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에 감자가 풍년이라
이상하게 상품으로 팔기 뭐한 감자가 많이 생긴적이 있었어요
큰 박스로 두개정도요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운 양이었는데
이걸 어떻게 다 먹어치울까 고민을 하다가
하루 날잡고 감자고로케를 만들었어요
그 감자를 다 씻어서 껍질을 벗겨서
대충 비슷한 크기로 잘라서
설때 떡국 끓이는 큰 냄비에 찌구요
이거 찌는 동안 고로케에 들어갈 속을 준비했어요
제가 준비한건
다진 소고기 약한 불고기 양념해서 볶은 것 / 크래미살 찢은 것
볶은 당근
볶은 양파
볶은 새송이버섯 (양파나 당근처럼 다져서 물에 소금넣고 물로 볶은 것)
옥수수알갱이 (통조림 제품 물에 헹궈서)
부추
삶은 감자를 김치 하는 함지박에 쏟아붓고 한김 식혀서 미친듯이 으깨서 ㅠ.ㅠ
저 속 재료를 섞어서 (불고기와 크래미는 다른 함지박에 넣어 두 가지로 만들고)
카레가루를 넣은 버전과 안넣은 버전을 또 만들고
그래서 총 네가지의 고로케 반죽을 만들고 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해도 좀 미침. 무슨 정성인지)
역시 명절때 전받치는 채반에 달력종이 종이 호일 깔고 모든 준비를 마친다음
빵가로 묻혀서 튀겨냈어요
얼마나 많이 나왔냐면
우리 엄마 아빼 냉장고 냉동실에 쟁반 네 개 분량 넣어드리고
노부모가 계시는 친구들 집에 쟁반 한개 분량씩 다섯명한테 보낼 정도요
정작 저는 하다가 너무 지긋지긋해서 한개도 안먹어보고 싹 보내기만 했는데
우리 엄마 아빠도 친구들 부모님도
감자철이 오면 그거 이제 다시 안하냐고
고로케 안부를 물으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한번 하고 나니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못난이 감자를 음쓰 만들 수 없다는 절박함에 만든거지 효심이나 인류애로는 못할 일.
지금은 우리 엄마 아빠도 돌아가시고
친구 부모님들도 졸아가신 분 계시는데
베스트글에 올케한테 음식 보내신다는 분 글 보고 생각나서 써 봅니다.
맛있어요 ... 함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