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수사 중인 경찰이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인 천화동인의 1호 사내이사, 이한성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씨가 화천대유와 여권의 핵심 인맥을 아우르고 있는 만큼 이씨 조사를 계기로 이번 사태가 '이재명 게이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야당과 법조계는 전망했다.
현재 이한성씨는 화천대유 사내 이사이자 천화동인 1호의 사내 이사로 등기돼 있다. 그 역시 회사 법인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와 대주주 김만배씨에 이어 경찰 조사를 앞둔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이씨에 대한 경찰 조사의 향배에 따라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논란 등으로 국민의 힘에 쏠린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 게이트'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당초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이재명 지사가 "내가 설계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대장동 사업의 사업자 선정과 인허가 과정 등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히는 데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이재명 지사가 극단적인 표현을 하면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지만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이 지사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이 지사 측근의 보좌관 출신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사내이사로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곽상도 아들뿐만 아니라 지난달 퇴직한 임직원들도 성과급과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화천대유에서 10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며 "그만한 돈이 보장되는 자리를 이한성에게 내준 것은 이재명 지사 측과 화천대유를 엮는 모종의 연결고리 역할을 기대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이승기 변호사는 "이씨를 포함한 화천대유 임원들에 대한 수사로, 화천대유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맺은 협약 체결에 천문학적인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로비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해당 사업의 결정권을 가진 자들은 모두 수사선상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이 지사와의 관련성은 의혹만 있을 뿐 확인된 사실은 없지만 이 지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한성씨의 진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 사업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한테까지 수사망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밝은 한 인사도 "당초 이재명 의혹으로 출발한 사건이 곽상도, 윤석열 등이 연루돼 국민의힘으로 초점이 넘어간 상황"이라면서 "이한성의 입에 이재명 게이트가 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