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누.

누구에게도 조회수 : 2,713
작성일 : 2021-12-20 21:04:12
우리 시누두분은,
전화해서
남편 밥좀 잘해줘~식구들 먹여살린다고
저렇게 열심히 일하잖아.

동생좀 잘해줘~어릴때부터 일찍 부모님 돌아가시고
형수에게 얻어맞으면서 컸잖아.

네,네 잘해주고있어요.
그러나 대답은 늘 동생을 향한 애끓는 부탁과
일좀 다니라는 채근을 살살 하더라구요.

저도 어린이집교사로, 병원의 의료보험 청구알바로
다녔었어요.
아이들 기관지염이 심해져서 폐렴으로 번지면
열이 불덩이같은애를 안고 병원으로 얼마나 많이 내달렸는지.
늘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고 지냈는데
직장사정상 주말부부로 지내는 것마저도
애아빠를 쫒아가지 않는다고 하길래
이제 겨우, 아파트를 마련했는데 그 매매하는 과정이
순조로울수가 있겠냐고 했습니다.

형제간의 우애는 돌덩이처럼 식어버린 밥보다 더 없는것을
제가 더 잘아는데,

변두리로 이사다니면서 결혼 13년만에 겨우 아파트 한채 마련하는것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형님들은 제게
자네 고생많았네. 라는 이야기 한번을 안하세요.

늘 잘해줘~잘해줘~
생후 한달된 아기가 복막염으로 두달이나 대학병원에서
온갖검사를 다 받고 지낼때에도 한번도 와보지도 않았으면서
두달간의 병원생활끝에, 집에 와서 지내고있을무렵
전화와선 남편 밥좀 잘해줘~ 아기 잠잘때 얼른 마트갔다와서
도마질해서 해줘~
이런 말을 했었을때에도 그말이 당연한줄 알았던 순진한 새댁이었어요.

그런데 지금도 제게 시누두분이
번갈아가면서 그런 부탁을 하는데
저도 상냥하게 차분하게 잘~ 말씀드렸죠.
애아빠 더운 여름에 일하느라 고생하는데 밥좀 잘해줘
네에,형님, 저도 애아빠가 걱정되어서 삼계탕 한솥 끓였어요,
그런데 형님, 이렇게 더운날, 오미자좀 담궈서 저좀 보내주시면
애아빠도 너무 고마워할것같네요, 형님~~
저도 형님께 늘 고마워하고있는데 애아빠한테도 따로 인사드리라고 할께요.

자네, 일좀 다녀~ 집에 있으면서 심심하지않아?
나도 부페에 접시닦으러 다니는데 보니깐 서울에 건물한채만 있어도 삼대가
그냥 잘 살겠더라구~~??

아아~그래서~ 비가 970억원짜리 빌딩을 산거였군요.~
개인이 조라는 돈을 가질수가 없다는 글을 읽은적이 있는데
조라는 단위의 재산을 가질수있는 첫사례가 곧 비가 되는거네요.

이런식으로 웃으면서 상냥하고 차분하게 말을 했더니
더이상 전화가 오지 않네요.
20년전에나 순진한 새댁이었지. 가난한 남편을 만나
척박한 바람속을 걸어온 20년후의 저도 얼마나 세상에 대해
배운게 많겠어요.

가난한 시댁이 더 가난한 며느리에게 야박하다더니.
어찌되었든, 한번도 흥분하지않고,
이렇게 나긋나긋하게 응수하면서 형님도 잘계신지에 대한 안부
여쭤보니, 더이상 전화가 오지 않습니다..

저보고 나쁘다고 하실분도 있으시겠지만,
가난한 남편 만나, 알뜰살뜰 아끼고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이력이 간혹
타인에게도 보이는데 왜 우리 시누들에게만 안보이는지.
모를일입니다.

그러나, 살짝 이렇게 웃으면서 나긋나긋 인사하면 되는겁니다.
내가 잘해주면 언젠가는 알아주겠지가 아니라는것을
너무 늦게 알았지만, 
전 어디가서 이야기하진 않습니다..
남들도 자신의 이야기는 파란만장 겹겹이 쌓일테니까요.
IP : 1.245.xxx.13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입
    '21.12.20 9:05 PM (220.117.xxx.61)

    그입 닥치게 대책을 좀 세우셔야겠네요
    에휴 힘드셔라

  • 2. .....
    '21.12.20 9:12 PM (106.102.xxx.162)

    원글님 마음은 이해하고 대부분 공감하는데
    전업인데 주말부부는 저도 조금 이해가 안되네요.
    가족은 함깨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

  • 3. 원글
    '21.12.20 9:14 PM (1.245.xxx.138)

    전업인데 주말부부. 다 이유가 있는거겠죠.
    그리고 저는 얼마전까지도 병원으로 일하러 다녔고요,^^

  • 4. ...
    '21.12.20 9:29 PM (59.15.xxx.141)

    어우 님 댓글다신거보니 나긋나긋 할말다한다는게 어떤건지 알겠어요. 현명하신분이네요. 어줍잖은 오지랍 댓글에 대응하시는거 제속이 다 시원ㅋㅋ

  • 5. 1111
    '21.12.20 9:32 PM (175.209.xxx.92)

    대놓고 말해요.시누야 너가 일다녀.나보고 다니라고 하지 말고

  • 6. 님 시누같은
    '21.12.20 9:47 PM (223.39.xxx.157)

    사람
    여기 두번째 댓글에도 있네요.
    사정도 모르고 덮어놓고 훈계..

  • 7. ㅇㅇ
    '21.12.21 4:37 AM (223.39.xxx.211)

    다양한 사람 인정 못하고 지만 옳다는 막힌 사람들이 시누나 시모면 아주 힘들죠

    슬기롭게 잘 대처하셨네요. 잘하셨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84381 이사하면서 차액 2억을 어떻게 할지 고민중인데요 5 ㅡㅡㅡ 2021/12/20 3,119
1284380 무속열 지지 탄탄하네요 현재 여론조사 1위가 더 많나요? 19 ㅇㅇㅇ 2021/12/20 1,935
1284379 이재명 "아들 붙잡고 울었다.. 죄송하다" 18 샬랄라 2021/12/20 2,558
1284378 팥죽을 했는데요..팥죽색이 진하지가 않아요.. 10 동지 2021/12/20 1,969
1284377 이것 좀 읽어보세요. 1 ........ 2021/12/20 771
1284376 배추된장국에서 나는 그 특유의 향 있잖아요 1 ... 2021/12/20 2,234
1284375 튀긴 돈가스 오늘 못먹으면 냉동해야 하나요? 2 포포로포 2021/12/20 719
1284374 가수 좀 찾아주세요;;;; 2 제발 2021/12/20 1,169
1284373 싱어게인 김이나 5 ㅇㅇ 2021/12/20 4,835
1284372 싱어게인 53호 음악샘 34 ㅡㅡ 2021/12/20 4,370
1284371 미녹시딜 사용하시는 분 계신가요? 4 불가리로즈 2021/12/20 2,053
1284370 청소년 접종 주기는 어떻게되나요? 2 분필가루 2021/12/20 658
1284369 잇몸이식 실리콘 같은 보충재로 채우는 병원에서 해보신분 4 궁금이 2021/12/20 1,289
1284368 치매도 유전이 되나요? 8 겨울 2021/12/20 2,624
1284367 김종인 "성공한 대통령 거의 없다, 내각제 안될 이유 .. 15 ㅇㅇㅇ 2021/12/20 1,817
1284366 충북대 충남대 입결 질문요~ 5 궁금 2021/12/20 2,542
1284365 냉장고 전시품 사도 될까요? 8 ... 2021/12/20 1,978
1284364 냉동 새우튀김이나 냉동 멘보샤 뭐가 맛있나요? 5 bb 2021/12/20 1,074
1284363 진짜 대선 보이콧이라도 할까봐 겁나나보네.. 10 ... 2021/12/20 1,603
1284362 우리나라 최고령자는 경순할매일까요? 5 원글 2021/12/20 10,718
1284361 김건희 이름 대신 그 자리에 조민으로 이름을 바꿔봅시다 13 다들그냥펜을.. 2021/12/20 2,263
1284360 이제 분양받은 사람에게 집값 떨어진다고 전화하는 사람... 22 슬퍼요 2021/12/20 5,788
1284359 겁많은 미어캣 같은 남편이요. 7 2021/12/20 3,204
1284358 시누. 7 누구에게도 2021/12/20 2,713
1284357 현명한 직장인님들 의견 좀ㅠㅠ 1 눈물 2021/12/20 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