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미루고 못 보다가
드디어 해피투게더 리마스터링을 보고 있어요.
양조위와 장국영의 풋풋했던 시절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부에노스아이레스의 뒷골목
뿌연 흙먼지 뒤집어쓴 낡은 집들
이가 득실거리는 삐그덕거리는 침대
공동 부엌을 쓰고
빨래도 방 밖에 달린 작은 세면기에서 해야 하는 고된 삶
담배연기 자욱한 장면만큼이나 그들의 미래도 잘 보이지 않네요.
굉장히 시니컬한 시각으로
묘한 아련함과 서글픔을 주는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군요.
가로막힌 둘의 대화가 안타깝기도 하고
그러나 또 둘이 끌어안고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고
답답한 순정파 양조위의 깊은 사랑과 연민이 느껴지기도 하고
떠나지 못하고 그 주위를 맴도는 사고뭉치 장국영의 질투와 교태가 결코 미워보이지 않는
참 묘한 영화예요.
아직 다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흐르는
우울과 불안에 압도되네요.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의 결말이 어떨 것인지.....
다 보기가 좀 무섭기도 해요.
그래서 중간에 끊고,
일단 반만 보았지만
감상을 남겨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