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떠나 절박한 심정으로 다른 나라의 문을 두드리며 하소연할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여. 아무리 조급해도 대한민국으로는 오지 마세요. 사는 게 먼저이니 다른 건 나중에 생각하고 싶겠지만, 인생 최대의 실수가 될 수 있어요. 동방예의지국, 글로벌 선진국 등의 수식어에 희망의 끈을 걸어둔 것이라면 당장 끊으세요.
한국에서는요, 난민 수용에 인도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논의에 반론이 언제나 이 수준이죠.
“너희 집에서 받아주면 되겠네.”
당신들은 근본주의자의 피해자이지만, 한국인들은 철조망에 매달리며 필사의 탈출을 하는 장면을 뉴스로 볼 때만 동정해요. 여기로 오겠다는 순간, 당신들은 ‘어찌 되었든 탈레반하고 종교가 같은 사람들’에 불과하죠. 저들처럼 테러를 저지를 것이고, 저들처럼 여성을 노예처럼 대한다면서 수군거리겠죠. 그런데 핵심은요, 저들처럼 행동하지 않은들 소용없다는 거죠. 한국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지만 이슬람은 기본값이 아니랍니다. 낯섦은 공포로 이어지고 혐오를 정당화하죠. 이슬람의 ‘이’ 자만 들어도 막말을 뱉는 사람 정말 많아요. 난민을 받으면 한국이 이슬람‘화’가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 부유하는 곳에서 사람 취급받길 기대하지 마세요. 인간의 존엄성조차 버릴 순 없잖아요.
그럼에도 희망을 품고 한국으로 온다면 유의할 것이 있어요. 먼저, 뗏목을 타고 와야 해요. 20인승 정원 크기의 배에 200명 정도 타고 오다가 100여명이 바다에 빠져 죽는 게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난민의 모습이죠. 예멘 사람들이 제주도에 체류하면서 난민으로 인정받기 원한 적이 있었는데 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게 특종, 단독보도, 르포라면서 신문에 나올 정도죠. 그러니 한국에 오시면 근처 산에 올라가 봉화로 소식을 전하셔야 해요.
난민지위를 신청하고 대기하는 기간에는 극단의 금욕주의를 실천하세요. 무조건 참으시고 무조건 입을 다무셔야 해요. 사람이 모이면 발생하게 되는 일상 속 사소한 갈등조차 한국인들은 이슬람 종교의 폭력성이 드러났다면서 여기저기 소문내죠. 돼지고기 안 먹는다고 하면 난민 주제에 별 요구를 다 한다면서 빈정거릴 거예요. 기도도 절대 하지 마세요. 한국에선 이주노동자들끼리 모여서 연대하기 위해 작은 사원 하나 만드는 것도 어려워요. 도시미관을 해치는 교회는 우후죽순인데 말이죠. 아! 개종을 하겠다고 하면 일사천리로 일이 풀릴지도 모르겠네요. 여긴 차별을 금지하는 게 차별이라는 망상조차 인정받는 곳이니, 살려면 인간의 기본권은 다 버리고 ‘뼛속까지’ 한국인이 되셔야 해요.
학자들은 삼면이 바다라는 지리적 특성, 그나마 한쪽은 분단으로 막혀버린 정치적 상황, 단일민족이라는 역사성 등을 언급하며 한국인의 배타성을 분석하는데, 좀 우스워요. 한국인들은요, 공정하게 차별하지 않거든요. 총기사고와 미국 백인을, 훌리건의 폭력과 영국 백인을 연결시키지 않죠. 그런 사람들이 한국에서 마약을 반입하고 성범죄를 저질러도 이를 특정한 인종, 지역, 문화, 종교로 확대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들은 코만 풀어도 어떻게든 그 이상의 것과 연결되어 공동체에서 배제되어도 마땅한 이유로 둔갑할 거예요. 그러니 오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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