었다. 그곳에 자신들의 편이 누가 있느냐에 따라 권력의 추는 자기편으로 기울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곧 등판할 한동운 검사와 미리 선을 대어 놓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물밑에서는 벌써부터 그들끼리 권력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아무튼 우선 왕의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권성돈의 말처럼 여론전을 펼쳐서 백성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짜뉴스 앞에 장사는 없다. 선거 기간에도 가짜뉴스로 톡톡히 효과를 본 그들이었다. 만약 페어플레이를 했다면 선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아니, 윤왕은 신천지당의 후보도 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경쟁후보였던 홍준포도 많이 억울한 입장이었다. 윤왕이 당선되고 나서 홍준포도 견제를 받기 시작했다. 윤왕파들은 그를 고사시켜 다음 선거에 아예 나오지 못하도록 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윤핵관들은 차기 왕은 자신들의 대리인을 내세울 것이 뻔했다. 걸림돌이 되는 홍준포를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청와궁 이전도 건물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고 신천지당 의원중 유일하게 반대를 하고 나서는 그였다. 

자신들의 앞날에 걸림이 되는 자들은 가차없이 제거하는 것이 그들의 권력 운영 방식이었다. 홍준포도 자신에게 다가오는 권력의 칼날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홀로 계파없이 어려움을 헤쳐온 시라소니 같은 인물이었다. 한켠에서 외로움 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

 

“쇼를 준비해야 합니다. 위대한 쇼. 이 문제는 논리적으로 접근해서는 승산이 없습니다. 봄꽃 지기전에 청와궁을 백성들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구중궁궐에 갇혀있지 않고 백성들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렇게 대변인에게 발표하게 합시다. 

소통하는 서민의 왕. 좀 더 백성들 곁으로 다가가려는 윤왕의 간곡하고 애틋한 마음이라고 얘기합시다. 이 문제에 대해 지지가 40%만 나오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어차피 선거에서도 50%가 안 넘었지 않습니까? 자 어서 움직입시다. 김대변인도 계속 발표하시고... . 기억합시다. 쇼를 해서 돌파해야 합니다.”

장재웅은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 국가대사를 쇼로 돌파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을 하지만 그것은 그동안 그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도 했다. 그만큼 백성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그였다.

“결국에는 윤왕이 백성들을 상대로 담화 같은 걸 해야 하지 않을까요? 쇼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죠.”

권성돈도 거들었다.

“맞습니다. 윤왕의 연기력이 많이 늘었지 않습니까? 이제는 나도 깜빡 속을 때가 있다니까요. 자신들이 수사해서 가족을 도륙냈으면서도 무현대왕을 존경한다고 눈물 연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박근화를 뇌물죄로 엮어서 감옥에 집어놓고는 건강이 걱정된다고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짓지 않았습니까? 그 정도면 아카데미 주연상은 어렵지 않게 받을 겁니다.”

장재웅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윤왕, 어차피 당신은 나의 5년 짜리 꼭두각시일 뿐이야.’

 

윤핵관 회의가 끝나자 각자 자기의 일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한편, 계룡산으로 내려간 건진법사는 또 다른 음모를 꾸미고 있었는데... .

 

(3편에서 계속)

  

IP : 221.139.xxx.8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22.3.20 1:48 PM (125.177.xxx.53) - 삭제된댓글

    선리플 후감상!

  • 2.
    '22.3.20 1:48 PM (1.222.xxx.103)

    이 소설의 끝은 윤산군이 축출당하고
    사사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음

  • 3. 지은이는
    '22.3.20 1:48 PM (221.139.xxx.89)

    대제학 이란 미시에요.
    미시 USA 에서 퍼왔어요

  • 4.
    '22.3.20 1:51 PM (125.177.xxx.53) - 삭제된댓글

    미씨 usa 역시 대단한 분들 많으시다더니

  • 5. 오늘도
    '22.3.20 1:54 PM (121.139.xxx.104)

    흥미진진~!

  • 6. ....
    '22.3.20 1:57 PM (115.139.xxx.140)

    오호. 다음편도 기대 기대!!

  • 7. 오우
    '22.3.20 2:05 PM (14.39.xxx.125)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 8. ...
    '22.3.20 2:06 PM (118.37.xxx.38)

    우와~~~

  • 9. 다음 편 기대
    '22.3.20 3:27 PM (14.6.xxx.148)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

  • 10. ㅇㅇ
    '22.3.20 4:17 PM (106.249.xxx.213)

    다음편 기대됩니다~

    필력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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