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김어준. 이낙연 후보 인터뷰 (일부라고 합니다)
털: 경선에서 최종 후보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잖습니까. 둘 다 마음의 준비가 되셨어요?
이낙연 후보: 그렇죠.
털: 어떻게 준비가 되셨을까?
후보: 하면 하는 것이고 안 하면 안 하는 것이죠
털: 이런 거 있잖아요. 어떻게든 반드시 돼야 되겠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다고 되는 건 아닌데.
후보: 근데 제 경우는 약간은 특별한 것은 됐을 경우의 준비를 미리 하고 있어요. 제가 도지사 준비를 할 때도 그랬어요. 도정 현안을 파악하고 사람들을 만나서 득표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의 일에 관해서 알아보는.
털: 아 그건 좀 특별하다
후보: 600일 동안 제가 도내 곳곳을 다니면서 주로 일하는 현장을 다녔어요
털: 선거운동이 아니라 내가 되었을 때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는 것
후보: 그것이 오히려 더 튼튼한 득표 활동이 된다고 믿어요.
털: 어 그걸 전문용어로 김칫국이라고 하는데
후보: 그것 자체가 재미있고요. 또 그것이 tv 토론 때 빛을 발할 수 있어요
털: 그럴 수 있겠네요
후보: 도지사 준비할 때 상대가 당내 정치에서는 훨씬 더 강자였는데
털: 주승용
후보: 예. 그리고 이제 대체로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정당 사무실이라든가, 사회단체 사무실이라든가, 또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라든가 이런 분들을 중심으로 만나고 다니죠 근데 저는 어떤 섬에 가서 농사를 짓는 한 농부하고 2시간 동안 얘기를 한다든가
털: 예를 들면 어떤 대화를 하시는 겁니까? 거기 가서?
후보: 시금치에 관해서 얘기를 한다든가
털: 시금치? 2 시간 동안 시금치에 대해서 뭘 얘기를 하시죠?
후보: 시금치가 어떻게 하면 상품이 나오고 가격 형성은 어떻게 되고 여기가 전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가락동에 가면 어떤 평가를 받는다.
언제 한번 다스뵈이더에서 농산물 얘기를 많이 하는 것 들으셨을 거예요. 다 그때 드린 얘기들이에요. 재밌습니다.
털: 음 그러니까 선거운동을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후보: 일하는 현장을 다니면서
털: 생업에 대해서 공부를 하신 거네요.
후보: 네 그 중에 한 분은 널리 사랑받고 있는 프리미엄 막걸리 초창기였어요. 거기 가서 막걸리 취재하다가 한나절 내내 그 사장님하고 막걸리 마시고 선거운동을 못 한 날도 있어요.
털: 그럼 현장 안에 들어가서 그 스토리 깊숙이 들어가서 그 사람들하고 교감하고 이런 걸 좋아하시는구나. 그리고 그게 내 정책의 방향이 된다.
후보: 그렇습니다 제가 기자 때 일본의 어떤 신문사 사장님이 한국에 오셨는데 제가 그분의 일정을 미리 만들어 드린 적이 있어요. 근데 그분이 그 일정 중에 도자기 굽는 곳으로 가고 싶다 안내해 달라고 그러더라고요. 현대 도자기입니까 전통 도자기입니까 했더니 전통 도자기를 보고 싶다 그래서 이천에 어떤 그 도자기 가마에 모시고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대화가 아 기막히더라구요. 첫 질문이 몇 도에 굽습니까? 질문의 차원이 다르잖아요. 그런 것이 멋지지 않습니까. 그냥 빛깔이 곱네요. 이 정도가 아니라 아 이 정도 빛깔이 나려면 800 도가 넘어야죠? 이런 식의 질문들을 하죠. 그러면 그걸 굽는 사람이 상대를 다시 볼 거 아닙니까.
털: 음 그렇죠 예 그걸 알고 물어보는 거니까요. 답변도 달라지고 태도도 달라지고. 그 모든 현안을 그런 방식으로 파악하는 사람이 그 일을 할 자격이 있다. 그렇게 보시나요?
후보: 알아야죠. 지금은 대전환기라서 새로운 형태의 문제가 마구 나오거든요. 여러 분야에서. 알아야 됩니다. 예를 들면 부동산 플랫폼 기업이 나와서 골목 복덕방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단계가 됐거든요. 자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문제들이니까요.
털: 학구적이시네 이게 재미있으신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 사람들을 만나서 그런 자세로 그 양반들이 하는 얘기를 듣는 것도 재밌고그걸 이해하는 것도 재밌고 그걸 나중에 정책으로 구현하는 것도 재미있고. 권력욕 하고는 다른 것 같아요
후보: 예 그러니까 아까 일의 정치라고 하는 것인 셈이죠.
털: 정치는 이래야 한다는 걸 구현해 보신 거 아니에요 직접
후보: 그런 셈이죠. 2019년 4월 4일 밤에 강원도 고성에서 산불이 났을 때 밤새도록 텔레비전을 온통 불타는 것만 방영을 해주고. 바로 그 다음날 갔지 않습니까. 고성에 농촌마을 들어가서 볍씨 다 타버렸죠. 볍씨. 그때가 못자리 준비를 할 때거든요. 그런 질문.
털: 그 질문이 다르면 반응도 다르죠.
후보: 그렇죠 어떤 지도자는 가 가지고 이렇게 대피소에 계실 때도 운동 많이 하셔야 됩니다. 이런 그것이 아니고 아주 구체적으로 볍씨 다 타버렸죠. 걱정마세요, 드릴게요. 농기구도 못 갖고 나왔죠. 강릉 시내 마을회관 가서는 어머님 혈압약 못 갖고 나왔죠. 오늘 중에 드릴게요. 이런 식의 대화가 필요하죠.
털: 정약용 저긴데? 정약용 쪽이에요 듣다보니까.
후보: 예. 그리고 4월 5일 불난 다음 날 첫 관계장관 회의를 하는데 국토부 장관이 멤버가 아니었어요. 왜 국토부장관이 안 계시죠? 그랬더니 지금은 주택을 논할 때가 아닙니다 그래서, 내일 회의 때는 오시라 하세요. 잘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집이 모두 불타버린 이재민한테 가서 이 집을 언제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설명을 해야 됩니다. 그 계획을 가지고 오라 그랬어요. 그런데 여러 부처별 계획이 종합되질 않아요. 그래서 제가 손으로 써 가지고 했던 것이 언론에 한번 공개된 적이 있죠. 8 페이지짜리 중장기 복구계획. 왜냐하면 불이 나면 이재민들은 모든 것이 다 사라지고 앞날이 안 보이거든요. 그런 분들께 앞날을 보이게 해드려야 돼요. 집은 이렇게 해드리겠습니다, 생업은 이렇게 드리겠습니다. 앞날이 안 보인다는 것처럼 답답한 일이 없잖아요.
털: 굉장히 꼼꼼하고 실시구시로 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도지사 시절에 공무원들이 하도 그런 식으로 괴롭히니까 이지사가 아니라 이주사라고 불렀다고 하던데.
후보: 네, 정치인으로서 꼭 좋은 일은 아니죠. 아닌데 주사가 그 일을 했으면 제가 안 했어도 되잖아요.
털: 스타일을 이해했어요
후보: 그런데 그런 방식이 얼마나 좋으냐 그러면요. 제가 지사 말년에 여수 수산시장에 불이 난 적이 있어요. 2017년 1월 14일 때 불이 났습니다 토요일이었을 겁니다. 일요일 날 내려갔는데 그때도 똑같이 했어요. 그때의 경험이 강원 산불 때 적용된 겁니다. 복구 계획, 지원 계획을 미리 다 해가지고 가서 복구를 했고 복구한 뒤로 매출이 67% 정도 늘었어요. 관광명소처럼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어요. 근데 이번에 갔더니 얼마나 좋아하시는지요. 그때 그것 때문에.
그때도 일주일에 세 번을 가서 매번 설명해 드렸거든요. 위로가 아니라 어 이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겠습니다. 그때가 구정 보름 전이었는데 1주일 전까지 임시 판매장을 만들어서 설 대목 영업을 하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래가지고 실제로 전남도청에서 거기까지가 2시간 걸리는데 셔틀버스를 운영해서 도청 공무원 700 명을 그리로 보냈어요. 수산물은 그쪽에 가서 사라. 실제 당신들이 계획했던 것보다 매출이 더 오른 거예요. 그리고 이제 시장을 복구를 했는데 완벽하게 깨끗한 시장으로 돼서 그 관광명소처럼 되고 매출이 오르고 그러니까, 그 정도로 좋아하세요.
털: 그 다산 이낙연이에요.
후보: 정치가 그걸 해야죠.
털: 정치인들마다 스타일이 있는데 대충 어떤 스타일인지 알겠습니다. 사실 그 사람을 알아야 그 사람 정치를 이해할 수 있거든요.
후보: 네, 그래서 대통령께서 제가 총리 마치고 나오던 날 그날 밤에 책 한 권 쓰십시오 하는 얘기가 그때 그래서 나온 거죠. 재난재해 경험을 책으로 좀 써 봐라.
털: 매니지먼트리아. 관리 능력의 이낙연이네요.
후보: 누군가가 저보다 더 잘해주면 그 좋죠. 저도 주사란 소리 이제 그만 들어야죠.
털: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요